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행 “공권력 투입, 정권몰락 자처할 것”
상태바
이근행 “공권력 투입, 정권몰락 자처할 것”
[라디오뉴스메이커] MBC 노조위원장, CBS ‘이종훈의 뉴스쇼’ 등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05.03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C가 장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하면서, 일각에선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은 “지방선거 국면에 언론노동운동에 대해 공권력을 투입하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만일의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지만, 공권력 투입은 정권이 스스로 몰락을 자처하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 3일로 8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 ⓒPD저널
3일 CBS <이종훈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근행 위원장은 사측에 강경대응에 대해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하는 투쟁이기 때문에 물러설 수 없다”며 “징계 등으로 노조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재철 사장 퇴진과 황희만 부사장 임명철회를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두 분 모두 ‘친MB(이명박)’ 정치기자”라며 “김재철 사장은 이미 선임 전부터 청와대에서 내정된 사장이고, 황희만 부사장도 청와대 배경을 갖고 있는 인사다. 이런 분들이 와서 MBC의 독립성을 지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근행 위원장은 또 이날 PBC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80년대말 군사정권 후반부에도 (방송사에) 문제가 생기면 신속하게 퇴진시키는 양심은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 권력은 내성이 생겨서 그런지 참으로 후안무치하다. 그때보다 훨씬 더 야비한 대응을 하고, 깔아 뭉갠다”고 비판했다.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 인터뷰 전문
MBC문화방송노조의 파업이 한 달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단식투쟁에까지 돌입했는데요. 사측은 노조에 대해서 형사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추진하는 등 초강수를 띄우고 있습니다. MBC 파업, 자칫 장기화 되지 않을까, 이런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파업의 이유가 무엇인지, 해결책은 없는지, 직접 들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근행 MBC노조위원장 전화 연결돼있습니다.

◇ 이종훈> 이 파업이 상당히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이 어떻습니까?

◆ 이근행> 전례 없이 갈수록 파업투쟁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구성원들의 한 목소리로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고, 오늘 같은 경우 보도부문 기자들 252명이 기명으로 김재철 사장과 황희만 부사장 불인정 입장과 동시에 퇴진 요구를 했고요. 차장급 사원들이 대거 동조단식농성을 시작했습니다.

◇ 이종훈> 지난 토요일인가요, 외부에서 MBC노조 힘내라, 이런 농성도 있고 그러던데요?

◆ 이근행> 네, 많이 한 5천여 명이 토요일 날 노동절 행사를 끝내고, MBC사옥에 오셔서 저희들을 많이 응원해 주셨습니다.

◇ 이종훈> 지금 단식투쟁까지 하고 계신데요. 8일째이신가요?

◆ 이근행> 네, 8일째입니다.

◇ 이종훈> 건강상태가 안 좋으실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이근행> 싸우자고 하는 단식이니까 매뉴얼에 따라서 하고 있고요. 오히려 정신은 더 또렷해지는 것 같습니다.

◇ 이종훈> 그래도 건강은 좀 유의하시는 게 좋겠죠.

◆ 이근행> 감사합니다.

◇ 이종훈> 하지만 아직도 MBC파업소식을 잘 모르시는 국민들도 계신데요. 파업의 가장 결정적인 이유, 설명을 좀 해 주시죠.

◆ 이근행> 중요한 부분이니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들의 총파업투쟁은 근본적으로 이 정권 출범이후 언론에 대한 지속적인 장악기도 때문이라고 저는 규정하고 싶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 MBC의 경우는 PD수첩 광우병 보도와 촛불시위 이후에 이동관 수석이 앞장섰습니다. 저희 MBC에 대한 경영진 퇴진하라고... 그 후론 검찰을 앞세워서 제작진을 긴급체포하고 방송사에 대한 압수수색 했습니다. 작년 8월 이후에는 뉴라이트 인사들을 MBC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의 이사로 포진시켜서 김우룡 이사장은 조인트 발언의 주인공인 김우룡 이사장이 대표적인 분이시고요. MBC를 지속적으로 압박했습니다. 자율성과 독립성을 끊임없이 훼손하면서 결국 엄기영 사장의 인사권을 완전히 무시하면서 지난 2월 8일 황희만, 윤혁을 직접 파견함으로 인해서 엄기영 사장이 식물사장으로 전락했고요, 결국 사퇴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극적이게도 김우룡 이사장 본인의 발언을 통해서, 조인트 발언을 통해서 신동아에 기재된 조인트 발언을 통해서 권력 MBC를 지속적으로 장악하려는 시도가 했다는 게 들어난 겁니다. 저희들은 그 시점에서 이걸 참을 수 없었던 거고요. 저희들의 투쟁은 정권으로부터 국민의 방송, 공영방송 MBC를 지켜야 된다는, 참,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적인 책임감을 갖고 지금 총파업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고요. 그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 이종훈> 김재철 신임사장 퇴진, 그리고 황희만 부사장 임명철회요구까지 하고 계신데, 이게 다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죠?

