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사건, 민·형사 소송 성격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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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사건, 민·형사 소송 성격 달라”
[라디오뉴스메이커] 이상돈 중앙대 교수,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01.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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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돈 중앙대 교수
MBC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에 대한 무죄 판결 이후 여권과 검찰을 비롯한 보수진영의 법원에 대한 공세가 거세다.

보수언론 등은 “민사인 정정보도 소송에서는 <PD수첩>의 허위보도 사실을 인정했는데, 형사소송(명예훼손)에서는 방송 내용을 허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번 판결은 문제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표적인 보수 법학자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소송과 언론인을 형사 처벌하려는 재판은 성격과 목적이 다르다”며 “형사재판은 보도의 자유에 대한 침해 가능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재판부가 그런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형사재판, 언론자유 침해 가능성 훨씬 커 … 재판부도 고려했을 것”

이상돈 교수는 2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선진국에서는 허위사실에 대한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은 민사 문제”라며 “(언론이 명예훼손 문제로 형사소송까지 가는 경우는) OECD회원국 중 사실상 우리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고등법원 판결은 PD수첩 보도 가운데 일부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 정정보도를 하라는 것이고, 이에 MBC는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기 때문에 현재 그 사건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이론적으로 대법원에서 번복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사건은 애초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문제”라며 “(PD수첩 보도는)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정부 정책에 대해서 문제점을 제기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상돈 교수는 “형사소송에서는 확신이 안서면 재판부가 무죄판결을 해야한다”며 “부분적으로 PD수첩 보도가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었냐와 그로 인해 두 사람(정운천 전 농식품부 장관 등)의 명예가 훼손된 것에 인과관계가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고위공직자들이 검찰에 언론보도 처벌을 호소한 것은 이례적”

이 교수는 “이번 사건은 이례적으로 고위공직자를 지낸 사람들이 보도를 처벌해달라고 공권력(검찰)에 호소한 것”이라며 “고위공직자가 고소하면 공권력은 아무래도 거기에 우호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검찰이 엄청난 권력을 이용해 본질적으로 민사관계인 것을 수사하고 기소한다는 것은 형평과 정의 관념에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상돈 교수는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비판하며 “강기갑 의원의 경우도 국회 내부 징계면 합당하다고 본다. 또 정연주 전 KBS 사장 건도 결국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판결이 나왔다. 이런 것을 볼 때 (검찰의) 기소가 무리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돈 교수 인터뷰 전문
보수단체 회원들이 판사의 집 앞에서 팻말시위를 하고 대법원장 차량에 계란을 던집니다. 과거 어느 때도 일어난 적 없던 일이 요사이 우리 사회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법검갈등이라고 하죠. 이념갈등 양상으로 번지면서 무조건 찬성, 아니면 무조건 반대, 이런 극단적인 대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될까요? 대표적인 보수학자시죠, 중앙대학교 법학과 이상돈 교수 연결해보죠.

◇ 김현정 앵커> 우선 지금 나타나고 있는 우리 사회 일련의 모습들, 판사집 앞에서 시위를 한다든지 사진을 불태운다든지 대법원장 차량에 계란을 투척한다든지... 이런 상황들 어떻게 보십니까?

◆ 이상돈> 사실 보수니 진보니 이런 이념 문제로 볼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지각 있는 사람 같으면 그런 행동이 정상이라고 보진 않을 것입니다. 거의 인격적인 테러를 하는 수준이 아닌가 말이죠. 과거에도 법원 앞에서 판결에 대한 불신을 표시하거나 또는 의사 표시를 하는 경우는 왕왕 있지만 그런 것도 어느 정도 정도가 있어야 되는 것이죠. 그런 것은 좀 지나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사실은 불만 있을 경우에는 절차로 해소하라고 1, 2, 3심제가 있고 대법원 갈 수도 있는 것이고, 이런 문제인데 말이죠?

◆ 이상돈>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PD수첩 제작진의 무죄판결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상돈> 저는 처음부터 2008년 6월에 그런 말이 나올 때부터 그것은 범죄가 안 되는 것이다, 무리한 기소다, 생각하고 그런 글도 썼습니다.

