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언론석학 한국 미디어법 개정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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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해리스 교수 “신방겸영으로 일자리 줄어…면밀히 살펴봐야”

세계적인 언론석학인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제이 해리스(Jay T. Harris) 교수가 한국의 미디어법 개정과 관련해 “규제 완화가 부와 권력의 독점을 가져올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제이 해리스(Jay T. Harris) 교수 ⓒPD저널
주한 미국 대사관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제이 해리스 교수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진흥원 서울교육센터에서 열린 ‘미국의 미디어 오너십과 언론자유’ 세미나에 참석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제이 해리스 교수는 한국정부가 미디어법 개정으로 내세운 △미디어 산업 경쟁력 강화 △일자리 창출 △콘텐츠 다양성 △종이신문의 생존방안 강구 등을 듣고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해리스 교수는 “개정법으로 산업이 부강해진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통합이 이뤄지면 중복되는 일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에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해리스 교수는 “신문 방송 겸영을 통해 여론이 다양해진다는 말은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규제 완화가 이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면서 “언론사는 공공의 이익보다는 사업적 이익 증진에 더 신경을 쓰기 때문에, 언론이 진정 민주주의의 도구라고 한다면 이를 선택하기 전에 신중히 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법 개정을 통해 세계적 미디어그룹 육성하겠다는 이명박 정권의 전략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정책에는 믿을 수 있는 견고한 설명(solid explanation)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세계적 트렌드가 잘못된 경우일 수도 있다. 법 개정이 한국에 어떤 의미와 이익을 가져다주는지, 민주주의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 특정이익을 반영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 겸영에 부정적 의견을 밝힌 해리스 교수는 “미국이 19세기 초 기업 독과점이 팽배해 있을 때 규제방안을 만들기 위해 수십 년간 노력했던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정책에는 더 깊은 해석이 필요하다. 때문에 누군가가 나서서 왜 이런 정책 추진이 나오는지 이야기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제이 해리스(Jay Harris) 남캘리포니아 대학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방신문인 산호세 머큐리 뉴스(San Jose Mercury News)의 발행인(1994-2001)을 맡아 이 신문을 미국 내 10대 신문사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 제이 해리스 교수는 미국에서 대표적인 기자출신 교수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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