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도 시청자도 행복한 영국의 ‘월드컵 중계권’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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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도 시청자도 행복한 영국의 ‘월드컵 중계권’ 협상
[글로벌] 영국=장정훈 통신원
  • 영국=장정훈 통신원
  • 승인 2010.03.31 15:0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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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프리카 월드컵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영국의 방송통신 조정기구 오프콤(Ofcom)은 지난 3월 초 월드컵 중계를 원하는 방송사들을 심사했다. 그리고 BBC와 ITV, 두 방송사에게 월드컵 중계권을 안겨 주었다.

영국은 월드컵과 같은 큰 행사의 경우 ‘1996 방송법’ (Broadcasting Act 1996)에 의해 전국방송 혹은 그에 준하는 공중파에 한해서만 중계권 지원이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미디어 재벌 머독이 소유하고 있는 ‘스카이’는 프리미어리그의 중계권을 가지고 있지만 공중파가 아니기 때문에 월드컵과 같은 대형 행사에 대해서는 중계권 지원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영국 내에서는 BBC1, 2 그리고 ITV1, 채널4, 5 정도가 지원 가능한 채널 들이다.

일단 개막식 중계는 BBC가 하기로 했다. 이후 모든 경기는 BBC와 ITV가 번갈아 가며 사이좋게 나누어 중계한다. 만약 영국이 준결승에 오르게 될 경우, 그때부터는 두 회사가 동시에 중계를 한다. 이런 방식은 과거에도 늘 있어왔던 중계권 나누기 방식이다.

▲ BBC 홈페이지.

경기 초반엔 서로 중계권을 나누어 가지면서 여러 방송사가 동시에 한 경기를 방송하는 전파 낭비를 없애고 동시에 막대한 중계비용을 다소나마 절약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 하지만 준결승이나 결승처럼 중요한 경기엔 어느 채널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중계권을 공유한다.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영국이 4강에 오르기 전까지는 BBC와 ITV 두 채널 중 오직 한 채널에서만 시청이 가능하지만 4강에 오르게 되면 어느 채널을 틀어도 경기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인터넷을 통해서는 두 방송사 모두의 사이트에서 생중계를 감상할 수 있다. 개막식은 BBC가 중계를 하지만 영국의 첫 상대인 미국과 알제리아의 경기는 ITV가 중계한다. 그래서 혹자는 ITV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월드컵은 이제 백일이 남지 않았지만 BBC는 진작부터(2007년) 남아공 월드컵을 준비해 왔다. 가장 큰 고민이 메인 스튜디오를 어디에 차릴 것인가 하는 것 이었단다. BBC는 장고 끝에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방송센터(IBC: International Broadcasting Centre)를 포기하고, 케이프타운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한 병원 옥상을 스튜디오로 꾸미고 있다.

또 TV에서 190명, 라디오에서 48명의 제작진을 파견할 계획이다. 지난 독일 월드컵이나, 중국 베이징 올림픽에 비해 작은 규모다. 최근 예산낭비에 대한 비난을 호되게 당하면서 다소 움츠러든 모습이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월드컵 중계에 대한 예산은 일체 밝히지 않고 있다. 구설수에 오르는 게 두려운 거다.
ITV는 총 140~160명을 파견할 계획이다. 두 방송사는 총 32개의 경기를 각각 100시간 이상 방송하게 된다. 국민의 수신료로 움직이는 BBC에 반해 ITV는 우리나라 기업 현대와 스포츠 음료회사 루코제이드가 공식 협찬사로 중계를 지원한다.

어쨌거나 BBC와 ITV 모두 중계권에 대한 협상결과에 매우 흡족해 하고 있단다. 마치 사이좋은 형제를 보는 듯해 시청자인 필자가 다 흐뭇하다. 월드컵을 기다리는 시청자 입장에서야 어떤 채널에서든 월드컵을 볼 수만 있으면 되는 거고, 월드컵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채널도 남아 있다면 더 좋은 거 아닌가.

▲ 영국=장정훈 통신원 / KBNe-UK 대표

아무리 채널을 돌려도 같은 그림만 나오도록 해서 프로그램에 대한 선택권을 빼앗아도 안 될 것이지만 특정 방송사가 중계권을 독차지해 배 터져 하는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시청자 입장에서는 거북한 일이다. 그 중계권을 독점하기 위해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지불했다면 비록 그 방송사가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이라고 해도 ‘국고낭비’의 지탄을 면키 어려울 거고 말이다. 어쨌거나 한국 국가대표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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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燮 2010-12-07 07: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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