◆ 이근행> 그렇습니다. 김재철 사장이나 황희만 부사장이나 다 친 MB 정치기자이고요. 이미 선임 전부터 이미 청와대에서 내정된 사장이 김재철 사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저희들은 황희만 부사장도 청와대가 보낸 보도총독이라고 저희들이 부르듯이 청와대 배경을 갖고 있는 인사입니다. 이런 분들이 와서 MBC독립성을 지킬 수가 없는 거죠.

◇ 이종훈> 하지만 일각에서는 노조가 인사권에까지 개입해서는 곤란한 거 아니냐, 경영권 침해 아니냐, 이런 비판도 있지 않습니까?

◆ 이근행> 그 부분에 대해서 상당한 괴변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황희만, 윤혁 두 이사, 지금 제작이사였는데 이제 해임되신 분입니다. 이 두 분은 김우룡 이사장이 엄기영 사장을 축출하기 위해서 임명한 인물입니다. 인사권을 유린한 상징적인 인물인 거죠. 공영방송 사장이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것은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은 황희만, 윤혁, 두 이사의 퇴진을 요구했고요, 김재철 사장은 자신이 사장으로 들어오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인정을 하고 스스로 황희만과 윤혁 두 사람을 제작본부장과 보도본부장 위치에서 해임시켰습니다. 정치적으로 사망선고를 내린 거죠. 너희들 말이 옳다, 구성원들의 문제의식이 올바르다, MBC가 정권이나 방송문화진흥에 의해서 인사권이 유린된 상태, 독립성이 안 된다는 거 인정하고 해임했습니다. 이건 개입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한, 너무나 상식적인 판단이었고요. 그걸 인정했다면 지켜야 되는데 한 달만에 그 약속 깼습니다.

◇ 이종훈> 하지만 이런 측면도 있지 않습니까? 사실은 역대정권 언제나 정권하고 어느 정도는 코드가 맞는 인사들로 임명을 하곤 했었는데, 유독 이번만 반대를 특별히 하는 이유가 뭐 있냐, 이런 얘기도 없지 않다 말이죠?

◆ 이근행> 그러한 논리도 참으로 저는 무책임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그랬으니 지금도 인정해라, 과거 식민치하였으면 또다른 식민치하가 온다고 해도 현실론으로 수용하라는 논리와 다른 게 워가 있습니까? 저는 과거 방문진이 철저하게 정치권력으로 독립됐다든가 사장이 안전하게 정치권력으로 독립됐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심각하게 MBC가 정치권력에 의해서 장악당하고 있는 상황인데, 예전에도 장악 당했으니 지금도 장악당하는 게 당연하지 않는 거 아니냐, 예전에 조용했으니 지금 싸우지 말라는 얘기는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사측, 노조원들에 대해서 고소, 손배소 추진까지 하겠다, 이렇게 강경자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근행> 저희들의 투쟁이라고 하는 것이 너무나 상식적인 판단에서 출발하고 있고요. 너무나 당연한 요구이기 때문에 어떤 징계나 이런 것들로 저희들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습니다. 저희들은 언론인으로서 최소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하는 투쟁이기 때문에 물러설 수 없고요. 징계, 이런 것들은 감수할 생각입니다.

◇ 이종훈> 공권력 투입 전단계가 아니냐, 이런 얘기도 들려오고 있는데요. 이런 게 좀 감지가 되십니까?

◆ 이근행> 지금 상황, 지자체 선거국면이고 해서 사실 실질적으로 언론노동운동에 대해서 공권력을 투입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 부담일 수 있기 때문에 쉽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또 만일의 가능성도 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판단으로서는 그건 정권이 스스로 몰락을 자처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자, 이제 어떻게 해서든 해결방안은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MBC를 사랑하시는 청취자분들 고통도 많고요. 반드시 어떤 조치들이 이루어지기를 원하십니까?

◆ 이근행> 저희들이 파업투쟁돌입과 동시에 세 가지 주장을 내걸었습니다. 그것만 지켜지면 되는 것인데, 저희들 그거 무모한 요구 아니고 상식적인 요구입니다. 김우룡 이사장의 발언으로 청와대가 MBC장악기도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인사에 개입했다는 것들이 반 거의 공지사실로 돼있다면 거기에 대한 진상규명을 국회청문회든 검찰조사든 국정조사든 이런 방식을 통해서 하고요. 거기에 따른 책임자 처벌하면 됩니다. 그게 첫 번째고요. 두 번째 그 의혹의 당사자인 김재철 사장, 의혹에 쌓여있는 김재철 사장은 김우룡 이사장을 고소하면 됩니다. 고소하고 그럴 자신이 없으면 퇴진하면 됩니다. 이미 신뢰를 많이 잃었고요. 다음에 근본적으로는 MBC가 정치권력에 의해서 장악되지 않는 구조, 그것은 우리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권력의 중립적인 방식으로 구성되고, 또 사장이 투명한 절차를 걸쳐서 선임되도록 방송문화진흥회법을 개정하도록 정치권이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사회 전체적으로 학계든 시민사회든 정치권이든 함께 저희들까지 포함해서 노력하면 된다고 봅니다.

◇ 이종훈>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