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안상수 보도 ‘기계적 중립’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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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안상수 보도 ‘기계적 중립’도 잃었다
언론노조 KBS본부 공방위 보고서 … “축소 이어 여권인사 해명 일색”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03.2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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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잇단 ‘설화’를 축소 보도한데 이어 ‘기계적 중립’마저 지키지 않았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엄경철)는 25일 특보에 실린 공정방송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자사의 안상수 대표 관련 보도를 비판했다.

KBS <뉴스9>는 안상수 대표의 ‘불교계 외압’ 논란이 불거진 지난 21일 관련소식을 10번째 리포트로 보도했고, 이튿날은 관련 소식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 MBC <뉴스데스크>는 21일 이 소식을 첫 소식부터 3꼭지를 배치했고, 다음날도 2개의 리포트를 보도했다.

이를 두고 KBS본부는 “여당 원내대표와 문방위원장이 불교계 최고위 인사를 만나 이런 발언을 한 것은 헌법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중대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KBS 뉴스는 이를 소홀히 취급했다”면서 ‘축소’ 의혹을 제기했다.

▲ 3월 23일 <뉴스9> '안상수 “있을 수 없는 일”…야, 공세 강화' ⓒKBS

이어 KBS본부는 “이러한 축소보도의 중심에는 KBS 보도국 정치팀이 있다”며 “23일 동석했던 사람(김영국 거사)의 증언이 나오자 KBS는 마지못해 리포트를 했지만, 이 기사는 기계적 중립마저 지키지 않은 채 여권 인사들의 해명 퍼레이드로 장식됐다”고 꼬집었다.

KBS는 23일 <안상수 “있을 수 없는 일”…야, 공세 강화> 리포트에서 봉은사 외압설에 대한 안상수 대표, 고흥길 문방위원장의 해명과 한나라당 대변인의 논평을 전달했고, 뒤이어 안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민주당 대변인의 발언 등 야당의 입장을 덧붙였다.

KBS본부는 또 “보도국 정치팀의 정권 아부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외눈박이 보도 행태를 넘어 정권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는 일은 아예 눈을 감아버리는 일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KBS 라디오 시사프로도 ‘4대강 반대’ 등 침묵

KBS가 정권에 민감한 부분을 눈감아주고 있다는 비판은 TV 뉴스 뿐 아니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도 제기됐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같은 보고서에서 KBS 라디오 시사 프로가 3월 한 달간 △천주교 4대강 반대 선언 △이명박 대통령 ‘독도발언’ △한명숙 전 총리 재판 △봉은사 직영사찰 외압설에 ‘침묵’을 지켰다며, 이를 적극 다룬 타 방송사의 사례를 제시했다.

KBS본부는 “K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더 이상 과거의 다양한 관점과 시각을 들을 수 없다”며 “라디오청취율 분석결과 KBS 1라디오의 경우 2008년 이후 2년째 지속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라디오는 모른 척 하는 걸 청취자가 다 알고 있는 현실이 두렵지 않는가”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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