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 보도본부 이관 거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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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일방적인 인사에 반발 … KBS PD협회 23일 총회

<추적60분>을 보도본부로 이관하는 KBS 조직개편의 후속 인사가 진행되면서 PD들의 반발도 격화되고 있다. 사측은 지난 18일 기존 <추적60분> 제작진을 보도본부 시사제작국으로 발령 냈고, PD들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추적60분> 제작진은 “납득할만한 이유를 대지 못한 채 강행한 보도본부 이관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줄곧 ‘PD저널리즘 위축’을 우려하며 사측의 해명을 요구해왔지만, 간부들은 “BCG(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팅 결과”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추적60분> PD들은 사무실에 보도본부 이관을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고, 지난 21일부터는 신관 정문 앞 등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또 “본인의 뜻에 반하는 인사는 내지 않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추적60분>의 김범수 PD가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보도본부 이관을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추적60분> 제작진
KBS PD협회(회장 김덕재 한국PD연합회장)는 23일 낮 12시 본관 민주광장에서 총회를 열고 사측의 방침을 규탄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추적60분> 제작진과 KBS PD협회 집행부는 ‘집단 삭발’로 보도본부 이관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추적60분>의 김범수 PD는 지난 21일 사내게시판(코비스)에 글을 올려 <추적60분>의 보도본부 이관 등의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고, 이를 일방 추진한 김인규 사장 등 경영진의 행태를 비판했다.

김 PD는 글에서 “BCG가 정말 <추적60분>을 보도본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을까.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으니 자꾸 의심이 든다”며 “BCG는 제작진을 상대로 어떠한 조사도 하지 않았다. PD저널리즘에 불신을 갖고 있는 경영진 누군가가 그런 결론을 내렸을 텐데, 그는 바로 김인규 특보사장”이라고 꼬집었다.

▲ <추적60분> 사무실은 보도본부 이관을 규탄하는 현수막과 손팻말로 도배됐다. ⓒ<추적60분> 제작진
이 글은 1500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40여건의 지지 댓글이 달리는 등 반향을 일으켰지만, 사측의 ‘보류’ 조치로 하루 만에 읽을 수 없게 됐다. 회사를 비판하는 글이 본인 동의 없이 사라지자,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엄경철) 등은 즉각 반발했다.

KBS본부는 22일 “공영방송 KBS 내부에서조차 표현과 언론의 자유가 보장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낀다”며 엄경철 위원장 명의로 이 PD의 글을 다시 게재했다. KBS본부에 따르면 해당 글은 이화섭 시사제작국장이 ‘경영진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삭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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