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는 “황희만, 윤혁 이사의 인사 조치를 완료하지 못하면 사장 출근저지투쟁을 재개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어 ‘MBC 사태’는 다시 한 번 고비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철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는 황희만 보도본부장, 윤혁 TV제작본부장의 거취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대신 김 사장은 기획조정실장, 디지털본부장 등 2개 부문의 인선안만 제출했다. 하지만 이사 대다수가 2개 부문 인선안에 대한 표결에 부정적인 뜻을 피력해 의결이 유보됐다.
여당 이사들은 경영진 인선을 묶어서 논의하자는 일명 ‘패키지’ 안을 내놨고, 오는 15일 오후 3시에 열릴 방문진에서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김재철 사장은 지난 4일 오전 노조와 황희만, 윤혁 본부장의 사퇴를 조건으로 노-사 대화에 물꼬를 텄으나, 방문진 여당 이사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후 6일 간담회를 비롯해 8일과 10일 열린 이사회까지 모두 4차례에서 걸쳐 28개 MBC 관계회사 사장 인사를 제외하고, 인선안이 답보 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최기화 MBC 대변인(정책기획부장)은 10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아시다시피 방문진과 노조에 둘러싸여 사면 초과상황”이라며 “방문진에 계속 설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두 이사의 인사는 사장이 노조와 약속을 한 것이기 때문에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혁 이사가 사표를 제출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최 대변인은 “아직 하지 않았다”면서 “윤 이사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면 방문진에서 특별히 논의할 사안은 아닐 것”이라고 답해 윤 이사 거취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황희만 보도본부장은 특임본부장(이사)으로, 윤혁 제작본부장은 MBC를 떠나 자회사인 MBC 프로덕션 사장으로 선임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과 윤혁 본부장 사이에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김재철-방문진-노조’의 이른바 삼각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MBC 노조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이사회 직후 회의를 연데 이어, 오는 11일 서울지부 긴급 대의원 대회를 소집해 향후 투쟁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