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사장은 8일 오후 4시 20분,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를 나가며 1층 로비에서 신임 이사들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모인 MBC 노조원들과 마주했다.
엄 사장은 대기하고 있던 조합원들에 대해 한 명씩 일일이 악수하며 “MBC는 선배들의 위대한 전통을 이어받아 앞으로도 최고의 공영방송으로 남을 것”이라며 “위기가 있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이어 “MBC를 지키고 살리는데 힘과 지혜를 내달라”며 “다 같이 MBC 파이팅을 외칩시다. MBC 파이팅”이라고 말하며 MBC를 나섰다.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은 “조합원들이 MBC를 잘 지킬 것입니다”라고 말하자 엄 사장은 “건강한 MBC를 지켜주십시오”라고 화답했다.
엄기영 사장과 작별인사를 건넨 조합원은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어뜨려 한 때 분위기가 숙연해 지기도 했다. 엄 사장은 향후 강원도지사 출마 등 거취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탑승해 MBC를 나갔다.엄기영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서 방문진이 안광한, 황희만, 윤혁 씨 등 3인을 MBC 이사 후보로 결정하자 사의를 표명했다. 엄 사장은 “방송문화진흥회 존재 의미에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도대체 뭘 바라는 건지 모르겠다. 저는 문화방송 사장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