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예능의 새로운 기대주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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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예능의 새로운 기대주 될 수 있을까
[이주의 방송 무엇을 말했나] 6월13일∼6월19일
  • 민임동기 기자
  • 승인 2010.06.20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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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해피선데이 - 남자의 자격〉ⓒKBS
SBS '일요일이 좋다' 새 코너 MC로 돌아오는 유재석. ⓒSBS
KBS 2TV 〈청춘불패〉새로운 멤버로 합류한 F(X)빅토리아, 애프터수쿨의 주연, 소리  ⓒ KBS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 중인 조권-가인 커플. ⓒMBC
SBS <인생은 아름다워> ⓒSBS
KBS 〈추적60분〉ⓒKBS

예능도 월드컵 바람을 피해갈 수 없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이번 한 주 예능도 월드컵 바람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사실 월드컵을 독점 중계하는 SBS 때문에 KBS와 MBC의 예능과 드라마가 ‘유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예상이 조금은 빗나가는 양상입니다. 오히려 화면도 마음대로 쓸 수 없고, 중계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내는 ‘우스운 모습’에 시청자들이 즐거워하는 모습마저 보이네요.

지난 13일 방송된 KBS 〈해피선데이 - 남자의 자격〉이 대표적입니다. ‘남자의 자격’팀이 남아공으로 가서 현지 응원을 하겠다고 했을 때, 경기장내 모습도 제대로 찍을 수도 없는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이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 KBS 〈해피선데이 - 남자의 자격〉ⓒKBS
하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비록 경기화면을 방송에 제대로 담지는 못했지만 서기철·이용수 해설위원의 ‘남자의 자격 버전 해설’이 보여준 새로운 묘미는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또 동대문 의류상점, 산후조리원, 〈1박2일〉에 나왔던 영양 지산리 동네어른들, 지하철, 성당, 지리산 노고단 대피소 등 전국 각 지역에서 한국대표팀을 응원하는 모습 등을 동시에 연결해서 보여주는 방식은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호응을 얻었습니다.

SBS 단독중계가 낳은 ‘이례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이것이 ‘이례적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는 정말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진 겁니다. 물론 화면사용 문제를 두고 KBS와 SBS가 서로 갈등을 빚고 있지만 이런 상황 때문에 만든 ‘절름발이 제작’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는 듯 합니다. 화면 사용 갈등이 어떻게 정리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 추세가 당분간 이어진다면 KBS에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걸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듯 싶네요.

황선홍 유상철 김태영, 그들이 주목받았던 이유

SBS 단독중계는 KBS와 MBC로 하여금 2002년 월드컵 주역들을 주목하게 만들었습니다. SBS 단독중계가 낳은 현상이라고 해야 하나요.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황선홍 유상철 김태영 선수는 KBS 〈남자의 자격〉(6월13일)과 MBC 〈놀러와〉(6월14일)에 잇달아 등장,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입담과 유머감각을 과시했습니다. 특히 김태영 선수의 예능감이 유난히(?) 돋보이더군요.

유재석의 SBS 복귀, 일요 버라이어티 ‘전쟁’ 예고

이번 한 주 예능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건, 유재석의 SBS 〈일요일이 좋다〉의 복귀가 아닐까요. 그동안 MBC 〈일요일 일요일 밤〉으로 복귀할 것이냐 아니면 SBS 〈패밀리가 떴다〉로 복귀할 것이냐를 두고 말이 많았는데 결국 SBS로 정리가 됐습니다.

▲ SBS '일요일이 좋다' 새 코너 MC로 돌아오는 유재석. ⓒSBS
SBS에서 유재석이 맡을 새 코너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버라이어티라고 합니다. “그동안 예능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독특한 형식”이라는 게 SBS의 설명인데 어찌됐든 기대를 하게 만드는 건 분명하네요. 가수 김종국과 하하, ‘리쌍’의 개리 등이 유재석과 호흡을 맞춘다고 하니 이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면서 색깔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사실 유재석의 SBS복귀를 두고 이런저런 논란이 있죠. 참여 멤버들의 면면을 봤을 때 ‘패떴’과 ‘무한도전’을 적절히 섞어 놓은 것 아니냐는 핀잔 비슷한 우려도 제기가 됩니다. SBS가 기획에 대한 고민 없이 유재석에 묻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나옵니다.

