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멤버의 교체, 춘추전국시대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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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방송 무엇을 말했나] 6월6일∼6월12일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선 멤버 교체와 하차 소식이 주를 이뤘습니다.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입니다. 아직은 뚜렷한 구심점이 없는데 아마 당분간은 ‘과도기’ ‘조정기’를 거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MBC 〈무한도전〉 과 KBS 〈1박2일〉이 아직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SBS 〈패밀리가 떴다2〉에 김희철과 장동민이 투입됐고, KBS 2TV 〈청춘불패〉역시 7명 중 3명이 교체됐습니다. 소녀시대 써니와 유리, 포미닛의 현아가 지난 11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청춘불패〉에서 하차했습니다. F(X)의 빅토리아, 애프터스쿨의 주연, 신인가수 김소리가 새로 투입된다고 합니다. KBS 〈천하무적 야구단〉도 탁재훈을 새 멤버로 끌어들였고, 임창정은 지난 12일 방송을 끝으로 연기생활에 전념하기 위해 하차했습니다.

▲ KBS 2TV <청춘불패> ⓒKBS
예능멤버의 교체와 하차, 아쉬움과 기대의 교차

또 지난 6일 방송을 끝으로 〈1박2일〉에서 김C가 하차했고, 〈해피버스데이〉에서 소녀시대 제시카도 지난 7일 방송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김C의 빈자리는 당분간 공석이 될 것 같은데, 김종민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김종민은 최근 〈무한도전〉에 컴백한 하하와 곧잘 비교가 되면서 종종 ‘비난’을 받기도 하는데요, 그의 예능감이 예전 전성기 때처럼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도 곧 새 멤버가 투입될 예정이라고 하니, 지금 예능은 멤버교체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시청자들 입장에선 맹활약을 펼쳤던 기존 멤버들이 하차하는데 대한 아쉬움이 많겠지요. 하지만 새 얼굴들에 대한 기대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이들이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러운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죠. 유재석과 이효리, 박예진 등 기존 멤버들이 하차한 이후 좀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패밀리가 떴다2〉의 전철을 밟지는 말아야겠습니다.

KBS ‘개그콘서트’ - 나를 술 푸게 하는 세상 폐지

KBS 〈개그콘서트〉에서 인기를 끌었던 ‘나를 술 푸게 하는 세상’이 결국 폐지 됐습니다. 지난 6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이 코너는 막을 내렸습니다. 아쉽습니다. 정치권에서 불편해하던 코너가 6.2 지방선거를 끝으로 막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제작진은 소재 고갈로 인해 코너가 폐지됐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언론계 안팎은 물론이고 시청자와 누리꾼들은 여전히 ‘정치권의 외압’이나 이를 의식한 KBS의 ‘자체적인 눈치 보기’에 비중을 싣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지난 4월 국회 문방위에서 “어떻게 김인규 사장이 KBS에 취임했는데도 이 프로그램에서 그런 대사가 나오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불편한 심기를 토로한 이후 외압설이 계속 제기돼 왔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달 26일 개그맨 박성광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주 개콘 나술세(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 통편집, 이유가 뭘까. 많이 터졌는데. 이유가 궁금해”라는 글을 올려, 외압설에 무게를 실어주기도 했습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유행어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은 사실 뉴스나 시사교양보다 훨씬 더 현실을 잘 풍자한다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정치권이 이 코너를 불편하게 생각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듯 싶습니다. 그런데 ‘봉숭아 학당’의 동혁이 형이 걱정이 되는 건 왜일까요.

월드컵이 시사교양에 미치는 영향

이번 주 시사교양은 월드컵 분위기를 물씬 풍겼습니다. SBS가 사실상 월드컵 체제로 가동되면서 다른 방송사들도 영향을 조금씩 받았기 때문입니다. SBS는 드라마와 예능 그리고 일부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제외하곤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월드컵으로 ‘도배’가 됐습니다.

