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NHK TV가 KBS뉴스 시스템을 조사하기 위해 기자도 아닌 독립PD인 필자와 심층 인터뷰을 한 적이 있어 이 내용을 잘 알고 있다. 당시 필자는 KBS에서 운영 중인 명예 뉴스VJ를 하고 있었다. 지금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이 KBS 명예 뉴스VJ 시스템은 시청자들은 물론 KBS 기자들도 그 존재조차 모를 정도로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

지상파에 방송되는 뉴스를 최초로 시청자가 참여해 만들었으니, 한국은 물론 외국의 사례에서도 극히 이례적이었나 보다. 이 소식을 듣고 일본 NHK가 KBS 명예 뉴스VJ 제도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다. 필자를 포함해 함께 활동하는 KBS 명예 뉴스VJ 4명이 이들과 심층 인터뷰를 했는데 모두 이 제도에 대한 칭찬을 많이 했다. 당시 명예 뉴스VJ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일정정도의 선발 기준을 통과하고 2박 3일간 합숙을 하면서 뉴스 제작방법과 명예 뉴스VJ로서의 윤리강령, 취재의 원칙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만 했다. 그렇기에 VJ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했다. 자세한 설명을 들은 NHK 조사자들은 상당히 놀라면서 일본방송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한국에서는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한지 무척이나 신기해하며 부러워했다.
일본 NHK가 배우러 왔던 KBS 명예 뉴스VJ는 학생, 주부, 노인, 회사원, 영상제작자, 독립영화감독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다. 초창기 2년여 동안은 이들이 취재한 뉴스가 방송될 경우에만 교통비와 취재경비 명목으로 몇 십 만원이 지급된 적이 있다. 하지만 나중에 이 마저도 없어져 무급으로 운영됐다. 그럼에도 명예뉴스VJ들은 열심히 뉴스를 만들었다. 애당초 금전적 이익을 얻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명예,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자신이 양심을 걸고 생활현장에서 만든 뉴스가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것 하나만으로 보람을 얻었던 VJ 에게는 시민기자라는 명예가 최고의 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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