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캐스트, 다양한 뉴스 접근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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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언론인권센터 ‘네이버 뉴스 오픈캐스트 1년을 평가한다’

포털사이트의 뉴스 편집권을 해당 언론사에 내어준 네이버의 실험은 그 취지대로 이용자의 선택권을 확장시켰을까? 언론인권센터는 4일 오후 서울 관훈동 신영연구기금회관에서 ‘네이버 뉴스 오픈캐스트 1년을 평가한다’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연구교수는 “뉴스캐스트 개편이 오히려 네티즌의 편의성을 하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뉴스캐스트는 포털 뉴스서비스로 제기된 비판을 언론사로 돌리고, 네티즌들이 기존에 누리던 다양한 시각의 뉴스 접근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참가자들도 “뉴스캐스트는 이용자가 아닌 언론사의 기사 선택권만 보장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특히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뉴스캐스트 도입 이후 언론의 선정성 경쟁이 심각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뉴스캐스트 도입 이후 자체 트래픽이 급증한 언론들은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낚시성 제목’의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했고, 선정성 기사 범람을 막기 위해 오는 3월 서비스 개편을 추진 중이다.

▲ 언론인권센터는 4일 오후 서울 관훈동 신영연구기금회관에서 ‘네이버 뉴스 오픈캐스트 1년을 평가한다’ 토론회를 개최했다. ⓒPD저널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사무처장은 “지금 포털 뉴스는 낚시성, 선정성을 넘어 혐오성 기사가 넘쳐나고 있다”며 “과거 포털이 편집할 때보다 훨씬 더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송경재 교수는 ”조회수 올리기 경쟁이 아니라 좋은 뉴스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경쟁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언론의 자성을 촉구했다.

이에 엄호동 경향신문 뉴미디어전략실 기획마케팅팀장은 “언론사도 반성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수익구조의 열악함”이라며 “킬러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를 위한 투자는 어려운 여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 하나가 (선정적으로) 치고 나가면 뒤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악순환이 있다”고 해명했다.

네이버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송경재 교수는 “포털사이트 뉴스서비스가 정치적 논란이 되는 곳은 한국뿐”이라며 “포털도 이미 신문법상 언론으로 규정된 만큼 네이버는 떳떳이 언론임을 인정하고, 색깔을 드러내면서 좋은 기사를 선별해 보여주는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선영 네이버 뉴스서비스팀장은 “포털은 직접 취재하고 기사를 쓰지 않기 때문에 전통적 의미의 언론은 아니다”라면서도 “국민의 70% 이상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미디어의 역할을 한다고 본다. 당연히 책임감을 갖고 있고, 뉴스캐스트를 통해 좋은 콘텐츠가 유통될 수 있도록 개선·진화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캐스트 도입 이후 여론의 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명식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전 내일신문 편집국장)는 “네이버에 뜨는 가십성 연예기사 제목만 보면 어느 신문사 기사인지 알 수가 없다”며 “뉴스캐스트 도입 후 각 언론사의 정체성이 없어졌다”고 꼬집었다.

송경재 교수는 “뉴스캐스트는 현실적으로 사회적 약자의 소식을 전달하는 대안 미디어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77개 참여사 가운데 여성, 장애인 전문지가 각각 1개씩 포함됐을뿐 노인, 환경, 노동, 농민 등 다양한 영역을 망라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선영 네이버 팀장은 “다양한 전문 매체를 늘리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송 교수는 또 이와 관련해 “현재 뉴스캐스트 제휴신청 페이지는 해당 언론사의 일반 정보 외에는 어떤 근거로 선정을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심사원칙이 밝혀져 있지 않다”며 언론사 선정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한편, 뉴스캐스트 도입 이후 언론사 트래픽 변화와 광고수익 증가에 대해 네이버와 언론사는 이견을 나타냈다. 박선영 네이버 팀장은 “뉴스캐스트 도입 후 대다수 (참여) 언론사들의 트래픽이 급증했다”며 “이에 따라 인터넷 광고수익도 큰 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엄호동 경향신문 팀장은 “방문자수는 증가했지만 충성도를 가늠하는 페이지뷰 증가는 크지 않다”며 “뉴스캐스트 도입 이후 일간지 닷컴사의 광고 수익 증가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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