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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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인터뷰] 이홍기 신임 독립PD협회장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03.09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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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한국독립PD협회장에 당선된 이홍기 독립PD를 만났다. ‘독립PD 1세대’격인 이 PD는 지난 2007년 독립PD협회 창립 때도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줄곧 자문 역할을 해왔다. 그는 “전체 방송물량의 40% 가까이를 독립PD가 생산하지만, 제도적으로 불합리한 처우가 안타깝다”며 “방송사와 정부의 인식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창립 이후 3년간 협회 활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처음 생길 땐 ‘독립PD’란 말도 없었다. 일개 외주PD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독립PD들도 방송 산업의 한 주체로 활동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모두 협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워낭소리>, <인간의 땅> 등도 독립PD들의 실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지금 1000여명의 독립PD가 활동하고 있는데, 쟁쟁한 PD들이 꽤 많다. 앞으로도 그런 뛰어난 작품들이 계속 쏟아져 나올 것이다.”

▲ 이홍기 신임 독립PD협회장 ⓒPD저널
- 3대 집행부는 상임위를 늘리면서 인원이 대폭 강화됐다.

“1~2기까지는 독립PD들이 의기투합해 뭉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이제 조직이 좀 더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 3대 집행부를 선출한 이번 총회는 창립 때만큼이나 열기가 뜨거웠다. 집행부가 이런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방송사 등과 우호적인 연대를 통해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토대로 교육 등을 확대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도 독립PD들이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 당선 소감에서 저작권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는데.
“기본적인 창작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다. 몽땅 방송사가 가져가는 건 누가 봐도 온당치 않다. (저작권을) 다 달라는 게 아니고, 공유하자는 것이다. 방송사, 제작사, 독립PD 모두 참여도를 따져 권리를 나눠 갖자는 얘기다. 세계시장에 진출하려는 데 이 문제가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 그렇다면 <인간의 땅>은 매우 특별한 경우다.
“선도적인 결정을 한 KBS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쳐줄만하다. 만약 KBS가 그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인간의 땅>도 암스테르담 영화제도 갈 수 없었을 것이다. 방송사 PD들도 (저작권 공유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다만 이건 정부와 방송사의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상호노력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 정부에서는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
“이제 콘텐츠 생산의 주체로 독립PD들에게도 애정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는 채널 사업자를 지원하고, 독립제작사와 독립PD들에 대한 지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맡고 있다. 하지만 양쪽의 업무가 일원화가 안 돼 헷갈리는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문화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제작비를 지원할 때 방송사 편성의향서를 요구한다. 이렇게 되면 독립제작사는 방송사가 원하는 것만 만들어야하고, 편성료까지 지불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방송사를 지원하는 셈이다. 이런 것들부터 바뀌었으면 좋겠다. 정말 보증기관이 필요하다면 독립PD협회가 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독립PD들을 좀 믿고 지원했으면 좋겠다.”

-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
“독립PD들 가운데 돈 벌자고 덤비는 사람은 없다. 그야말로 장인들이다. 인기PD들도 많지만, 명성만큼 풍족한 사람은 없다. 어려운 제작환경 때문에 벼랑 끝에 몰린 독립PD들이 창작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저작권 문제 해결 등을 위해 방송사 관계자들과도 얘기할 것이고, 실제작자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정착되도록 정부에도 호소할 것이다. 마음껏 상상하고, 마음껏 만들라고 한다면 제2의 워낭소리, 인간의 땅은 해마다 몇 개씩 터져 나올 것이다. 또 협회 차원에서는 교양PD로 편중된 회원들을 드라마·쇼PD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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