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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한된 주제에 ‘날선 공방’ 안 보이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KBS의 <2010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초청 정책토론회>가 지난 17일 1TV에서 생방송됐다. 이날 토론에는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와 한명숙 민주당 후보, 지상욱 자유선진당 후보가 참석했다.

서울시장 후보들의 첫 TV 토론인 만큼 관심은 낮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지역 시청률 9.2%(AGE닐슨 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면서 동시간대 방송된 KBS 2TV 드라마 <국가가 부른다>(5.8%)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기대만큼 ‘뜨거운’ 공방이 오가지는 않았다. 첫 TV 토론이라 그런지 후보들은 조금 굳어있었고, 제한된 시간에 상대에 대한 날선 공격도 퍼붓지 못했다. 사회자가 중간에 ‘눈 맞춤(아이 컨택)’을 권했으나 이마저도 자연스럽지는 않았다.

토론 주제가 교육과 복지, 강남북 균형발전, 일자리 창출로 제한된 것도 이러한 분위기 조성에 한 몫을 했다. 각 후보 측과 KBS가 합의한 내용이긴 하지만 4대강, 세종시 문제, 무상급식 등 이번 지방선거의 ‘뜨거운 감자’들이 빠진 토론은 격렬하지 않았다.

▲ 지난 17일 KBS가 주최한 ‘서울시장 후보 초청토론’에 참석한 지상욱 자유선진당 후보,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 한명숙 민주당 후보(왼쪽부터) ⓒKBS
유일하게 ‘무상급식’ 문제가 교육과 복지 부분의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후보들은 이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명숙 후보는 “현재의 무상급식은 가난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상처가 된다”면서 “오세훈 후보가 외형 위주 개발 위주의 시정에 쓴 예산을 줄이면 (친환경) 무상급식을 하고도 남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세훈 후보는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핀란드나 스웨덴은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2배나 높다”며 “가난을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은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지상욱 후보는 “무상급식 문제는 교육감에게 맡겨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일자리 창출 공약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성’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오세훈 후보는 “지난 4년간 일자리 73만개를 만들었다”며 “앞으로 4년간 100만개 창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한명숙 후보는 “100만 일자리 창출은 숫자놀음”이라며 “절반을 차지하는 공공근로는 직업이 아니고 생계보호형 일자리”라고 지적했으며, 지상욱 후보도 “대권주자도 아닌 시장이 서울인구 10%에 달하는 100만개 일자리를 달성할 수 있겠냐”고 공세를 폈다.

한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던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는 끝내 이날 토론에 참석하지 못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재판부는 17일 오후 4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해, 자체 기준에 따라 노 후보를 초청하지 않은 KBS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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