“내일의 방송은 공익 추구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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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방송은 공익 추구가 핵심”
[인터뷰] ‘나는 미디어다’ 쓴 KBS계약직지부 오형일 씨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9.11.03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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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형일 씨 ⓒPD저널
<나는 미디어다>는 방송 직종에 대한 소개서인 동시에, 방송을 동경하는 젊은이들의 꿈에 관한 이야기다. 오형일 씨가 처음 책을 기획할 때는 방송사 직업정보 제공에 무게를 뒀지만, 집필 중 ‘신분의 변화’를 겪으면서 책의 구성도 바뀌었다.

오 씨는 지난 2005년부터 KBS 편성본부에서 연봉계약직 연구원으로 일하다, 올 7월 해고됐다. 비정규직법 적용과 함께 시행된 KBS 연봉계약직 대책에 따른 조치였다. 주류 미디어인 지상파 방송사 직원에서 ‘해고자 신분’이 되자 방송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도 바뀌었다.

지상파 방송이 주도하는 ‘오늘의 방송’보다 개인들이 참여하는 ‘내일의 방송’을 주목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대안 미디어’를 소개하는 책의 1부를 다시 썼다. 변화하는 미디어 지형에서 방송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활약할 공간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고 그는 책에서 강조했다.

오형일 씨가 전망하는 ‘내일의 방송’은 공익을 추구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지향하는 방송이다. 오 씨는 이러한 미디어 지형 변화에서 공영방송 KBS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KBS의 모습을 지켜보면 그는 걱정이 앞선다. 비정규직 문제도 마찬가지다.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콘텐츠를 만드는 건 결국 사람이다. 비정규직은 박봉이지만 고용불안정 때문에 더욱 열심히 일했던 사람들이다. 이들을 해고하니 정규직의 업무 가중은 심화됐고, 당연히 프로그램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또 비정규직을 해고하는 KBS가 프로그램에서 ‘일자리가 희망’이라고 주장해봐야 위선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의제로 설정하지 못하니, 공익적 힘이 떨어지고 KBS의 사회적 영향력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같은 맥락으로 오형일 씨는 재벌과 거대신문이 참여하는 방송도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점쳤다. 오 씨는 “IPTV, DMB 등을 통해 경험적으로 알 수 있듯, 방송이 중심이 된 뉴미디어 시장에서 자본의 논리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조중동 방송이나 재벌 방송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미디어시대의 중심은 삼성이나 KT, 조선일보가 아니라 새로운 영역에서 꿈을 꾸는 젊은 친구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오 씨는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방송·뉴미디어를 공부하며, 전국언론노조 KBS계약직지부 홍보업무를 맡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오형일 씨는 “KBS 사장이 지향점”이라고 답했다. 그는 “꼭 사장이 되겠다는 것보다, 인간다움 등 공공영역의 수장이 가져야할 철학을 잊지 말자는 의미”라며 “미디어 시장에서 시청률, 광고수익 모두 중요하지만 결국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공익이고, 지속가능한 사회”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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