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조직개편, PD저널리즘 위축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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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조직개편, PD저널리즘 위축되나
내달 중순께 5본부 1센터로 … ‘시사프로’ 보도본부 이전 등 반발 예상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05.18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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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다음달 중순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져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KBS는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경영진단을 마쳤고, 이를 토대로 만든 자사 조직 개편안을 내달 4일 이사회에 보고한 뒤, 중순경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KBS는 현 6본부 3센터의 조직을 5본부 1센터로 개편할 계획이다. ‘전략기획본부’는 정책기획센터와 경영본부 일부 기능이 통합되고, ‘콘텐츠본부’는 TV제작본부와 라디오제작본부를 흡수한다. 편성본부는 전략기획본부와 콘텐츠본부 편입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V+라디오 → 콘텐츠본부, 편성본부는 어디로?

이밖에 뉴미디어센터와 기술본부의 기획 파트는 ‘미래미디어본부’로 합쳐지고, 시청자센터는 재원관리국 등 경영본부 일부와 함께 ‘시청자본부’로 통합된다. 보도기술·TV기술·라디오기술 등은 ‘제작지원센터’로 합쳐지며, 보도본부는 기존 체계를 유지하되 TV제작본부의 시사 기능이 일부 이전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제작본부의 시사프로그램이 보도본부로 일부 이전되는 점과 편성본부의 위상 변화, BCG 중간발표 과정에서 ‘아웃 소싱’ 논란을 빚었던 제작지원센터 등이다.

특히 PD들이 만드는 시사 프로그램이 보도본부로 이전되는 것에 대해 KBS PD들은 ‘PD저널리즘 죽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는 평소 PD저널리즘의 편파성 등을 지적하며 기자·PD저널리즘의 통합을 강조한 김인규 사장과의 소신과도 무관치 않다는 반응이다.

▲ 김인규 KBS 사장은 지난 3월 여의도클럽 초청강연에서 PD저널리즘에 대해 “컬러TV 시대의 개막과 함께 <추적60분> 등 시사 프로그램이 등장했지만, 기자 수가 부족해 투입되지 못했다”며 “결국 방송기자 없이 시사프로를 만들겠다고 결정했는데, 이것이 불행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KBS

‘추적60분’ 등 보도본부 이전 유력 … “게이트키핑 강화, 심층·탐사기능 위축될 것”

당초 조직개편 추진 과정에서 기획제작국을 통째로 보도본부로 이전한다는 설도 있었으나, 현재는 <추적60분>, <소비자 고발>, <심야토론> 등 ‘핵심’ 시사 프로만 보도본부로 흡수되는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PD들은 이러한 변화가 ‘게이트키핑 강화’ 방침과 맞물려 기존의 심층·탐사보도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김덕재 KBS PD협회장(한국PD연합회장)은 “이는 기자·PD 협업을 넘어 사실상 PD들로부터 시사 프로를 빼앗겠다는 것”이라며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고, 김인규 사장이 이를 밀어붙인다면 PD들의 저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회장은 또 “현 정권과 보수진영은 PD들을 눈에 가시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PD수첩> 탄압 등을 자행했다”면서 “김인규 사장이 시사 프로그램의 이전을 밀어붙인다면, 그 연장선에서 PD저널리즘을 지우겠다는 의지로 밖에 풀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KBS PD들은 편성본부를 전략기획본부로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김덕재 회장은 “기본적으로 방송사의 편성과 경영은 분리돼야 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합한다면 편성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송의 대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노동조합 “인위적 구조조정 절대반대”

한편, KBS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은 사측의 조직 개편에 대해 “인위적 구조조정과 인적 청산을 위한 조직개편은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세웠다. 최성원 노조 공정방송실장은 “사측이 조직개편에 대한 비전과 철학을 분명히 밝혀야만 협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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