◇ 김현정 앵커> 기소가 성립되지 않는 문제다?

◆ 이상돈> 범죄로 구성이 안 될 것이다...

◇ 김현정 앵커> 왜 그렇게 보실까요?

◆ 이상돈> 왜냐하면 일단 그 사건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보도가 아니었고, 기본적으로 정부 정책에 대해서 문제점을 제기한 것이죠. 이런 신문방송의 보도에 대해서 명예훼손을 이유로 형사소추를 하는 것은 이미 민주국가에서는 사실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명예훼손 되는 범죄 자체가 대개 폐지가 돼버리고 대부분 사문화돼버렸습니다.

◇ 김현정 앵커> 선진국에서는 보면 사소한 허위사실을 적더라도 다 정정보도하고 이런 제도가 잘 돼 있다, 저는 이렇게 들은 것 같은데?

◆ 이상돈> 그것은 정정보도와 손해배상, 민사 문제죠. 형사 문제로 가는 건 거의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명예훼손 형사소송, 이렇게까지 언론 문제로 가는 것은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상돈> 네, 그것은 현재 OECD회원국 중에서는 우리 빼고선 사실상 없다고 봐야 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우리 검찰은 어쨌든 기소를 했고 법원의 재판이 있었습니다. 그 사이 검찰 담당자가 ‘나는 이 사건 못 맡겠다’ 그만 두기도 하고 이런 과정도 있었고요. 그런데 검찰이 문제가 아니라 법원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쪽에서는 제일 핵심적인 문제라고 파고드는 게 뭔고 하니, 민사소송 정정보도 소송에서는 PD수첩이 허위보도를 했다고 판결을 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이번 형사소송에는 허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을 하다니 어떻게 같은 재판인데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느냐, 이 부분을 지적을 합니다.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이상돈> 두 개의 소송은 그 성격과 목적이 다릅니다. 고등법원 판결은 PD수첩의 보도가 부분적으로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다고 해서 정정보도를 하라고 했고, 거기에 대해서 MBC측은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기 때문에 현재 그 사건은 끝난 것이 아니고 대법원에 계류 중입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고등법원의 판결이 대법원에서 번복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소송과 언론인을 형사처벌 하려고 하는 형사재판은 그 성격이 다르죠.

후자, 즉 형사재판이 보도의 자유에 대한 침해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재판부가 그런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형사재판에서 검찰은 그야말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유죄입증을 해야만 됩니다. 그래서 의심스러울 때는, 유죄 확신을 못할 때는 법관은 피고인한테 유리하게 재판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앵커> 원래 원칙이 그런 건가요?

◆ 이상돈> 그렇습니다. 형사소송에서는 확신이 안 서면 재판부는 무죄판결을 해야만 되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이쪽도 가능하고, 저쪽도 가능하고 그럴 때는 유죄를 줄 수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상돈> 네, 유죄라고 확신이 돼야만 되는 것이죠. 그야말로 의심할 여지가 없이 이 사람은 유죄다, 이렇게 심증이 있어야만 유죄판결하는 것이 형사재판이죠. 그런 면에서 두개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 김현정 앵커> 정정보도 민사소송과 처벌을 해달라는 형사소송 명예훼손 소송은 엄연히 다르다는 말씀이세요?

◆ 이상돈> 네, 다릅니다. 우리나라 경우는 아니고, 지난 1995년에 세계를 참 떠들썩하게 했던 축구선수 출신의 영화배우 OJ 심슨의 살인재판 있죠?

◇ 김현정 앵커> 미국의 럭비선수요?

◆ 이상돈> 네. 그 형사재판에서는 무죄판결이 나왔지만 그 이듬해 민사재판에서는 유가족이 승소했습니다. 민사재판에서는 OJ 심슨이 패소했습니다. 그 이유는 뭐냐, 당시 캘리포니아 검찰이 OJ 심슨의 살인혐의에 대해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유죄입증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나 민사재판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있는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증거를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에 증거의 비교에서 OJ 심슨이 패소한 것이죠.

