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자, Copyleft의 실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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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자, Copyleft의 실천자들?
[경계에서] 박수진 한국독립PD협회 저작권특별위원장
  • 박수진 독립PD
  • 승인 2010.03.1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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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레프트(Copyleft). 미국의 리처드 스톨먼이 지식과 정보의 독점(Copyright)에 반대하여 전 인류의 자유로운 사용을 주창하며 사용한 용어이다. 방송 프로그램 연출자는 본의 아니게 Copyleft 운동의 선봉장이 됐다.

대한민국의 현행법을 종합해보면, 연출자는 ‘저작인접권(neighboring copyright)의 권리를 갖는 자’라고 해석되는 것으로 보인다(이에 대한 명확한 법리적 해석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현행법의 해석 여하에 따라 연출자는 ‘저작권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작인접권이란 저작권보다는 협의의 개념으로, 알기 쉽게 음악장르의 예를 들면, 작곡·작사가는 저작권자이고, 음반제작자·지휘자·가수·연주자 등은 ‘실연자’라 하여 저작인접권을 갖는다.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영상저작물’의 경우 이미 한국방송작가협회가 ‘저작권자’임을 인정받아 그에 따른 권리를 보호받고 있다(방송작가의 경우 ‘저작권자’로서 ‘저작인접권자’의 경우와는 상이한 법적보호를 받는다).

그런데 음악과는 다르게, 그것이 ‘영상저작물’일 경우 문제가 좀 복잡해진다. 지난 2003년 개정된 저작권법으로 인해 영상저작물에 있어서의 ‘저작인접권’은 ‘똑똑한’ 저작인접권자만이 누릴 수 있는 권리가 되고 말았다. 종합예술장르로서 다수의 저작인접권자가 존재할 수 있다는 특성으로 인해 ‘원할한 유통’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특례규정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영상저작물(여기서는 방송프로그램)에 있어서의 저작인접권자의 권리는 ‘특약이 없는 한’ 방송사업자에게 귀속한다는 특례규정이다. 일일이 권리를 찾아 주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많아 원할한 유통을 할 수 없다는 단순명쾌(?)한 논리다.

이러한 특례규정이 있는 것조차 모르는 다수의 저작인접권자들은 ‘법에 의하여’ 자동으로 카피레프터가 되었다. 본의 아니게 리처드 스톨먼의 숭고한(?) 뜻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까지는 취지와 목적을 놓고 보자면 꽤 뿌듯한 일이다.

문제는 그 숭고한 취지와 목적을 악용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누릴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더 많은 저작물을 제작 유통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현실이다.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재방, 삼방 심지어 순환방송까지 되는 현실이 그렇다. 그래서 채널은 많아졌는데 그에 비례한 저작의 기회는 오지않는다. 뉴미디어가 생겨난다 해도 저작자와 저작인접권자들의 권리를 잘(?) 활용만하면 운영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다. 모두 ‘특약이 없는 한’ 으로 규정된 ‘영상저작물에 관한 특례’법 덕분이다.

방송프로그램 연출자들의 카피레프트 실천이 언제까지 갈지는 미지수다. 방송사내 연출자는 일반직 근무자와는 별개로 연봉협상과는 별도의 ‘특약’을 맺을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충분할 것으로 보이며, 독립제작사의 소속 연출자, 프리랜서 독립 연출자는 두말 할 나위없이 ‘특약’의 주체들이다. 더군다나 연출자는 별도의 협의가 없는 한 영상저작물에 동참한 모든 실연자들의 ‘대표’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도 법(영상저적물의 특례규정)에 명시된 자격이자 의무이니…

▲ 박수진 독립PD
저작인접권의 법적 대표자인 연출자들이 뒷짐지고 있는 사이 연기자 , 성우 등의 몇몇 저작인접권자(실연자)들은 ‘특약’을 맺고 카피레프트에서 자발적 이탈을 선택했다. 반장보다 더 공부 잘 하는 부반장, 줄반장들인 셈이다. 반장은 선생님 눈치를 봐야하는 품위 있는 자리여서일까? 독립PD협회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저작권’ 혹은 ‘저작인접권’ 보호에 발벗고 나섰다. 반장들의 와신상담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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