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계약직지부 행사 ‘돌연’ 장소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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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오전 통보 … “진보신당·민노총 등 외부인사 내부 출입 부적합”

전국언론노조 KBS계약직지부(지부장 홍미라)의 ‘교섭 보고대회’가 사측이 갑자기 장소 협조를 불허하면서 취소돼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KBS계약직지부는 24일 오후 3시 여의도 KBS 신관 라디오공개홀에서 ‘교섭 보고대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KBS는 이날 오전 10시께 계약직지부에 장소 대여를 허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사측은 외부 연대단체 인사 40여명이 참석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신관 라디오공개홀은 공개방송을 진행하는 곳으로, 사전 허가를 받으면 일반 방청객도 출입이 가능한 곳이다.

홍미라 지부장은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에게 순수하게 교섭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인데, 경영진은 진보신당 등 정치권이나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오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교섭 보고대회에는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과 진보신당, 민주노총, 전국언론노조 관계자 등 외부인사 40여명도 참석할 계획이었다. 홍미라 지부장은 “어제(23일) 미리 참가명단을 넘겼는데, 당일 갑자기 장소허가를 취소하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KBS는 “당초 논의한 것과 행사 성격이 달라 장소대여를 불허했다”고 밝혔다. 박범서 경영개혁단 부장은 “(연봉계약직이) 아직 100% 구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머지 조합원들의 양해를 구하고, (협상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명단을 보니) 각 비정규직 지부장, 민노총, 진보신당 사람들이 참석하는 하나의 승리 보고대회, 출정식 비슷한 성격이던데, 그런 사람들을 내부 시설물에 들이는 것은 부적합하다”고 했다. 그는 또 “당초 허용할 때는 (외부에서) 소수 실무자가 참석키로 했는데, (확인 해보니) 범위나 규모가 적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KBS계약직지부는 결국 ‘교섭 보고대회’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홍미라 지부장은 “사측은 본관 앞에서 보고대회를 하면 다시 집회·시위를 하는 것으로 보이니 안에서 하라고 해놓고 장소 대여를 불허했다”며 “당장 장소 섭외가 여의치 않아 행사를 미루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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