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인 교수 ‘연구비 의혹’ 보도가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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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KBS 10> ‘이중수령’ 단독 취재 … 9시 뉴스 누락되자 제작진 반발

KBS 탐사보도팀이 단독 취재한 ‘스폰서 검사’ 진상규명위원장 성낙인 교수의 연구비 이중 수령 의혹이 메인뉴스에서 누락돼 논란이다.

<시사기획 KBS10>은 지난 20일 ‘학자와 논문-1부 국립서울대 학문의 길을 묻다’ 편에서 서울대 법대 성모 교수의 연구비 이중 수령 의혹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이틀 뒤 ‘스폰서 검사’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에 위촉된 성낙인 교수였다.

사실을 확인한 취재진은 지난 23일 실명을 공개한 후속 리포트를 작성했지만, 당일 편집회의에서 기사는 <뉴스9>에 포함되지 않았다. 해당 리포트는 결국 단신 기사로 송고됐다.

▲ 지난 20일 방송된 <시사기획 KBS 10> '학자와 논문. 1부 국립서울대 학문의 길을 묻다' ⓒKBS

이에 ‘연구비 이중수령 의혹’을 취재한 탐사보도팀 김태형 기자(현 선거방송프로젝트팀)는 이날 사내게시판(코비스)에 미리 작성한 후속 기사 전문을 공개한 뒤 “이게 리포트 가치가 없냐”고 따져 물었다.

김 기자는 “(20일 <시사기획 KBS10>에서는) 비실명으로 방송됐기 때문에, 시청자는 성모 교수가 성낙인 교수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며 “이름을 공개해 다시 리포트를 해야 했다. 성낙인 교수라는 직책보다 진상규명위원장이라는 직책이 훨씬 더 무거워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성 교수는 이제 단순한 서울대 교수가 아닌,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스폰서 검사’ 진상규명위원회 책임자”라며 “어느 교수가 아파트를 여러 채 갖고 있다고 언론이 당장 주목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교수가 고위공직이나 공적 책임이 있는 자리에 가게 되면 언론이 그 교수를 면밀히 검증하고, 그 내용을 보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김태형 기자가 올린 글에는 “당연히 보도 해야한다”는 KBS 구성원들의 지지 댓글이 줄을 이었다. 라디오기술국의 한 직원은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게 언론다운 거 아니냐”라며 “오랜만에 보는 언론다운 기사인데 그나마 자른다니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 방송에서 성낙인 서울대 법대 교수가 '연구비 이중수령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녹취 장면. ⓒKBS

그러나 장한식 KBS 1TV뉴스제작팀장은 “논문 이중게재는 표절만큼 엄청나게 큰 잘못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진상규명위원장으로서 흠결이 있지만, <시사기획 KBS10>에서 다룬 것을 9시 뉴스에서 또 한 번 보도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인지 형평성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장 팀장은 또 “9시 뉴스는 항상 4~50개 아이템 가운데 26~7개 정도를 취사선택한다. 당일(23일)에는 천안함 사건 관련 기사가 넘치는 상황이었고, 검찰 스폰서 관련 아이템도 몇 개 더 있었다”며 “빠졌다고 보기는 어렵고, 메인뉴스에서 특정인(성낙인 교수)을 세게 다루는 게 옳은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 같은날 <뉴스라인>에서 언급하는 수준으로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3일 KBS <뉴스라인>에 출연한 사회팀 기자는 “(진상규명)위원장 성낙인 교수를 놓고 일각에선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며 <시사기획 KBS10>이 제기한 성 교수의 연구비 이중수령 의혹을 언급했다.

한편, <시사기획 KBS10>은 지난 20일 방송에서 성낙인 교수가 지난 2004년 11월 재정경제부로부터 연구비 2900만 원을 지원 받고 작성한 연구보고서를 90% 이상 같은 내용의 논문으로 바꿔 2005년 서울대 법학 학술지에 게재해 법학연구소로부터 2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고 확인했다.

이에 성낙인 교수는 “당시 2백만 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연구비 지원이 아닌 단순한 격려금 명목”이라며 “연구비를 이중으로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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