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구식, 막장방송 정부 직접 제재 요구 논란
상태바
최구식, 막장방송 정부 직접 제재 요구 논란
[대정부질문] 최시중 “방송사 자율적으로 하는게 바람직”
  • 김세옥 기자
  • 승인 2009.11.09 16: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이 9일 이른바 ‘막장방송’ 등과 관련해 출연자에 대한 정부의 직접 제재를 주장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최 의원은 이날 오후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막장 논란이 일었던 지상파 방송 3사의 드라마와 연예오락 프로그램의 장면 일부를 공개하며 “드라마에선 불륜녀와 남편이 본처의 앞에서 한 침대에 눕거나, 부부강간을 암시하고,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나온다. 연예오락 프로그램에선 출연자의 ‘×같은’ 등의 욕설이 그대로 방송되는 등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방송사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자료가 있다. 일련의 상황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조치가 경고, 주의, 권고 등에 그치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성기를 노출해도 재방송을 못하는 정도의 제재를 받고, 출연자가 ‘정신차려 ××야’, ‘×같은’ 등의 욕설을 해도 경고에 그친다. 또 이런 출연자에 대해서 (출연) 제재는커녕 모 방송사에선 한 해 동안 5억 이상의 출연료를 지급했다”고 비판했다.

또 KBS 1TV에서 방송됐던 다큐멘터리 <밤의 제왕-수리부엉이>를 언급하며 “수리부엉이가 날쌘 토끼를 사냥할 수 있을까라고 물은 뒤 사냥 장면을 방송했는데, 방송 이후 토끼를 묶어둔 채 해당 장면을 촬영한 것으로 나타나 ‘조작’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해당 PD는 메이킹 필름이 세트에서 제작됐음을 밝힌 만큼 조작이란 표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또 영국 공영방송 BBC도 마찬가지라고 하다가 강력한 반박을 당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MBC <PD수첩> ‘광우병’ 편에 비하면 양반이다. 감동적 장면을 기다리다 아무리 해도 안 나오니 얼마나 답답했겠나. 하지만 <PD수첩> ‘광우병’ 편은 처음부터 조작을 의도했다. <PD수첩>  작가 이메일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PD수첩>은 우리나라에 3조 7000억원의 손해를 입혔다. 도대체 제작진은 무슨 책임을 졌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들이) 자리를 옮기는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안다”라고 답하자 최 의원은 “다른 조직이라면 어떤 징계를 받았겠냐”고 물었다. 최 위원장은 주관적인 의견임을 전제한 후 “(자리이동보다는) 한 단계 높은 징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답변에 최 의원은 “외국의 경우 신상필벌이 엄격하다. 그렇기 때문에 수준이 유지된다. 우리는 무슨 잘못을 저질러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이는 시스템의 문제로, 정부가 (개선)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막장 방송’이나 정치·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의 직접 제재를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최시중 위원장은 “(막장 방송 등과 관련한 부분은) 방통심의위의 결정이기 때문에 제가 말하는 게 적절치 않다. 하지만 조금 더 신중한 제재가 있길 바란다”, “신상필벌 등의 문제는 현재의 방송구조나 방송법제상, 방송문화의 현주소를 살펴볼 때 정부가 나서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 방송사 스스로 자율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답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막장드라마 등은 시청률 경쟁을 지독하게 하는 상업적 논리에 의해 방송사들이 갖고 있는 공적 기능을 점점 잃는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은 MBC와 KBS를 모두 공영방송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계속 공영방송으로서 인식되기 위해선) 공영방송의 역할을 확실히 해야 할 것”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 의원은 이날 본격 질의에 앞서 “기자는 보도만 책임지지만 방송에서 PD의 역할은 압도적으로 KBS 1TV의 경우 (프로그램의) 70%를, 2TV는 87%를, MBC도 77%를 (PD가) 책임지고 있다.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국PD연합회 창립기념식에서 ‘기자들의 보도는 사실 영역에 국한되지만 PD는 보도뿐 아니라 대중 문화에도 관여하는 등 영향력이 훨씬 크다. 큰 권력이 PD들에게 있다. 한 번 휘둘러보라’고 했을 정도”라고 발언, 시사교양·연예오락·드라마 등 전 영역을 책임지는 PD들의 권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