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엄기영 사장 바보 취급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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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엄기영 사장 바보 취급한 것”
[라디오뉴스메이커] 천정배 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02.0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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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민주당 의원 ⓒPD저널 자료사진
엄기영 MBC사장이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 이하 방문진)의 일방적인 이사 선임에 지난 8일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한 마디로 (방문진이) 엄기영 사장을 바보 취급한 것”이라며 “바보로 남기 싫은 엄 사장이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천정배 민주당 의원 ⓒPD저널 자료사진

천 의원은 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방문진 친여 이사들이 MB정권의 하수인을 사장으로 앉힐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권은 MBC를 MB정권의 나팔수, 어용방송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더불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에 유리한 방송을 만들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엄기영 사장이 강원지사 출마를 위해 자신의 스케줄대로 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는 앵커의 지적에 천 의원은 “분명한 사실은 MB정권이 MBC를 어용방송으로 만들기 위해서 엄 사장의 사퇴를 강력히 압박했다는 것”이라며 “엄 사장이 정치권에 들어가기 위해 사퇴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후임 MBC 사장으로 김종오 전 대구MBC 사장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천 의원은 “결국 MBC 사장은 이명박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 그래서 한나라당에게 도움 줄 수 있는 사람, 이명박 정권의 비리나 치부를 숨겨 줄 사람,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 국민을 세뇌시키는 데 앞장설 사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차기환 방문진 이사는 같은날 평화방송(PBC)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정기 이사회가 17일로 잡혀있지만, 아마 그 전에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MBC 후임 사장 공모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천정배 의원 인터뷰 전문
MBC 엄기영 사장의 사퇴 이유는 이렇습니다. MBC의 대주주는 방송문화진흥위원회, 방문진이라는 곳인데요. 방문진 이사회에서 세 명의 MBC사내이사를 선임을 하고 이 사람들을 각각 보도본부장, 제작본부장, 편성본부장으로 임명했는데 이 세 명은 엄기영 사장이 결사반대하던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엄기영 사장은 자신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선임이라고 보고 자진사퇴까지 결심을 한 거죠. 하지만 방문진에서는 본래 MBC이사 선임은 방문진의 권한 아니냐, 하고 강력히 반박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 이분은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을까요. 미디어 투쟁 하시던 분이죠. 민주당 천정배 의원 연결해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이번 엄기영 사장의 사퇴, 어떤 각도에서 봐야 되는지 헷갈리는데요. 천 의원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천정배> 지금 말씀하신 대로 방문진 이사들 중에 한나라당 추천 이사들이 엄기영 사장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기들 입맛대로 MBC 이사들들 선임하지 않았습니까? 이것은 한마디로 엄기영 사장을 바보 취급한 것이죠. 그래서 바보로 남기 싫은 엄기영 사장이 사퇴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방문진의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들은 아마 쾌재를 부를 것입니다. 얼씨구 좋다, 하면서 MB정권의 하수인을 MBC 사장으로 앉힐 것으로 저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MB정권이 MBC를 MB의 나팔수, 어용방송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6월에 지방선거가 있는데 선거를 앞두고 서둘러서 한나라당에 유리한 방송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하지만 방문진 김우룡 이사장은 MBC 이사 선임은 원래 방문진의 권한이다, 사장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서 반박을 하고요. 이번에 인선기준이 분명히 있었다, MBC 개혁을 잘 추진할 수 있는 상징성 있는 인물을 보도, 제작, 편성본부장으로 선임한 것이다, 그렇게 밝혔는데요?

◆ 천정배> 말로서야 그렇게 하겠죠. 우선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옳은 일이 되는 것은 아니죠. 방문진이 1988년에 출범했습니다. 그 후로 MBC 이사선임을 쭉 해왔는데요. 늘 사장이 추천한 인사를 이사회가 추인하는 방식으로 해왔습니다. 예외 없이 그렇게 해왔고요. 그리고 과거의 권위주의 정권에서도 그렇게 했습니다. 왜 그렇게 했을까요? 그렇게 하는 것이 MBC 방송의 독립성, 자율성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금 방문진 이사장이 그렇게 이야기했다는데요. 우선 엄 사장이 결사반대하는 사람들을, 그것도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몇 개월 동안 반대했던 사람들 아닙니까? 이런 반대를 무릅쓰고 이명박 정권측이 임명한 방문진 인사들이 MBC 인사에 직접 개입한 것이란 말이에요. 직접 MBC 이사를 선임했습니다. 이로써 MBC는 MB 정권의 직접 통제 하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이 된 거죠.

