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천막업무’ 본질 회피한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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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뉴스메이커] 이근행 MBC노조위원장, PBC ‘열린세상, 오늘!’

▲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 ⓒPD저널

노조에 출근을 저지당한 김재철 MBC 사장이 지난 3일 천막을 치고 업무를 본 것에 대해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은 “본질을 회피한 코믹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 본부장은 4일 평화방송(PBC)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지금 MBC는 본질적으로 권력과 언론의 긴장관계가 무너지고 언론이 장악된 상황”이라며 “낙하산 규정을 받은 김 사장이 일하겠다고 천막을 친 것은 일종의 이미지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재철 사장을 ‘낙하산 사장’으로 규정한 이유에 대해 “사회적인 책무를 망각하고 정권의 뜻대로 움직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제대로 개혁되지 않는 이상 MBC가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기 어렵다”며 “그러한 방문진에 의해서 선임된 김재철 사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는 8일로 예정된 취임식도 강력 대응할 것임을 내비쳤다.

이근행 본부장은 또 김재철 사장이 “현 방문진의 행태에 대해 올바르지 않다”고 말한 것에 대해 “동의한다. 김 사장마저도 방문진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인정했기 때문에, 이는 향후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정치권력과 중립된 인적 구성을 만들어야 하고, 사장 선임 절차도 좀 더 공개적으로 다양한 주체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본부장은 “공영방송의 근간을 흔들어 놓고 MBC를 위기로 몰아넣은 궁극적인 책임은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에게 있다”며 “김 이사장을 중심으로 여권 인사들이 저지른 문제들은 반드시 청산돼야 한다. 그 상징적인 의미로 김우룡 이사장이 사퇴해야 모든 것들이 정상화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근행 본부장 인터뷰 전문
방송문화진흥회의 MBC 사장 교체를 놓고 현 정권의 방송 장악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조는 ‘정권의 낙하산 사장’이라며 엊그제부터 김재철 사장의 출근 저지에 나서는 한편
방송문화진흥회의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MBC 노조를 이끌고 있는 이근행 위원장을 연결해 현 사태에 대한 노조의 입장과 앞으로의 대응계획은 무엇인지 들어보겠습니다.

-어제 노조가 김재철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자 김 사장이 천막을 치고 업무를 봤습니다. 김 사장의 이런 행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재철 사장이 MB정권과 친분관계가 깊다는 것들은 이미 공지 사실입니다. MB정권의 뜻대로 MBC를 영향력 하에 두려고 하는 방송문화진흥회에 의해서 김재철 사장이 선임이 되었습니다. 이런 구조적인 관점에서 김재철 사장은 낙하산이라고 저희들이 규정하고 있는 것이고요. 본인은 31년 재임했다는 이유로 아니라고 하지만 그것은 형식적인 논리고요 내용적으로는 정권의 의중을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인물로 낙점을 한 것입니다. 그런 낙하산 규정에 본인이 일하겠다는 어떤 이미지 정치를 시작한 것으로 보고요 회사에 일찍 안착하기 위한 차원에서 뭐 천막을 치는 행태를 보이면서 열심히 일하겠다.. 그런 일종의 이미지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봅니다. 저희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깜짝 놀랐다는 것은..

▶약간 코미디다.. 현실적으로 MBC가 지금 부딪히고 있는 현실이라고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권력과 언론의 관계.. 그러니까 긴장관계가 무너지고 권력에 의해서 언론이 장악되는 상황에서 일꾼론.. 그리고 일하겠다고 천막을 치는 것들이 본질을 회피한 상당히 코믹한 상황으로 저희는 봅니다.

-현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라고 모십니까?

▶예.

-오늘이 김재철 사장의 취임식이 있는 날인데, 노조는 어떻게 대응하실 작정인지요?

▶저희는 김재철 사장을 저희 공영방송의 수장으로서 적임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미 저희들은 MBC를 지금 위기상황으로 몬 정권의 책임. 정권의 뜻대로 사실은 사회적인 책무를 망각하고 정권의 뜻대로 움직인 김우룡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방송문화진흥회가 제대로 개혁되지 않는 이상 MBC가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기 어렵다고 보고요 그러한 방문진에 의해서 선임된 김재철 사장은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공식적인 취임식 이런 것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응할 생각입니다.

-정권으로부터 낙점받은 이른바 낙하산 사장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노조 입장인 걸로 아는데요..하지만 방송문화진흥회의 적법한 절차를 거쳤고, 내부 출신 인사인데 ‘정권의 낙하산’ 인사라고 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어떻든 절차적인 합법성이 있지 않느냐고 보실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법이라고 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악용됐을 때 그리고 본래 방송문화진흥회 법이 만들어질 때에는 MBC를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키자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사회적, 공적 기구가 방송문화진흥회입니다. 방송문화진흥회가 사회적 합의와 입법 정신에 충실하게 운영되었다면 저희도 합법성 정통성을 인정할 수 있지만 모든 제도, 법이라고 하는 것들이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지금의 상황은 법의 정신 그리고 설립 취지들이 완벽하게 훼손된 상태기 때문에 적법성이니 합법성이니 하는 것들을 인정하기 힘들고.. 악법도 법이니 지켜라 하는 것은 권력의 논리죠.

-훼손됐다고 말하는데 어떤 점들이 훼손이 됐다고 보십니까?

