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대시청자 행보’ 반대여론 무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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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대시청자 행보’ 반대여론 무마용?
봉사활동 KBS뉴스에도 내보내 … "전근대적 보여주기식 행사"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9.12.0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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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KBS 사장의 ‘시청자 속으로’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공영방송이 국민과 함께 한다는 것에 이견은 없지만, ‘낙하산 사장’이라는 반대 여론을 희석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김인규 사장은 지난 5일 100여명의 임직원과 함께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벌였다. KBS는 이날 저녁 <뉴스9>에 ‘훈훈한 이웃사랑’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소식을 보도했고, 김 사장의 모습도 화면에 비쳤다.

▲ 김인규 사장은 지난 5일 100여명의 임직원과 함께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벌였다. ⓒKBS
이에 대해 최성원 노조 공정방송실장은 “KBS 구성원들이 반대하고 있는 MB특보 출신 김인규 씨의 대외활동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시청자 서비스 강화는 중요하지만,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을 외면한 채 이를 뉴스로까지 전하는 것은 부적절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KBS의 한 기자는 “자사의 선행을 뉴스에서 잘한 것이라고 보도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김인규 사장은 시청자에게 뭔가 하고 있다고 보여주길 좋아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PD도 “(낙하산 사장 논란 등) 정통성이 약한 김인규 씨의 봉사활동은 전두환 정권 식의 ‘보여주기’ 행사”라며 “혼자 조용히 봉사활동을 한다면 모르겠지만, 휴일에 직원들을 동원하고 자사 뉴스에서까지 떠벌린 것은 전근대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KBS는 지난 5일 시청자센터와 아나운서실 직원 100여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한 데 이어, 다른 비제작부서도 봉사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김인규 사장은 지난 5일 봉사 현장에서 “KBS 직원들이 직접 시청자를 찾아 봉사하는 계기를 자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뉴미디어센터의 한 직원은 “오는 12일 경복궁에서 낙엽을 쓰는 봉사활동이 예정돼있다”고 전했고, 경영본부의 한 직원은 “총무국에서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 조만간 봉사 일정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KBS의 한 PD는 “김인규 사장의 말 한 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각 부서별로 봉사 인원까지 할당하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연탄을 나르기 전에 기초수급생활대상자에게 세금이 맞게 집행되는지 감시하는 언론의 역할부터 제대로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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