◇ 김현정 앵커> 3명의 이사가 보도, 제작 , 편성 본부장을 맡게 됐는데 엄기영 사장은 왜 그렇게 반대를 하신 거죠?

◆ 천정배> 그 분 나름대로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엄 사장으로서는 MBC 방송의 독립성, 자율성, 경영에 있어서의 여러 가지 바람직한 언론의 정도, 이것에 맞지 않는 인물들이라고 봤겠죠.

◇ 김현정 앵커> 보수성향, 친 정권적인 성향, 이렇게 평가되는 분들입니까?

◆ 천정배> 대체로 그렇게 보고 있죠. 우선 MBC를 책임지고 있는 사장이 그렇게 반대를 하는데 방문진의 한나라당 추천위원들이 끝끝내 그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한 이유 아니겠습니까? 사장뿐만 아니죠. MBC 노조 쪽에서도 결사반대하고 총 파업을 하겠다는 그런 결의까지 하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앵커> 방송국에서 사장, 제작담당, 보도담당, 편성본부장 이런 분들의 영향이라는 건 어느 정도입니까?

◆ 천정배> 보도국장은 그야말로 보도를 책임지는, 뉴스보도를 책임지는 분 아닙니까? 그분 지휘 하에 모든 뉴스가 제작되고 방송되는 것이겠죠. 그런데 엄기영 사장이 자기의 반대를 무릅쓰고 선임된 보도국장과 같은 이사들, 한편으로는 이사이지만 한편으로는 엄사장의 부하직원이라 말이에요. 보도국장이니까. 그런데 이런 사람들을 지휘통솔해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그분들이 바뀌면 방송 내용이 다 바뀐다고 봐도 됩니까?

◆ 천정배> 그렇게 봐야 되겠죠. 일은 사람이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보도국장이라면 MBC의 보도를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데 어떤 뉴스를 보도를 할 것인가, 뉴스를 어느 쪽으로 할 것인가,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에 유리한 방송이 될 것인가, 아니면 공정한 방송을 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 모조리 다 열쇠를 쥐고 있는 자리가 보도국장입니다. 앞으로 그동안 MBC가 PD수첩 등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여러 권력에 대한 감시기능을 해오지 않았습니까? 그것 때문에 많은 탄압을 받았다 말이에요.

PD수첩에 대한 압수수색도 있었고 기소돼서 재판도 받았습니다. 얼마 전에 무죄선고가 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제 기존에 있던 사장까지 사퇴를 하고 또 보도국장등은 그야말로 정권 측에서 임명한 방문진이 직접 개입해서 임명한 보도국장이 선임돼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과연 앞으로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과감하게 또 공정하게 독립적으로 어떤 권력 감시기능이라던가 이런 것을 할 수 있겠습니까? 불을 보듯 뻔한 거죠.

◇ 김현정 앵커> MBC 노조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하더군요. PD수첩이 첫 번째로 없어질 것이다, 이런 생각도 하십니까?

◆ 천정배> 이름은 남길지도 모르죠.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정부를 비판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은 없어진다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한쪽에서는 이런 시각도 있습니다. 엄기영 사장의 강원지사 출마설이 있었다, 그러니까 자신의 스케줄을 정해놓고 그대로 가는 것 아니겠느냐, 어떻게 보시나요?

◆ 천정배>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 안 되는데요. 저는 엄 사장의 지방선거 출마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분명한 사실은 MB정권이 MBC를 어용방송으로 만들기 위해서 엄 사장의 사퇴를 강력히 압박했다는 겁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사장이 지휘통솔해서 일해야 할 핵심 부하 국장, 보도국장 등을 사장의 결사반대를 무릅쓰고 임명했는데 어떻게 사장이 바보로 계속 남아있지 않는 한 그 자리에서 버틸 수 있겠습니까? 사퇴를 유도한 것이고요. 엄 사장이 정치권에 들어가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 하는 것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죠.

