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지방선거 앞두고 ‘북풍몰이’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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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발표’ 맞춰 특집 긴급편성 … 서해교전 다루는 ‘KBS스페셜’

KBS가 ‘천안함 사건’ 조사 발표에 맞춰 특집방송을 긴급 편성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풍몰이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KBS는 오는 23일 <심야토론>에서 천안함 사건을 정리하는 스튜디오 토론을 방송하고, <KBS 스페셜>을 통해 ‘서해 교전’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내보낼 예정이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17일 제작진에 통보됐다.

20일 천안함 사건 발표를 앞두고 갑자기 편성된 기획에 제작진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해 교전’을 주제로 한 <KBS 스페셜>을 맡게 된 담당 PD는 “천안함 발표와 선거를 앞둔 예민한 시기에 이 문제를 다루는 건 부적절한 것 같아 난감하다”며 “책임PD 등을 통해 무리한 기획이라고 어필했다”고 말했다.

▲ KBS는 지난달 3주 연속 천안함 특집방송을 편성해 과도한 추모분위기 조성이라는 비판여론에 휩싸였다. 사진은 추모 음악회. ⓒKBS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엄경철)도 18일 성명을 통해 “왜 시점에 갑자기 서해교전이냐”며 “이는 천안함 사건 역시 북한 소행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어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해 지방선거에서 여당에게 유리한 결과를 안겨 주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또 “심야토론 역시 군 당국의 발표가 진실이라는 전제 하에 안보의식을 강요하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동안 사측의 행적을 볼 때 이 프로그램에서 천안함의 진실을 규명하고 군과 정부의 책임을 묻는 것은 상상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이어 노조는 “천안함 성금 방송으로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긴 KBS가 신뢰를 상실한 군 발표에 맞춰 특집 프로그램을 급조하겠다는 것은 정권의 충견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것”이라며 “KBS를 두 번 죽이는 천안함 특집방송을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KBS는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 발표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기획, 토론 등 후속 프로그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선규 홍보팀장은 “토론회는 발표된 침몰 원인을 요목조목 따져보고, 우리의 대북전략이나 군 편제 등에 문제는 없었는지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지방선거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해교전’을 다루는 <KBS 스페셜>에 대해서도 강 팀장은 “현실적으로 북한 소행이 가장 유력시 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남북 간의 서해상 충돌 문제를 다루는 것”이라며 “북한공격이 아니라면 주제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선규 팀장은 또 “천안함 사건은 이번 지방선거와 무관하게 국가 안보차원에서 중요한 문제”라며 “현재 우리 국민 수준을 볼 때, 북풍을 일으키면 오히려 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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