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노조 만들어 버림받은 KBS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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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종 망라한 구성원 50명 사내게시판에 제안 … 현 노조 탈퇴 500여명 이를듯

▲ 서울 여의도 KBS 본사 ⓒKBS
‘총파업 부결’ 이후 KBS노동조합을 탈퇴한 조합원들의 새 노조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직종을 망라한 KBS 구성원 50명은 10일 공동명의로 사내게시판(코비스)에 글을 올려 “새로운 노조를 만들어 새로운 희망을 꿈꾸자”고 제안했다.

이번 제안에는 앞서 노조 집단탈퇴를 선언한 기자․PD뿐 아니라 경영, 기술, 아나운서 직군의 조합원들도 동참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제안문에서 “공영방송의 철학과 가치를 온전하게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 노조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짓밟힌 공영방송인의 자존심과 기상을 다시 세우고자 한다”며 “이것만이 꺼져가는 공영방송의 불씨를 되살리고, 국민적 비판과 냉소 속에 버림받은 현재의 KBS를 살리는 길”이라고 밝혔다.

앞서 KBS 기자․PD들은 ‘김인규 퇴진’ 총파업투표 부결 이후 노조 집행부가 사퇴를 거부하자, 지난 7~8일 각각 총회를 열어 노조 탈퇴를 결의했다. 기자․PD들은 탈퇴서를 해당 구역 노조 중앙위원에게 제출하고 있으며, 이번 주까지 500여명이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KBS노조, 16일 대의원대회 열어 재신임 결정

한편, KBS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은 오는 16일 오후 2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집행부의 신임 여부를 묻기로 했다. 노조는 이때까지 공정방송을 위한 제도적 장치 등 사측과의 협상을 마무리 짓고, 이 내용을 토대로 대의원들에게 평가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KBS노조 관계자는 “최종적인 내용을 조율 중”이라며 “상당히 진일보한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10일로 11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강동구 위원장은 9일 저녁 건강이 악화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새 희망 새 노조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제안서 전문이다.

새 희망 새 노조를 함께 만듭시다!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고자 합니다. 국민이 요구하고, 우리가 추구해야할 공영방송의 정신이 숨 쉴 수 있는 활로를 뚫고자 합니다. 공영방송에 대한 우리의 신념, 우리의 헌신, 우리의 열정이 다시 흐를 수 있는 물꼬를 트고자 합니다. 짓밟힌 공영방송인의 자존심과 기상을 다시 세우고자 합니다.

이 길은 빛나는 선배 KBS인의 길이었습니다. 90년 4월 관제사장을 거부하고 온 몸으로 싸웠던 그 순수성과 진정성을 다시 찾고자 합니다. 이 길은 미래의 KBS를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꺼져가는 공영방송의 불씨를 되살리고, 언젠가 다시 일어설 공영방송의 밀알을 키우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길은 국민적 비판과 냉소 속에서 버림받는 현재의 KBS를 살릴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희망은 새로운 노조를 요구합니다. 공영방송의 철학과 가치를 온전하게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체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의 가치를 유일한 존립 근거와 행동 원칙으로 삼는 구심체 없이는 지금의 현실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권력에 의해 허망하게 무너졌던 최근의 KBS 역사가 던져준 깨우침입니다.

여기 50명이 먼저 뜻을 모아, 모든 KBS 구성원에게 제안합니다. 새로운 노조를 만들어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길로 함께 갑시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친구에게, 시민에게 다시 고개 들고 말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출발점을 만들어봅시다. 나는 약하지만 우리는 강합니다. 손잡고 함께 가지 않으시겠습니까?

< 새 희망 새 노조를 준비하는 사람들 >
금철영(탐사보도팀),김강훈(라디오2국),김경래(탐사보도팀),김기현(2TV뉴스제작팀),김남용(IT인프라팀),김병국(부산총국),김용호(라디오2국),김우석(라디오1국),김우진(편성운영팀),김준범(경제팀),김정중(교양제작),김지선(정치팀),김태규(아나운서팀),김태형(탐사보도팀),박정유(라디오1국),박종훈(국제팀),범낙규(관재팀),서영민(국제팀),송명희(사회팀),송현정(국제팀),엄경철(수신료프로젝트팀),오태훈(아나운서팀),원종재(예능제작),유원중(1TV뉴스제작팀),유지향(행정복지팀),이도경(기획제작),이병기(관재팀),이상필(당진송신소),이소정(경제팀),이완희(기획제작),이재혁(기획제작),이재후(아나운서팀),이주형(사회팀),이지운(기획제작),이창룡(라디오뉴스제작팀),이태웅(스포츠중계제작),이택순(중계기술국),이형걸(아나운서팀),임장원(1TV뉴스제작팀),정세진(아나운서팀),정혜경(교양제작),차정인(인터넷뉴스팀),최봉현(심의실),최선욱(라디오기술국),최재형(예능제작),하태석(예능제작),한성윤(스포츠취재팀),함영훈(드라마제작),홍석구(드라마제작),홍소현(아나운서팀)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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