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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2001년 겨울 풍경(2)

|contsmark0|눈 덮인 대동강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고, 평양 시내에는 번잡하다고 느껴지진 않았지만 그런 대로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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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옷차림은 화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다지 남루하지도 않은 평상복 차림이었는데, 대부분이 목도리와 모자를 푹 둘러쓰고 종종걸음을 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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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북한도 어차피 같은 반도인지라 우리와 마찬가지로 올 겨울이 십수년만에 찾아온 추위이고 오랜만에 많은 눈이 내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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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그래서인지 길거리는 눈이 쌓여 많이 얼어붙어 있었고 시내에서 썰매를 타고있는 어린아이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버스에서 그 광경을 보면서 북한측 안내원과 나눈 대화 한 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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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나 : 근데 2월초니까 이곳도 개학할 때가 됐을 것 같은데, 길거리에 아이들이 많이 눈에 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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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안내원 : 경애하는 김정일 위원장 동지께서 올해는 특히 춥다고 해서 집에서 좀 더 방학을 보내고 오라고 해서 그렇습네다. 그래서 한 달이던 겨울 방학이 두달로 늘었습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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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8|나 : 아 그렇군요… 하하…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좋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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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1|평양 시내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드문드문 볼 수 있었던 농구대였다. 우리 표현으로 반코트 게임 할 수 있는 정도로 건물 사이사이 공터에 농구대가 세워져 있었다. 이 역시 김정일 위원장이 ‘롱구’는 조선 사람에게 맞는 운동이라고 장려해서 많이들 즐겨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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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4|북한의 환율은 고정 환율로 1달러가 2.16원이다. 이게 또 재미있는 것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이 2월16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정했다는 것이다. 굳이 물가 비교를 하자면 호텔 안에서 룡성맥주 큰 병이 1달러니까 우리 돈 1200∼1300원 정도이고 바로 옆 음식점의 대동강 숭어 탕이 6원 50전이니까 우리 돈 약 4000원 정도였다. 그리 비싸지 않다고 느꼈고 특히 술값은 싼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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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7|말로만 듣던 북한의 전력 난은 직접 와서 보니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었다. 우리가 묵은 고려호텔은 45층짜리 쌍둥이 건물로 지어진 특급호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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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0|로비에는 3층으로 올라가고 내려오는 엘리베이터가 양쪽에 있는데 타는 사람이 앞에 서면 움직이는 센서식 작동이었다. 보통은 형광등도 껐다 켰다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계속 켜 놓는 게 전기가 덜 든다고 한다. 엘리베이터도 마찬가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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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3|그럼에도 불구하고 센서식으로 만들어 놓은 것은 아마도 이용하는 손님이 그만큼 없어서 오히려 그런 방식이 절약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판단했을 게다. 그리고 호텔 객실 내부 조명도 최대한 줄일 수 있게 해 놓아서 익숙지 못한 사람은 약간의 불편을 느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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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6|평양의 밤거리 역시 도저히 야경을 감상할 만한 형편도 못되었다. 가로등은 큰 대로에만, 그것마저도 서너 개씩 건너 띄워서 켜있었고 2, 30층 건물에 불이 들어와 있는 건 고작 한두층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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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9|좀 심하게 말하면 그야말로 암흑천지였다. 특급호텔의 전력 사정이 이럴진대 일반 가정은 어떠할 것이며, 수도 평양이 이럴진대 산업 생산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그저 남의 일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고, 우리 일행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전기를 아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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