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행 위원장 “파업은 MBC 지키기 위한 것”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일 MBC 본사에서 파업 출정식 가져…‘김재철 거짓말쟁이’ 목소리 높여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가 5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MBC 본사 1층 민주의 터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의 총파업 지침에 따라 카메라와 마이크를 놓은 300여명의 MBC 조합원은 민주의 터에 삼삼오오 빼곡히 모여 파업 결의를 다졌다.

이근행 MBC 본부장은 “MBC 장악 진상규명, 투쟁으로 쟁취하자. 김재철을 몰아내고 MBC를 지켜내자”는 구호를 외치며 파업출정을 알렸다. 이 본부장은 “취임하고 1년 2개월이 됐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목이 멘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파업에 나서게 된 것에 대해 “MBC를 지키고 노동조합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판단 1순위였다”며 “그동안 왜 안하냐는 파업, 하지만 너무 자주했던 파업, 그 날이 드디어 밝았다. 이제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지 않아도 됐다”며 그간의 심경을 털어놨다.

이 본부장은 “이제는 후련하다. 김우룡 폭탄 발언에 대한 고소고발 뭉개기와 황희만의 부사장 임명이 (이번 싸움의) 핵심”이라며 “이를 가지고 조합이 파업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사장은 두 번의 담화문을 냈다. 황희만을 부사장 시키는 것이 정당한 인사권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 5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MBC 본사 1층 민주의 터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파업에 들어갔다. ⓒPD저널
이 본부장은 “황희만 부사장 인선이 얼마나 폭발력을 갖는 사인인지, 조합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깔아뭉개는 도발인지에 대해 당시 충분히 이야기했다”면서 “노조를 죽이고 MBC를 수중에 넣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이들을 몰아내서 일터를 지키고, 궁극적으로 비판과 창작의 자유가 살아있는 MBC를 만들어 내자”고 강조한 이근행 본부장은 “열심히 싸우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날 파업출정식에서는 김재철 사장의 공개된 발언들을 보여주는 ‘김재철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상영됐다. 김 사장은 이 동영상에서 “남자의 말은 문서보다 강하다” “MBC를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왔다”는 등의 발언을 했으나, 함께 시청한 MBC 조합원들은 조소를 보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러와> 등을 연출한 신정수 노조 편제 부위원장은 “김재철은 같이 가서는 절대 안 될 사람이다. 사람의 입이 그렇게 가벼울 수 없다”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신 부위원장은 “왜 예능 PD는 파업을 할 수 밖에 없는가. <일밤>이 부활해서 ‘단비’가 내리는 것도 보고 싶고, 수목드라마 1위를 하는 것도 보고 싶다. 하지만 지금 물러나면 더 많은 것을 잃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황성철 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청와대 정권 모든 실세들이 MBC를 흔들기 위해 나섰다. 여기서 밀리면 우리는 끝”이라고 결의를 밝히며 “공영방송 MBC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싸움은 싸우는 대로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저와 이근행 위원장이 앞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MBC 노조는 5일 오후 인천 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는 김우룡 전 방송문화이사장을 만나기 위해 공항으로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MBC 노조 관계자는 “김 전 이사장은 국회에서 MBC 청문회 등의 의혹이 일자 이를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도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업 장기화가 예상됨에 따라 MBC는 뉴스와 프로그램의 결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미리 녹화해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으나 파업이 1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노사 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