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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 등 ‘전임자 축소’ 우려 … 협상은 ‘지지부진’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가 다음달 1일 본격 시행되면서, 방송계에도 노조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 당장 타임오프제가 시행되면 회사에서 급여를 받으며 노조 활동을 하는 ‘유급 노조 전임자’ 수가 제한된다.

하지만 노조는 최대한 전임자 수를 유지하려 하고, 사측은 ‘강한 단속’을 예고한 노동부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협상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타임오프제 적용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방송사 노사는 상당수가 여전히 협상을 진행 중이다.

조합원이 5000여명에 이르는 KBS는 노동부 지침에 따라 최대 1만 4000시간의 근로면제 시간을 쓸 수 있다. KBS는 이달 초 사내 7개 노조(KBS노동조합,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자원관리지부·계약직지부, 관현악단노동조합, 공정방송노조, 방송전문직노조)에 공문을 보내 자율 교섭을 통해 근로면제시간을 나누라고 제안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 지상파 방송3사.
이미 단체협약을 통해 전임자 수를 절반(24명→12명)으로 줄이고, 임금을 자체 부담키로 한 KBS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은 “노동부 지침대로 각 노조 규모에 비례해 타임오프를 나눠 쓰겠다”는 입장이다. KBS는 연간 2000시간씩 쓰는 풀타임 전임자 7명을 둘 수 있고, 파트타임(연간 1000시간)을 사용하면 인원 한도는 14명이다.

최성원 노조 공정방송실장은 “(조합원 4000여명의) KBS노조는 산술적으로 풀타임 전임자 수가 5.3명으로, 최대 11명까지 쓸 수 있다”며 “관현악단 노조 등 일부 노조와 타임오프 사용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시행일인 7월 1일을 넘기더라도, 임금 지급이 이뤄지는 내달 말까지는 논의를 마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엄경철)는 단체교섭 결렬에 따른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타임오프제 시행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엄경철 위원장은 “언론노조 차원에서 KBS본부와 계약직지부, 자원관리지부와 함께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MBC 노사는 이번 주부터 타임오프제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현재 언론노조 파견을 포함해 9명의 전임 집행부가 있는 MBC 노조는 타임오프제가 시행되면 전임자를 5명으로 줄여야 한다. 현 시점에서 노조의 목표는 ‘전임자 수 유지’다. MBC 노조 관계자는 “위원장은 사실상 해고 상태여서 실질적으로 회사에서 급여를 주지 않고, 나머지 8명 가운데 3명에 대해선 다른 방법이 없는지 찾아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방송사는 타임오프제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노조 OBS, CBS, YTN 지부는 현행처럼 2명의 노조 전임자를 유지할 수 있다. EBS지부는 최대한도인 5000시간을 사무처장 2000시간, 지부장·간사·언론노조 파견자가 각 100시간씩 나눠 쓰기로 했다.

SBS본부(600여명)와 아트텍 지부(270여명), 뉴스텍 지부(200여명)는 모두 현재대로 각각 3명, 2명, 2명의 노조 전임자를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SBS 노조의 타임오프 쟁점은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이다. 최 위원장은 현재 ‘상급단체 파견’ 상태다. 이윤민 노조위원장은 “회사 쪽은 노동부 매뉴얼을 준수하려 할 것”이라며 “최상재 위원장 문제는 개인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언론노조 파견자를 확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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