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0년차 기자들, 보도제작국장 사퇴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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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수석 기사누락’ 파문 … “전대미문 사태, 책임지는 사람 없다”

KBS의 ‘박재완 청와대 수석 기사누락’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김정환 기자의 입사 동기 24명은 지난 13일 사내게시판(코비스)에 성명을 내 기사를 빼라고 지시한 이화섭 보도제작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KBS 공채 27기 기자 24명은 “이화섭 국장이 박재완 이름을 삭제하지 않으면 9시 뉴스에 리포트를 낼 수 없다고 선포하는 순간 KBS 기자들은 저널리스트로서 지닌 마지막 자존심을 거세당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번 사태는 KBS 저널리즘을 무참히 짓밟은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들은 “권력 앞에 비굴하게 무릎 꿇은 부끄러운 사건을 이대로 KBS 저널리즘 역사에 오점으로 남길 수는 없다”며 “이화섭 국장은 즉각 사퇴함이 마땅하다. 보도본부 구성원 명예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과오를 시인하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 지난 4일 방송된 <시사기획 KBS 10> '학자와 논문 ②공직의 무게' 편. 제작진은 교수 출신 공직자를 대상으로 90년 이후 출판된 논문 2500 편을 8개월 검증했다. 당일 <뉴스9> 큐시트에는 이날 방송 내용을 요약한 리포트가 포함돼 있었으나, 이화섭 보도제작국장은 박재완 청와대 수석 부분을 문제삼아 해당 기사를 빼라고 지시했다. ⓒKBS
기자들은 또 “청와대 핵심 인물을 비판하는 9시 뉴스 아이템을 정당한 이유 없이 야만적으로 불방시킨 전대미문의 사태가 벌어졌는데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본부장도, 보도국장도 입을 다물었다”며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앞서 KBS 기자협회(회장 김진우)는 지난 11일 총회를 열어 이화섭 국장의 해명을 들었지만, 일선 기자들은 충분히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27기 기자들도 성명에서 “여론에 밀려 열린 총회에서 이화섭 국장은 빗발치는 의혹에 대해 한 가지도 속 시원히 해명하지 않았다”며 “주제를 비껴간 변명과 물타기 발언 기회로 전락한 면죄부 기자 총회였다는 자조가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진우 기자협회장은 “기자총회에서도 서로 주장이 엇갈렸는데, 일선 기자들은 전반적으로 해명이 부족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일단 총회 속기록을 분석해보고, 집행부 논의를 통해 (보도위원회 개최 등) 대응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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