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은임 아나운서도 ‘노동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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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정은임 아나운서도 ‘노동자’였다
MBC 총파업 4일째, 하종강 소장 ‘공영방송 노동자들의 역할’ 강연
  • 원성윤 기자
  • 승인 2010.04.0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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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사회에서 가장 우수한 인력이 취업하는 곳이 바로 방송사다. 학생들에게 강연할 때 손석희 아나운서가 구속된 장면과 여러분들이 파업하는 사진을 보여주면 깜짝 놀란다. ‘이런 사람들도 파업을 한다.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고 말이다.”

▲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PD저널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은 8일로 총파업 4일째를 맞이하고 있는 MBC를 찾아 ‘공영방송 노동자들의 역할’에 대해 강연을 했다. 하종강 소장은 “지위가 높거나 공부를 많이 했다고, 노동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면서 우리사회 저변에 퍼진 ‘귀족파업’에 대한 인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 소장은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라는데 노동인식 수준은 세계최악”이라며 “노조 전임자의 임금지급을 금지하는 세계 유일무이한 나라”라고 일갈했다.

그는 MBC FM <정은임의 영화음악>을 진행한 故 정은임 아나운서를 소개하며, ‘노동자’로서의 인식을 갖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 소장은 “프로그램이 폐지됐더니 동호회를 만들어 8년을 이어오다, 정은임 아나운서가 이를 다시 시작했다”며 당시 프로그램의 이틀째 오프닝 멘트를 들려줬다.

“새벽 3시, 고공 크레인 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홀로 싸우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소식을 접했습니다. (중략) 진짜 고독한 사람들은 쉽게 외롭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마치 고공 크레인 위에 혼자 있는 느낌, 이 세상에 겨우 매달려 있는 것 같은 기분으로 지난 하루를 버틴 분들. 제 목소리 들리세요? 저 FM 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하 소장은 “2003년 분신자살한 노동자 김주익 사연을 MBC FM에서 들려준 것을 보고 ‘아, 어떻게 이런 방송을 할 수 있을까’하고 깜짝 놀랐다”면서 “방송 뒤에 얼마 안가서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직접 만나 본적도 없는 사람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울어본 적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 아나운서의 이런 성향에 대해 “노조의 여성부장을 했던, 간부 활동과 무관하지 않다”며 “그런 실천적 경험이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나라의 역사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하 소장은 현재의 한국사회를 ‘기득권을 연장시키려는 세력과 역사를 바로 세우려는 세력의 대결’이라고 명명하며 노동운동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영삼 정권 시절 해직당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 1600명과 이명박 정권 시절 징계당한 공무원노조 소속 3000명을 거론하며 “이들이 탄압받고, 핍박당하지만 사회가 변하는 것을 정권이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 소장은 노동문제에 관해 한국과는 판이하게 다른 유럽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독일의 초등학교에서부터 노동조합의 ‘모의 단체교섭’을 통해 노조 간부역할을 맡아보고, 교과서에 서명운동 방법, 플래카드와 대중매체를 통한 홍보, 요구서 작성법 등을 가르친다고 언급하며 “노동문제에 관한 전문가로 훈련시킨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권 들어와서 속도가 느려진 것 뿐이다. 노동운동은 사회를 진보적으로 변화시킨다”고 주장한 하 소장은 “노조 깃발 아래서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 하십시오”라며 MBC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강연이 끝난 뒤 MBC 조합원들은 “은임선배 보고 있다. 열심히 투쟁하자” “MBC 장악 진상규명, 투쟁으로 쟁취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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