저 역시 5개월 전에 떠난 프로그램으로 다시 복귀하는 유재석이 과연 어떤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놓을 수 있을지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편에선 유재석 입장에서 봤을 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MBC 〈무한도전〉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밤’ 복귀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고, 일요일 저녁 KBS에선 강호동의 ‘1박2일’이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재석씨가 SBS 외에 다른 선택을 하기가 힘들지 않았을까요.

어쨌든 한 가지 분명한 건, 유재석의 SBS 복귀로 일요일 저녁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겁니다. 지금은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이 절대 강자 지위를 지키고 있지만, 유재석이 SBS 〈일요일이 좋다〉로 복귀할 경우 이 구도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죠. 최근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도 ‘뜨거운 형제들’이 호평을 받으면서 시청률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이들 프로그램이 정말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 같습니다. 아무튼 유재석의 SBS복귀가 일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매너리즘’ 방지 기능을 해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새로운 예능 기대주로 떠오른 빅토리아 

새로운 멤버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걸그룹 f(x)의 빅토리아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빅토리아는 지난 18일 KBS 2TV 〈청춘불패〉에서 애프터수쿨의 주연, 소리와 함께 G7멤버로 새롭게 합류했는데, 세 사람 모두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소화했습니다. 하지만 빅토리아의 적응력은 정말 놀랍더군요.

▲ KBS 2TV 〈청춘불패〉새로운 멤버로 합류한 F(X)빅토리아, 애프터수쿨의 주연, 소리 ⓒ KBS
이날 빅토리아는 중국 전통 복장을 입고 등장했는데 특히 거의 묘기에 가까운 앞구르기를 보여줘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빅토리아를 주목하게 된 건, 그녀의 농촌 적응력이었습니다. 중국 출신인 빅토리아는 한국말에 익숙하지 않죠. 그런데 이 어눌한 말투와 함께 특유의 발랄함이 더해지면서 그녀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신고식 차원에서 진행된 닭을 잡아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장면에서도 빅토리아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새로운 멤버들을 응원하려고 김종민 씨가 현장을 방문했는데 오히려 그보다 빅토리아의 예능감이 더 뛰어난 것 같더군요.

빅토리아는 이달 안에 MBC 〈우리 결혼했어요2〉에 닉쿤과 커플로 등장할 예정이라고 하니 또 한 명의 예능 기대주가 등장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장르와 형식을 빨아들이는 예능의 놀라운 흡수력

이번 한 주 예능은 ‘크로스’ 현상이 주목을 끌었습니다. 사실 이 크로스적인 현상은 새로운 얘기는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용적으로 점점 진화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특정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주목받은 내용’이 타 방송사 예능에서 그대로 이야기가 연결되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가 하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기도 합니다.

조권과 가인 커플이 대표적입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가상부부로 출연 중인 조권과 가인 커플은 지난 13일 〈패밀리가 떴다2〉에 출연했는데, 시청자들은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결’인지 아니면 ‘패떳2’인지 잠시 혼동했을 겁니다. 조권이 ‘패떳2’에 고정으로 출연 중이고 가인은 이날 게스트로 참여했을 뿐이지만, MBC에서 형성된 캐릭터를 타 방송사 예능에서 그대로 이어받아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 게 인상적입니다.

사실 조권·가인 커플은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방송을 매개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습니다. 지난 7일 MBC 〈놀러와〉에 김용준·황정음 커플과 출연한 이들은 ‘가상커플’이지만 ‘현실커플’도 가능할 수 있다는 걸 자신들의 입을 통해 보여줬습니다. 때문에 저는 이날 〈놀러와〉 방송 이후 ‘우결’을 보면서 ‘이것이 가상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는 건지 아니면 이들만의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장르와 형식을 빨아들이는 예능의 흡수력은 정말 날이 갈수록 대단해 지는 것 같습니다.