◇ 김현정 앵커> 그런 소문은 모함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천정배> 그 점에 관해서는 제가 아는 바는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당장 우려되는 것이 낙하산 사장이 올 것이다, 이 부분일까요?

◆ 천정배> 그렇습니다. 낙하산이 됐든 아니든 간에 중요한 것은 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장이 들어설 것이라는 겁니다. 벌써 김 아무개씨가 사장이 된다거나 이런 이야기가 무성하지 않습니까? 그 사장도 역시 이번에 이사들을 뽑은 방문진에서 선임하게 돼있죠. 그렇기 때문에 사장도 마찬가지로 임명을 강행하는 방문진의 입맛에 맞는 사람, 더 나아가서 사실 지난 8월 달에 방문진을 뉴라이트계열 인사를 중심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들로 구성하지 않았습니까? 결국 MBC 사장은 누가 오든지 이명박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 그래서 한나라당에게 도움 줄 수 있는 사람, 이명박 정권의 비리나 치부를 숨겨 줄 사람, 이명박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 우리 국민을 세뇌시키는 데 앞장설 사람, 저는 이런 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이번 상황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으로 보는 천정배 의원의 말씀을 듣고 있는데요. 저희가 사실은 반대 입장도 듣고 싶어서 김우룡 이사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출연을 거절하셨습니다. 천정배 의원을 모셨는데 다른 주제를 짧게라도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내셨잖아요. 판사, 검사들의 막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39세 판사가 재판도중에 69세 원고에게 버릇없다, 버릇없이 어디서 끼어드느냐, 이런 말을 했다든지 또 검사들의 막말도 여기저기서 많이 제보가 들어오는데요. 직접 현장을 보신 분으로서 어떠세요?

◆ 천정배> 과거에 제가 변호사로 활동했습니다. 오래 전 일인데 그때도 그런 일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저도 직접 본 일도 있죠. 요즈음은 많이 나아졌다고 알고 있는데.

◇ 김현정 앵커> 그 당시엔 어떤 거 보셨어요? 기억나는 게 있으십니까?

◆ 천정배> 시간이 없어서 소상히 말씀드릴 수 없고요. 이번에 버릇없다고 했다는 것, 이런 정도는 약과일 수 있었죠. 과거 일이었는데 어쨌든 최근 보도를 보니까 아직도 그런 일이 남아있는 모양이죠. 사실은 제가 법무부 장관을 하면서도 검찰에 늘 이야기했습니다만 판사든 검사든 국민들이 세금으로 고용한 국민에 대한 봉사자, 머슴입니다. 머슴이 자신의 본분을 잊고 오히려 주인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 김현정 앵커> 가장 큰 원인이 무엇에 있다고 보세요?

◆ 천정배> 우선은 해당 법조인들의 인식의 문제고요. 자기들이 아직까지 구시대적인 높은 사람이고 국민을 무시해도 된다, 그런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는 분이 아직도 있는 모양이고요. 또 하나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감시하고 견제할 시스템이 충분치 못한 점도 있습니다. 제가 국회의원이 되자마자 사실은 이 문제에 대해서 해결책을 제시한 바가 있습니다. 법정의 장면을 모조리 녹음하자, 요새로 치면 녹화인데요. 녹음이나 녹화를 해서 기록을 남겨두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 목적을 위해서만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면 법정에서 법관이든 검사든 누구든지 다시 한 번 신중하게 절제 있게 행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사법부가 법정 모니터를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국민에게 버릇없이 구는 판검사들에 대해서는 엄중한 제재를 하도록 해야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법정도 법정이지만요 검사들이 수사하는 조사하는 과정, 조사하는 과정, 그것은 녹화가 안 되고 있는 거죠?

◆ 천정배> 과거에 비해서는 상당부분 녹화가 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수사과정에서 변호인의 참여, 변호사가 피고인과 같이, 피해자와 같이 그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돼있죠. 제도적으로 그렇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가난한 피해자가 말하자면 비싼 수임료를 물어가면서 변호인을 함께 있게 하기가 쉽지 않죠. 앞으로 그런 점에 대해서도 제도보완이 필요합니다. 가난한 피해자도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는 국선변호라든가 이런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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