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컨설팅, 내용 부실에 추진 과정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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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이사장 한 마디에 추진” … 이사회도 중간보고 ‘우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KBS 경영진단 중간 결과에 대해 ‘부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KBS 이사회도 컨설팅 내용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사회 대변인 고영신 이사는 “(중간보고는) 컨설팅을 안 해도 알 수 있는 상식 수준의 내용”이라며 “정확한 데이터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KBS 이사회는 지난 2일과 6일 두 차례에 걸쳐 BCG 컨설팅 중간결과를 보고받았다.

고 이사는 또 “BCG 컨설팅 주요 내용이 김인규 사장이 제시했던 개혁 내용들과 많이 부합되다보니, 자칫 이번 조사가 경영층의 의중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 KBS 이사회
고영신 이사는 컨설팅 내용 중 ‘게이트키핑 강화’와 관련 “커뮤니케이션 전공자가 한 명도 없는 컨설턴트들이 자문도 구하지 않고 틀에 맞춰 분석한 것”이라며 “정확한 이해가 없다보니 현실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손병두 이사장도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중간보고”라고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손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수신료 인상을 위한 경영진단을 처음 제안했고, 이사회 의결과정 없이 컨설팅을 적극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엄경철)는 지난 13일 “24억원이 투입된 컨설팅이 아무런 의결절차 없이 이사장 1인의 뜻에 따라 이뤄진 것은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며 BCG 컨설팅 추진 과정과 비용 산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고영신 이사와 KBS본부에 따르면 손병두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사장 면접 때도 후보들에게 컨설팅 추진 의사를 물었고, 김인규 사장은 취임 후 한 달도 안 돼 BCG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제한경쟁 방식으로 한 달 뒤 계약을 체결했다.

24억원의 컨설팅 비용도 구성원들이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KBS본부는“계약금액에 비해 실제 비용 산정은 워낙 주먹구구식”이라며 “지난 2000년 인사·조직설계분야에 국한해 6개월 동안 실시한 아더앤더슨 컨설팅 비용이 2억8500만원이었다”고 지적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KBS본부는 BCG 컨설턴트들의 인건비가 17주간 21억원을 넘어서는 것에 대해 “아무리 글로벌 컨설팅업체의 한국사무소라고 하지만 과연 이 정도의 거액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 드는 것은 비용이 모두 수신료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KBS본부는 “BCG 컨설팅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계약내용과 진행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손병두 이사장과 김인규 특보사장은 BCG 컨설팅이 과연 24억원의 가치가 있는지 답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도 지난 19일 열린 국회 문방위 KBS 업무보고 질의자료에서 “KBS 감사규정 24조에는 예정가격 1억원을 초과하는 공사의 계약체결 및 계약의 주요 변경 사항에 관한 사항에 대해 ‘일상감사’를 받도록 정하고 있다”며 BCG 컨설팅 관련 감사결과를 제출하라고 KBS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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