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 ‘천안함’ 시국에 황희만 부사장 기습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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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사장 ‘천안함’ 시국에 황희만 부사장 기습 임명
노조 “MBC 서열 1위(김재철), 2위(황희만), 3위(전영배) 뿌리는 청와대”
  • 원성윤 기자
  • 승인 2010.04.0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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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 지난 5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MBC 본사 1층 민주의 터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파업에 들어갔다. ⓒPD저널

“김재철 사장도 마찬가지지만, 황희만을 부사장으로 앉히는 과정은 MBC를 완벽하게 순치 시키겠다는 정권의 의지다.”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가 지난 5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배경에는 MBC를 ‘청와대 입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MBC노조는 이명박 대통령과 15년간 관계를 맺은 고려대 동문인 김재철 사장, 청와대 연루설이 제기된 황희만 부사장,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과 동문인 전영배 기조실장 등 MBC 핵심인사 모두 청와대와 연루돼 있다고 주장한다.

“김재철-황희만-전영배, MBC 장악 삼각편대”

지난 2월 황희만 당시 울산 MBC 사장이 보도본부장으로 선임될 때 노조는 “엄기영 체제를 무력화 시키고 MBC 뉴스와 프로그램을 장악하려 한 낙하산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권으로부터 독립하겠다”고 공언하던 김 사장은 결국 노조가 반대해온 황희만 보도본부장의 보직을 박탈시켰다. 하지만 김 사장은 한 달 만에 그를 부사장에 임명했고 이 때문에 노사 ‘신사협정’은 깨졌다.

▲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 지난 5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MBC 본사 1층 민주의 터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파업에 들어갔다. ⓒPD저널
MBC노조는 “청와대에 다시 충성심을 보여주는 한편 정권의 MBC 장악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황희만에게 보도와 제작을 총괄하는 부사장직을 맡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전영배 기획조정실장 선임 배경에도 ‘신일고-서울대’로 이어지는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과의 학연이 일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국회에서는 당시 황희만 울산MBC 사장의 보도본부장 선임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세환 민주당 의원은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이 황희만씨를 고집한 이유는 대통령의 형님(이상득 의원)이 김 이사장에게 부탁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MBC내부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지적했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 역시 “황희만 보도본부장은 서울 강동구의 한 교회에서 집사를 맡고 있는데, 그 교회의 목사가 청와대 예배를 집전할 정도로 청와대와 막역한 사이”라며 “(청와대 측에서) 보도본부장을 황희만씨로 하도록 요청이 있었던 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MBC 노조는 황희만 부사장 임명에 대해 “방문진이 아니라 청와대의 직할통치를 받는, ‘김재철-황희만 투톱체제’가 폭압적으로 완성된 순간”이라며 “파업을 할 수 밖에 없도록 유도해 노조를 무력화시키고 나면 그들은 그 피 묻은 칼을 우리의 뉴스와 프로그램에 여지없이 들이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정치적’ 해석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최기화 MBC 홍보국장은 지난 2일 “사장이 대내에 산적한 업무를 모두 처리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혀 부사장을 임명한 것”이라며 “당시 노조가 반대한 것은 보도본부장으로서 역할을 반대한 것이었다. 부사장 임명은 그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천안함’ 이슈, 김재철 사장 “지금이 타이밍”

이번 부사장 임명과 관련해 노조가 제기하는 또 다른 의혹은 타이밍이다. 노조는 ‘천안함’ 침몰 사고로 모든 이슈가 쏠려있는 시점에 부사장 임명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부사장을 임명한 지난 2일 이사회에 참석한 한 고위 간부는 노조의 거센 반발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해 “타이밍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라고 했으나, 되레 김 사장이 “아니야, 지금이 타이밍이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점 때문에 MBC 안팎에서는 ‘천안함’ 사건으로 노조가 쉽게 파업을 선언하기 어렵다는 것과 설사 파업에 돌입해도 ‘천안함’ 때문에 파업 관련 이슈가 묻힐 것으로 김재철 사장이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서면 월드컵에 맞춰 〈PD수첩〉을 없애고 일방적으로 단체협약을 파기하려 들 것”이라며 노조가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노조의 ‘총파업’으로 시작된 노사양측의 충돌은 결국 파업동력이 어디까지 유지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효경 MBC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는 “사측에서는 파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호응이 적은 것으로 판단했다는 이야기를 사내 관계자에게 들었다”며 “사측은 이번 파업의 근본에 대한 고민보다는 노조 집행부만 누르면 파업이 끝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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