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미심쩍은 ‘PD수첩’ 판결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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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미심쩍은 ‘PD수첩’ 판결 반박
시민·언론단체 “허점 많아 … 재판 영향 미치려는 불순한 의도”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02.2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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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가 법원의 MBC <PD수첩> ‘광우병 편’ 무죄판결에 대해 뒤늦게 반박 입장을 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사협회는 지난 18일 보도자료를 내 “판결 내용이 의료계의 판단과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며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법원 판결에 이의를 제기했다.

판결 이후 한 달여가 지나서야 의사협회가 입장 표명을 한 것에 대해 좌정훈 대변인은 “판결문을 검토하고, 학회 자문을 거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언론단체들은 “의사협회 입장은 사실관계도 틀리고 과학적 근거도 없는 내용”이라며 그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의협이 검찰 주장과 다르지 않은 내용을 반복했다며,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눈초리도 있다.

한국PD연합회는 지난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의협 입장은 정치검찰의 기소내용을 베껴 쓴 것과 다름없다”며 “향후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불순한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광우병국민대책위 전문가자문위원회’도 같은날 논평을 내 “의사협회가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하여 성명서 발표라는 선동적 형태로 의견을 제시한 것에 주목한다”며 “재판결과에 영향력을 미치고 진리의 권위를 독점하려는 반민주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의사협회의 성명 발표에 외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PD연합회는 19일 성명에서 “모 언론사의 입장 발표 요청에 의해 시작된 것이라는 제보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조선·중앙일보 등 보수신문들은 지난 19일자 신문에서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조선은 의사협회의 <PD수첩> 반박성명 내용을 1면 좌측상단 기사로 배치했으며, 중앙은 사회면 톱기사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좌정훈 의협 대변인은 “외부의 요구에 의해 입장 표명을 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아니다. 그렇다면 판결 직후에 내지, 한 달 동안 검토할 필요가 없었다”라며 “이번 성명은 정치적 의견이 아닌 의학적 의견만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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