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조합원 ‘집단탈퇴’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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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조합원 ‘집단탈퇴’ 움직임
노조 집행부 사퇴 거부 반발 … '김인규 퇴진' 파업 부결 후폭풍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9.12.07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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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파업부결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다. 노조 집행부가 사실상 사퇴 요구를 거부한 가운데, 이에 반발하는 조합원들의 집단 탈퇴 움직임이 감지돼 파장이 예상된다.

KBS강릉방송국 강명욱 PD는 7일 오전 사내게시판(코비스)에 ‘강동구 집행부를 떠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오늘 노동조합에 탈퇴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 노조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기자·PD 조합원들도 7~8일 각각 총회를 열고 ‘파업 부결 사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어서, 집단적인 추가 탈퇴가 예상된다.

▲ '총파업 부결'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무기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강동구 노조위원장 ⓒKBS노동조합
강명욱 PD는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그동안 정치적 목적으로 노동조합을 사유화하려는 집행부를 견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제 글을 통한 비판만으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신뢰를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집행부에 끌려다니느니 내가 그 집행부의 조합원이 되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노조 집행부는 말을 바꿔 총파업 부결의 의미를 ‘정치파업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왜곡하고 ‘김인규 사장과 협상해서 결과를 갖고 대의원대회에서 진퇴를 묻겠다’는 말로 자신들의 퇴로까지 열어놓았다”며 “어떤 고민의 흔적도 없이 단 하루 만에 자신들의 퇴로부터 확실하게 열어놓는 이 신속한 머리 회전이 놀랍다”고 꼬집었다.

강명욱 PD는 “특히 사장과 협상을 해서 결과물로 신임을 묻겠다는 결정을 보면서 강동구 집행부의 ‘무뇌아적’ 수준에 절망을 느낀다”며 “진퇴 위기에 몰린 집행부가 사측과 협상을 하겠다는 건 ‘김인규에게 구걸을 하겠다’는 의미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강 PD는 “KBS를 수중에 넣으려는 권력의 의지는 너무도 강경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변화도 두렵기는 마찬가지”라며 “이런 우려를 떨치기 위해 노조는 꼭 필요하지만 ‘3할은 무능하고 7할은 정치적으로 보이는’ 지금의 강동구 집행부는 절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속 각오, 해직 각오’를 외치다가 단 하루 만에 협상을 통해 좋은 결과물을 내놓겠다면서 조합원들을 기만하고 자신들의 퇴로 찾기에 골몰하는 집행부는 절대 믿을 수 없다”며 “강동구 집행부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조합원들의 준엄한 심판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노조 대의원의 사퇴 선언도 나왔다. 5구역(라디오) 이혁휘 대의원은 지난 4일 코비스에 글을 올려 대의원직을 그만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노조 집행부가) 진정 파업찬반투표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 떠나라”며 “우리에겐 반드시 새로운 구심점이 필요하다. 대의원들에게 중간평가를 맡기겠다는 건 정말 많이 구차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KBS노조(위원장 강동구)는 지난 2일까지 김인규 사장 퇴진을 위한 총파업 투표를 실시했지만 재적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파업이 부결됐다. 이에 따라 노조는 사측과 공정방송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이달말 대의원대회를 열어 집행부의 신임 여부를 묻겠다고 결정했다. 강동구 노조위원장은 파업투표 부결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무기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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