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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의 논리
  • 승인 2001.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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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국내 언론에서 비중있게 다루진 않았지만 이번 주초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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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선진국 39개 제약회사 연합이 지적재산권을 무시하고 국제무역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를 wto에 제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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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이 사건은 세계화의 모순을 극명하게 드러내면서 세계화에 반대하는 ngo 대 세계화주의자들의 본격적인 대결의 시금석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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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아프리카에 있는 2천5백만 에이즈 환자 가운데 치료약을 복용할 수 있는 사람은 1% 미만이다. 선진국 몇몇 제약회사들이 특허권을 가지고 있어 에이즈 치료약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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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선진국 제약회사들은 현재의 칵테일 요법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많은 연구개발비가 들었고 앞으로 에이즈 완전정복을 위해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약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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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그런데 얼마전 인도의 한 제약회사가 기존 가격의 5% 수준으로 이 치료제를 생산해 남아공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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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8|하루에 1,700명이 새롭게 에이즈에 걸리고 매일 700명씩 사망하는 남아공 같은 상황에서 몇몇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특허권’과 ‘이윤’ 때문에 99%의 생명이 약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주장에 따르면 5%의 가격으로도 충분히 영업이익이 보장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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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1|남아공 정부에게는 두가지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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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4|세계화에 따르느냐, 이 약을 수입하고 고립되느냐. 세계화에 따르게되면 남아공내 400만 에이즈 환자가 그냥 죽어가고, 세계화에 저항하면 ‘지적재산권’과 ‘통상무역질서’를 어지럽힌 죄로 국제적으로 고립된다. 이라크나 과거의 북한 같은 길을 가게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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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7|비인도적으로만 보이는 다국적 제약회사들도 나름의 논리가 있다. 지적 창조의 원동력인 ‘특허권’은 존중되어야 하고, 현재의 高價 정책은 기존의 연구개발비 회수와 에이즈 완전 정복을 위한 새로운 투자재원마련을 위한 것이니 감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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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0|그것이 인류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한 것 아닌가.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인류가 에이즈로부터 궁극적으로 해방될 수 있겠는가. 세계화의 논리, 강자의 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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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3|합리성! 효율!
|contsmark34|후진국의 입장에서 보면 이 논리는 모순이다. 이 논리에 의해 선진국의 일부를 제외한 전세계 에이즈 환자 대다수가 치료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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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7|또 선진국 논리대로 에이즈 완치제가 개발되더라도 어차피 후진국 환자들은 경제적 이유로 그 혜택을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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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0|광우병이나 유전자 조작 등으로 야기될 인류의 새로운 천형에서도 지금의 과정이 똑같이 반복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성과를 나누어 가지는 것이 옳다. 사람이 죽어가고 있지 않은가. 양심의 차원, 도덕의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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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3|이 두가지 논리는 논리적으로 따져서는 옳고 그름이 가려지지 않는다.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 둘이 말싸움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 서로 다른 층위의 이야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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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6|이런 경우 치밀한 사실확인과 논리적 검증보다는 정치적 판단이 중요하다. 어차피 옳고 그름도 싸움의 승패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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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9|강자의 편에 설 것인가, 상식과 양심의 편에 설 것인가. 국내에도 비슷한 사례는 많다. 쉽고 편한 길이라고 해서 무심코 강자의 논리를 취하고 있지는 않은지 각자 경계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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