▲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 중인 조권-가인 커플. ⓒMBC
물론 한편에선 이런 프로그램 방식에 대해 ‘사생활 노출 마케팅’을 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서울신문 이은주 기자는 지난 15일 〈스타들 ‘열애설 마케팅’ 소속사 연예인 띄우기?〉에서  “감추는 것이 미덕이었던 스타들의 ‘열애설’이 TV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스타 마케팅의 한 형태로까지 자리잡는 추세”라면서 “하지만 논란을 일으켜 관심을 끌려는 ‘노이즈(noise) 마케팅’이 위험수위를 넘나든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은주 기자의 얘기를 좀 더 들어보지요.

“과거에는 인기 하락 등을 이유로 언급조차 꺼렸던 스타들이 열애설을 오히려 마케팅에 이용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일단 예능 프로 생산방식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TV 속 스타들의 언급이 인터넷 언론에 의해 거의 실시간 기사화되고, 다음날 인터넷 인기 검색어를 장악한다. 해당 연예인이 연예계 화제를 주도함은 물론이다. 이러다 보니 예능 출연자들은 대중의 관심을 손쉽게 끌 수 있는 ‘폭로성 열애 토크’에 집중하고,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스타들도 자신의 과거 열애설까지 끄집어내 홍보하는 양상이다.”

이 기자도 지적을 했지만 여기에 스타들의 열애설을 보는 대중의 시각 변화한 점도 주요한 원인이 된 듯 싶습니다. 어쨌거나 예능 프로그램의 흡수력은 앞으로 점점 강화됐으면 됐지 줄어들 것 같진 않네요. 하지만 역시 중요한 건 정도입니다. 솔직한 열애설은 대중들이 관심을 갖지만 열애설을 지나치게 마케팅으로만 활용할 경우 대중들은 외면을 하게 됩니다. 이 점은 제작진이 유념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막 내린 KBS ‘수상한 삼형제’가 남긴 것 

남아공월드컵이 예능과 드라마를 ‘초토화’ 시킬 것이라는 예상은 좀 빗나갔습니다. 일부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들이 월드컵 경기에도 불구하고 ‘의외의 선전’을 벌이면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한 주 드라마에서 주목해 볼 사안은 숱한 논쟁을 일으켰던 〈수상한 삼형제〉가 지난 13일 드디어(!) 막을 내렸다는 점입니다. 〈수상한 삼형제〉는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막장드라마’라는 혹평을 받았는데, 월드컵 기간 중에도 마지막 방송이 39.8%라는 시청률을 기록해 ‘수삼’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수상한 삼형제〉가 남긴 것은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게 훨씬 많습니다. 세계일보 이성대 기자가 지난 16일 지적한 것처럼 “ ‘수삼’이 억지 내용과 엽기 설정이라도 시청률만 좋으면 된다는 식의 한국 드라마 현실을 다시 보여준 작품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드라마 내용에서 경찰을 일방적으로 홍보한 부분은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 드라마의 작가는 바로 ‘조강지처클럽’으로 ‘막장 드라마’의 진수를 보여준 문영남 작가다. 그는 ‘수삼’으로 ‘막장 전문작가’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문 작가는 ‘바람은 불어도’ ‘정 때문에’ 등 작품성 있는 훈훈한 가족극으로 주가를 올렸지만 시청률 지상주의에 매몰돼 그동안 쌓아온 명성을 스스로 무너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일보의 이성대 기자의 평가입니다. 저 역시 문영남 작가가 ‘막장드라마’의 대표작가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예전의 작품에서 보여줬던 훈훈한 바람을 다시 접할 수 있는 날은 이제 어려운 걸까요.

김수현 작가, 월드컵으로 인한 드라마 결방에 유감

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김수현 작가가 월드컵 중계로 인한 드라마 결방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김수현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드라마 결방과 관련해 팬들이 섭섭함을 토로하는 의견을 올리자 “완전 월드컵에 당하는 테러”라면서 “다음 주말은 결방이 아닌 걸로 알고 있지만 16강에 진출하면 또 모르겠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 SBS <인생은 아름다워> ⓒSBS
SBS는 오는 22일부터 일부 정상편성을 한다고 밝혔는데 정말이지 김수현 작가의 말대로 한국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어떻게 될 지 솔직히 모르겠네요. 저도 월드컵을 좋아하는 쪽에 속하지만 〈인생은 아름다워〉의 골수팬이기도 한데, 이런 식으로 ‘장기간’ 드라마를 결방시키는 건 드라마 흐름을 완전히 끊어놓는 ‘횡포’에 가깝습니다. 다시 드라마를 한다고 해도, 드라마가 예전처럼 쉽게 연결이 될 지 모르겠네요. MBC 〈동이〉가 월드컵 기간 꾸준히 시청률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김수현 작가의 ‘불편한 심기’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본격 전쟁드라마의 시작

