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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후보 보도국장 임명하자 기자들 반발 … 선교본부 신설 등도 비판여론

▲ 서울 목동 CBS 본사
CBS가 보도국장 임명과 조직개편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이재천 사장은 지난 5일 보도국장 후보추천 선거에서 2위를 차지한 이정희 편집부장을 차기 국장으로 임명했다. 1위를 차지한 김진오 정치부장(현 미디어본부 해설위원장)은 전체 과반수를 득표했고, 2위와의 격차도 두 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압도적 표차에도 불구하고 이 사장이 2위 후보를 지명하자, 보도국 기자들은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CBS지회는 9일 성명을 내 “국장 추천투표 제도의 정신을 존중해야 한다”며 “인사권자의 조속한 해명”을 촉구했다.

앞서 보도국 차장급 이하 40명 가운데 31명의 기자는 지난 5일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려 “사장이 측근인사로 조직분열과 줄세우기를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CBS 기자협회는 8일 총회를 열어 기자들의 총의가 반영되지 않은 보도국장 임명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기자들의 반발에 대해 CBS는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지만 “보도국장 선임의 절차적 문제가 없고, 인사권은 사장의 고유권한”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가 아무런 해명 없이 지난 8일 국·부장단 인사를 강행하자 기자들의 반발은 더욱 확산됐다.

전국언론노조 CBS지부(지부장 양승관)도 유감을 나타냈다. 노조는 9일 성명을 발표해 “타당한 설명 없이 보도국장 선임과 후속 인사를 단행하는 사측의 태도를 보면서 과연 구성원들이 일할 의욕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개탄했다.

김대훈 노조 사무국장은 “여론을 수렴해 합리적 결정을 내려달라고 사측에 직·간접적으로 요구했는데, 결과적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게 됐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기자들의 해명요구를 묵살하는 사측의 태도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CBS가 인사와 함께 단행한 조직개편도 구성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CBS는 지난 8일 기존 2실 5본부 5국을 1실을 3본부 3센터 4국체제로 재편하고, 선교본부와 크로스미디어센터를 신설했다. 융합형 콘텐츠 유통과 선교활동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CBS노조는 9일 성명에서 “이번 개편은 당초 계획했던 조직의 슬림화, 자율성 추구는 실종되고 직급 인플레와 사장 및 일부 본부장의 독단적 과욕만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상무급인 선교본부장 자리가 신설됐고, 추가로 산하 3명의 국장 인사가 예상되는 것에 대한 지적이다.

노조는 “이 와중에 신임 선교본부장은 교계언론을 담당하는 TV 보도부를 선교본부 산하에 두려고 시도해 논란을 빚었고, 미디어본부 TV제작국의 결재권까지 요구한다는 소문도 들린다”며 “조직 키우기에만 연연해서는 선교조직 개편의 의의를 절대 살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CBS노조는 또 “이번 인사는 인사 원칙에 있어서도 상당한 문제점을 노출했다”면서 “징계를 받거나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는 등 지역본부에서 파문을 일으킨 인사, 이미 임기 2년을 넘긴 지역본부장의 인사가 제외됐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노조는 “진정 CBS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조직개편과 인사’의 대의를 돌아보기 바란다”며 “인사권은 조직에 활력을 더하고 통합을 하기 위한 장치이지, 결코 논공행상이나 수익 지상주의의 제물이 될 수 없음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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