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서해교전 특집’ 언론포기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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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19일 성명 … “북풍 바람잡이 중단하라”

KBS가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 맞춰 이번 주말 ‘서해교전’을 주제로 특집 방송을 내보낼 예정인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은 “낮 뜨거운 북풍 바람잡이 노릇을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는 19일 성명에서 “천안함 사건 조사 발표와 대통령 대국민 담화 등은 6·2 지방선거를 겨냥해 ‘북풍’을 유도하려는 것이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며 “KBS의 뜬금없는 서해교전 특집은 천안함 사건과 연결시켜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을 자극하고 선거에서 여당을 도와주겠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KBS가 공영방송의 책무를 저버리고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난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라며 “대대적인 모금 방송으로 추모분위기를 조성해 군에 대한 책임 추궁을 희석화시킨 것도 모자라, 서해교전까지 끌어들여 여당을 위한 북풍 조성에 노골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언론노조는 “서해교전 특집방송 제작 지시는 언론이기를 포기한 행위“라며 ”KBS가 진정 국민의 방송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면 이제 언론 본연의 자세를 되찾아야 한다. 끝내 국민을 외면하고 정부 여당의 홍보방송이 되고자 한다면 국민들은 KBS를 더 이상 언론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단호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KBS는 내일(20일)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결과 발표에 맞춰 오는 23일 <심야토론>에서 천안함 사건을 정리하는 스튜디오 토론을 방송하고, <KBS 스페셜>을 통해 ‘서해 교전’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내보낼 예정이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KBS는 ‘북풍 바람잡이’ 노릇을 중단하라
- 서해교전 특집방송 제작 지시는 언론이기를 포기한 행위이다 -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군 당국의 조사결과가 곧 발표될 예정이다. 어떤 근거와 결론을 내놓을지 지켜봐야겠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내렸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다음 주에는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있을 예정이다. 왜 이렇게 서두르는가? 6월2일 지방선거를 겨냥해 북풍을 유도하려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이런 가운데 KBS가 황당하고 어이없는 행태로 이같은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 맞춰 이번 주말 서해교전을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라는 지시가 사측으로부터 내려왔다.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자기 뜬금없는 서해교전 프로그램을 제작하라는 것은 누가 봐도 의도가 명백하다. 천안함과 서해교전을 굳이 연결시켜 국민들의 안보불안감을 자극하고 결국 선거에서 여당을 도와주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KBS가 공영방송의 책무를 저버리고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난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병사들의 시신이 인양되기도 전에, 진상이 규명되기도 전에 대대적인 모금방송으로 추모 분위기를 주도해 우리 군과 정부의 허술한 대응에 대한 책임 추궁을 희석화시켰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무상급식, 4대강 등 국민생활과 직결된 정책 이슈들은 외면한 채 천안함 정국을 통한 안보위기 조장에 앞장서 왔다. 급기야 선거가 코앞에 이른 지금은 그것도 모자라 서해교전까지 끌어들여 여당을 위한 북풍 조성에 노골적으로 나서고 있다.

언론에게 권력은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어야지 결탁과 추종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KBS가 진정으로 국민의 방송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면 이제 언론 본연의 자세를 되찾아야 한다. 낯 뜨거운 북풍 바람잡이 노릇을 당장 멈춰라. 끝끝내 국민을 외면하고 정부 여당의 홍보방송이 되고자 한다면 국민들은 KBS를 더 이상 언론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단호하게 심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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