▶이를테면 지난 8일 실질적으로 강제축출된 엄기영 사장은 공영방송 수장으로서 자신의 인사권을 빼았겼습니다. 행사할 수 없는 상태. 그래서 저희들이 식물사장 상태라고 표현한 것이고요. 또 방송문화진흥회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 경영과 편집의 분리, 이런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지 않고 마치 방송문화진흥회가 MBC의 경영진인 것 처럼, 편집 책임자 인 것 처럼, 개별 프로그램에 관여하고 경영에 관여함으로 인해서 실질적으로 MBC 사장과 MBC 경영진들은 아무런 힘이 없는 허수아비 상태로 만들어놨기 때문에 언론의 독립, MBC의 독립성 이런 것들을 방송문화진흥회가 앞장서서 무너뜨린 거죠.

-김재철 사장은 '대통령과의 친분이 기자로서의 친분 관계'라며 낙하산과 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해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재철 사장은 어떻든 기자들이 현실 자기 취재일선에서 다양한 층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 밑바닥에서 권력층까지 만나는 것 이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봅니다. 취재원의 관리라든가 취재원의 확보. 그렇지만 언론사의 수장이 권력과의 친분관계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있던 친분도 끊고 그래야지 구성원들 자체가 권력과의 거리를 둘 수 있지 수장자체가 권력과의 친분은 어쩔 수 없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봅니다. 있던 관계도 정리하고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옳다고 봅니다.

-김 사장은 노조의 정치성이 문제라며 단체협약 개정 필요성을 시사했는데, 노조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문화방송 노동조합 단체 협약의 핵심은 공정방송의 실현에 있습니다. 그 정신이.. 노동조합 설립 자체가 1980년대 87년 민주화 운동의 결과물로 MBC가 방송문화진흥회라는 공적인 소유로 다시 출범했고요. 그 무렵에 노동조합이 생긴 겁니다. 노동조합의 투쟁 결과물로 방송 민주화의 결과물로서 MBC가 새로운 형태의 방송문화진흥회 중심의 MBC가 생긴건데요. 그 때부터 노사간에 합의된 단체 협약의 핵심은 공정보도입니다. 공정 보도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고요. 이것들은 바로 조합의 근립 근거고요 MBC의 존립 근거나 다름없는 것입니다. 이념과 무관한 겁니다. 이것을 없애겠다고 하는 것은 천부당 만부당한 공정방송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김 사장은 현 “방송문화진흥회 행태에 대해 올바르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는데요..왜 이런 말을 했다고 보십니까?

▶동의합니다.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선임된 사장마저도 기간에 작년 8월 김우룡 이사 중심의 8기 방문진이 보여준 행태.. 저지른 일들이 이성적이지 않다. 올바르지 않다고 하는 거죠. 반드시 이 부분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보고요. 김재철 사장마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기 때문에 향후에도 방문진의 개혁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봅니다. 사회적으로도 그렇고 저희들도 요구할 겁니다.

-개혁이 그러면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지금의 방문진 이사 구성이라는 게 정치적으로 정권이 독식할 수 있는 일종의 전리품화 되어버린 구조입니다. 9명의 이사중에 6명이 집권여당이 실질적으로 추천함으로 인해서 정부 여당의 뜻대로 정권의 뜻대로 MBC 사장을 선임할 수 있고 여러가지를 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이 아니라 정치권력과 중립된 인적인 구성을 만드는 것.. 거기에서 사장을 선임하는 절차도 좀더 공개적이고 다양한 어떤 사회적인 주체가 참여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봅니다. 그런 구체적인 아이디어는 여러가지 의견들을 취합하면 될 것으로 봅니다.

-방문진 김우룡 이사장은 엄기영 전 사장의 사퇴와 관련해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김 사장과 마찬가지로 자진사퇴 요구도 일축했는데요..이런 상황에서 과연 노조의 요구가 관철될 수 있을까요?

▶관철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의 근간을 흔들어 놓고 MBC를 위기로 몰아 넣었던 것에 대한 책임. 궁극적인 책임은 김우룡 이사장이 피할 수 없다고 봅니다. 책임이 지지 않으니 현실이 바뀌지 않는 거죠. 일제 잔재를 청산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해방 50년이상 우리 사회는 계속 소모적인 논쟁들을 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 그런 것들을 역사적으로 본다면 현재 김우룡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여권 인사들이 저지른 문제점들. 이것들은 반드시 청산되어야 하고요 그 청산의 상징적인 의미에서 김우룡 이사장은 반드시 사퇴를 해야지 모든 것들이 정상화되는 출발점이라고 봅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최근 SBS가 동계올림픽을 독점 중계하면서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재철 사장이 남아공 월드컵 중계를 특정방송이 독점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

▶국민들의 시청권 보장 또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이부분은 지금 저희 노조가 그렇게 관심을 두는 사안은 아닙니다. 다만 MBC라고 하는 공영방송사가 이런 중요한 국가 행사에서 소외됨으로 인해서 민간 방송인 SBS가 모든 국민들의 관심사를 독점하는 상황들은 대개 바로 잡아줘야 한다. 오랫동안 지켜왔던 룰을 깨뜨린 상황은 바로 잡아야 하고요. 김재철 사장이 아니라 MBC 구성원들 자체가 바라는 사안입니다. 이거를 위해서 동계올림픽을 위해서 나를 일하게 해달라는 것은 지금 긴급한 현안들에서 벗어나서 약간 초점을 흐리는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방문진 개혁한다는 입장 표명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보십니까?

▶그분을 낙하산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김재철 사장마저도 현실의 문제는 인정했다고 보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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