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 노조, 건강한 ‘분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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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 노조, 건강한 ‘분열’ 될 수 있다”
[인터뷰] KBS 새 노조 결성 호소하는 엄경철 기자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9.12.15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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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 노조 설립을 제안한 엄경철 기자(수신료프로젝트팀)는 “현 노조는 그동안 보수적 정치권력으로부터 공영방송을 지키는 싸움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이대로 가면 KBS가 더 망가질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새 노조 설립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엄 기자는 17일 설립 총회에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준비위원장으로 추인받을 예정이다.

▲ 엄경철 KBS 기자 ⓒPD저널
- 새 노조가 필요한 이유는?
“기존 노조에 대한 반성에서 당위성을 찾는다. KBS노조는 비판적 프로그램 폐지 등 지난 1년간 공영방송 수호 투쟁에서 한 게 없다. 결정적으로 파업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대통령 특보출신 사장을 인정했다. 이에 기자·PD를 중심으로 공영방송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표출됐고, 이를 이끌어갈 새로운 구심체로서 새 노조 설립을 제안하게 됐다.”

- 현 노조는 ‘분열주의’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건강한 분열일 수 있다. 공영방송의 가치 수호에 대한 의지가 분출된 상태에서 새로운 구심체가 없다면, 구성원들은 조직에 순응하고 사내에는 냉소주의가 팽배할 것이다. 계속 함께 하면서 공영방송의 기능을 사장시키는 것보다, 새 노조가 세워져 공영방송의 자율성·독립성을 지키는 싸움을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가진 구성원들이 많다.”

- 사실상 언론사에서 규모가 큰 두 개의 노조가 양립하는 첫 사례인데.
“부정적 결과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하지만 더 걱정되는 건 국민들이 KBS 구성원들이 김인규 사장을 막지 못한 노조를 인정하고 함께 묻혀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KBS 구성원들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KBS를 위하는 길이다. KBS노조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 건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 회사로서도 좋을 게 없다.”

- 한 번 탈퇴한 전국언론노조로 복귀하는 것에 대해 일부 우려도 있는데.
“언론노조에 의해 KBS가 휘둘릴 것이라는 염려 때문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KBS노조가 공영방송의 길을 가자면 사회적 연대가 필요하다. 공적 재원으로 운영되는 KBS를 감시하는 역할은 KBS노조만의 역할이 아니다. 언론·시민단체와 연대의 끈이 있어야 위기의 순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언론노조에 갖고 있는 오해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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