◇ 김현정 앵커> 쉽게 말하면 이런 걸까요? 인터뷰이가 ‘저, 암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말한 것을 제작진이 구체적으로 ‘폐암이다’라고 자막을 내보냈어요. 인터뷰이가 ‘나는 싫다’면서 ‘바꿔 달라’라고 하면, 정정보도 민사소송을 하면 이것은 어쨌든 자막하고 다르니까 바꿔줘야 되지만. 그렇다고 고의로 명예훼손을 했느냐를 따지자면 그것은 맥락상 없는, 명예훼손은 아니다, 이렇게 판결이 날 수 있다는 거군요?

◆ 이상돈> 그렇죠. 부분적으로 사실이 아닌 보도가 있었느냐 하는 것이 작년에 고등법원까지 가서 다룬 그 부분이죠. 거기에 대해서도 MBC가 대법원에 상고를 했기 때문에 그 법원의 판단은 아직 남아있는 것이고, 그로 인해서 그야말로 두 사람의 명예가 훼손됐고 의도가 있었고 인과관계가 되느냐는 또 별개의 문제죠.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사실 그런 것을 모를 리가 없었을 텐데요?

◆ 이상돈> 과거 노무현 정권 때에도 고위공직자들이 언론을 상대로 명예훼손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전부 다 민사소송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이례적으로 고위공직자를 지낸 사람들이 보도를 처벌해달라고 공권력에 호소한 것 아닙니까? 허위 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그것이 그렇다하더라도 그 문제는 기본적으로 개인 간의 민사관계입니다.

특히 고위공직자가 고소하게 되면 아무래도 공권력은 거기에 우호적으로 대응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것은 굉장히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고, 이러한 개인의 명예훼손 주장을 입증하고, 또 그것을 회복하기 위해서 국가공권력을 동원한다는 것은 정의 관념에도 맞지가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여기에서 국가공권력이라고 하면 검찰을 말씀하시는 거죠?

◆ 이상돈> 검찰의 어마어마한 권력을 통해서 본질적으로 민사관계인 것을 수사하고 기소한다는 것은 형평과 정의관념에 맞지가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변호사 대 변호사 민사로 소송하는 것과 검찰을 동원한 형사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말씀?

◆ 이상돈> 전혀 다른 것이죠.

◇ 김현정 앵커> 검찰의 기소 자체가 무리했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습니까?

◆ 이상돈> 요 근래에 볼 것 같으면 몇 번 연거푸 있지 않습니까? 강기갑 의원 같은 것, 그런 것은 참 보기도 안 좋고 그렇습니다만 그러나 과연 그런 경우를 국회 자체의 어떤 견책이나 이런 것을 떠나서 기소를 해야만 될 것인가 하는 문제, 또 KBS 정연주 전 사장에 관한 것도 결국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판결이 나왔어요. 무죄가 세 번 나왔습니다. 이런 것을 볼 때는 기소가 무리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 김현정 앵커> 강기갑 의원도 그런가요?

◆ 이상돈> 강기갑 의원도 그 행위 자체가 누가 봐도 아름다운 행동은 아닙니다. 그러나 과연 그런 것을 국회 내부에서 어떤 중대한 견책이랄까, 징계 같은 것이면 충분한 게 아닌가, 이렇게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것에까지도 일일이 기소를 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이런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겠죠. 법에 따라서는요.

◇ 김현정 앵커> 지금 시스템상 기소를 할 수 있는 곳은 검찰뿐입니다. 기소독점주의라고 하죠. 혹시 기소독점주의에 대해서 견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상돈>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소는 검찰이 하는 것이다, 그거 맞습니다. 그러나 과연 선진국에서 기소를 검찰의 단독적인 판단에 100% 맞기고 있는가, 그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누가 기소를 할 수 있나요, 선진국은?

◆ 이상돈> 미국에서는 기소여부 결정하는 것은 대배심입니다. 24명의 배심원이 결정을 하는 것이고, 검사는 대배심을 설득해서 기소의 결정을 얻어내는 것에 불과합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같은 유럽 국가에서는 판사의 예심절차를 거치도록 하죠. 그래서 법의 남용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 경우에도 검찰에 기소를 하긴 하는데 걸러지는 견제장치가 있다는 말씀이시죠?

◆ 이상돈> 네, 견제장치 있죠.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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