드디어(!) KBS 〈전우〉가 전파를 탔습니다. 방송 전부터 ‘반공드라마’ 논란이 불거졌는데, 당분간은 드라마를 지켜보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첫 회만 보고 판단하기는 좀 이른 것 같습니다. 이번 주 MBC에서 〈로드 넘버 원〉도 방송을 하게 되는데 당분간 브라운관에서는 월드컵과 전쟁드라마가 화두가 될 듯 싶네요. 치밀한 사전제작을 바탕으로 전파를 타게 되는 〈로드 넘버 원〉이 웃게 될 지, 아니면 〈전우〉가 반공드라마 우려를 불식시키고 미소를 지을 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사라진 시사교양에서 주목받은 ‘추적60분’

방송3사가 월드컵 뉴스로 도배를 했던 한 주였습니다. 입만 아프니까 이것과 관련해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월드컵 기간 동안 시사교양이 거의 맥을 못추고 있는데 그런 이유 때문일까요. 이번 주 가장 주목했던 프로그램은 KBS 〈추적60분〉이었습니다.

〈추적60분〉은 30여 세대뿐인 충남 보령의 한 작은 마을에서 암에 걸린 사람은 모두 19세대, 21명이나 된다는 사실을 주목했습니다. 우리나라 일반인구의 평균 암 발병률을 훨씬 웃도는 이런 수치는 어떻게 해서 생겨난 것일까요. 〈추적60분〉은 이 마을 주민들이 암에 걸리는 이유를 추적했습니다.

▲ KBS 〈추적60분〉ⓒKBS
〈추적60분〉이 고발하고 있는 내용은 충격적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접한 미군부대 환경오염 사건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생생한 영상’을 통해 보여줬기 때문이죠. 이 마을에 주둔했던 미군부대에서 경비 책임자로 일했던 안남식 씨는 당시 미군이 기름을 방류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고 하는데, 실제 이 지역 주민들은 비가 오면 땅에 기름이 뜨고 지하수에서는 기름 냄새가 나기도 했다고 증언합니다. 제작진이 토양과 지하수의 기름 오염여부를 확인해 봤는데, 발암물질로 알려진 PCE가 기준치의 50배나 검출이 됐습니다. 이 지역 주민들의 암 발병률이 왜 대한민국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안타까운 건, 이런 ‘좋은 프로그램’이 월드컵 분위기 때문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특히 〈추적60분〉의 경우 KBS 조직개편을 거치면서 예전의 PD저널리즘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래서였을까요? 이번 주 〈추적60분〉이 주는 울림이 더욱 컸던 것 같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에는 MBC 〈PD수첩〉 20주년 기념방송이 나갈 예정인데, 월드컵도 좋지만 〈PD수첩〉에 대한 관심도 한번쯤 가져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월드컵 ‘광풍’도 어쩌지 못한 MBC 휴먼다큐 ‘사랑’

MBC 휴먼다큐 〈사랑〉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월드컵도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이번 주 방송된 〈사랑〉은 동시간대 예능프로그램인 〈청춘불패〉와 SBS 2010 남아공 월드컵 경기 중계의 시청률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8일 방송된 〈사랑〉은 10.8%의 시청률을 기록, 같은 시간 방송된 〈청춘불패〉(9.1%)와 ‘독일 vs 세르비아 경기’ 시청률 10.2%를 앞섰습니다. 〈사랑〉의 최대 강점인 ‘눈물샘’이 월드컵 경기나 예능 프로그램보다 경쟁력을 가진다는 게 특이한 것 같습니다.

이날 휴먼다큐 〈사랑〉은 아동복지센터에 머물고 있는 아이들의 다양한 사연을 내보냈는데 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특히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들, 가족의 학대로 이곳에 오게 된 아이들,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아픔에 공감했던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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