▲ 그리스전에서 승리한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모습. ⓒSBS
지난 7일부터 SBS 〈8뉴스〉가 특집으로 방송되기 시작했고, 남아공 현지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뉴스와 교양, 예능을 비롯한 거의 모든 프로그램들이 ‘월드컵 체제’로 가동되고 있습니다. 아마 월드컵이 본격 시작되는 다음 주에는 SBS가 ‘월드컵 올인 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한국이 그리스를 2대0으로 완파하면서 월드컵에 대한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과 그리스 전이 열린 12일에는 방송3사 뉴스가 거의 월드컵으로 도배가 됐죠. 아마 이런 현상은 월드컵이 진행되는 내내 더욱 두드러질 겁니다. 이번에 중계를 하지 못하는 KBS와 MBC가 ‘정상적인 편성’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한국 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이 원칙적용이 어렵지 않을까요. 한국의 첫 경기 승리 이후 월드컵 올인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겁니다. 이해는 하지만 한편으로 언론의 저널리즘이 너무 실종되는 건 아닐지 하는 우려가 드네요.

정통 시사교양의 힘 보여준 ‘PD수첩’

이번 한 주 시사교양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건 MBC 〈PD수첩〉 ‘검사와 스폰서’ 2편이 아닐까 싶습니다. ‘검사와 스폰서’ 2편은 지난 9일 스폰서 검사 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방영이 됐는데, 검찰 스폰서 문화가 여전히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성행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스폰서 검사 진상규명위의 조사는 〈PD수첩〉의 방송내용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내놨습니다. 특검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스페셜〉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날 〈MBC 스페셜〉은 현역 최고령 탤런트로서 제2의 전성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순재 씨의 연기 인생을 조명했습니다. 스페셜의 카메라는 그의 세세한 일상을 빠짐없이 충실히 기록했습니다. 시트콤과 드라마 촬영장 그리고 대학 강의에 이르기까지 ‘이순재의 24시’를 담담히 카메라에 담아냈는데, 이 모든 스케줄을 소화해 내는 이순재 씨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왜 이순재 씨가 ‘존경 받을 만한’ 배우인지를 알 수가 있었습니다.

▲ MBC 스페셜‘순재날다’ ⓒMBC
월드컵 첫 경기 개막과 함께 편성이 돼 그 여파를 좀 받긴 했지만, 배우 이순재의 연기 인생이 궁금하신 분들은 〈MBC 스페셜〉을 한번 보기를 권합니다.

SBS 드라마 결방, 득일까 실일까

드라마는 절대강자가 없기 때문일까요. 전반적으로 약간 침체된 분위기입니다. 월화 드라마의 경우 MBC 〈동이〉가 시청률에서 앞서 가고 있는 가운데 SBS 〈자이언트〉가 조금씩 부상하고 있는 게 주목됩니다. 애초 MB 미화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가 제기됐었는데 회가 거듭될수록 시청률도 상승하고 있고, 드라마 자체도 조금씩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수목 드라마는 〈신데렐라 언니〉가 끝나고 KBS 새 수목드라마로 선을 보인 〈제빵왕 김탁구〉가 합류하면서 다시 경쟁이 가속화되는 양상입니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제빵왕 김탁구〉가 시청률(TNS미디어, AGB닐슨) 1위를 기록했는데, 이 추세가 지속되면 수목 드라마 평정도 한번 기대해 볼만 합니다. 화려한 배우들을 투입시킨 SBS 〈나쁜 남자〉도 나름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시청률만 놓고 보면 〈제빵왕 김탁구〉에 조금은 밀리는 듯한 모습니다.

▲ KBS 2TV <제빵왕 김탁구> ⓒKBS
문제는 SBS가 월드컵 체제로 전환되면서 당분간 SBS 드라마가 결방이 된다는 겁니다. 이것이 SBS에 득이 될지 아니면 KBS와 MBC에 새로운 기회가 될지 현재로선 판단하기가 힘드네요. 이걸 지켜보는 것도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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