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돌’의 들뜬 목소리 듣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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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4] ⑤ KBS 쿨FM ‘나르샤의 볼륨을 높여요’ DJ 나르샤

나르샤를 만난 날은 여러모로 특별했다. 지난 9일은 그녀가 첫 솔로앨범 활동을 시작한 날이었고, <볼륨을 높여요>에 ‘게스트’로 출연해 라이브로 신곡을 선보인 날이기도 했다.

앨범 활동에 예능 프로그램 출연까지 정신없는 일정을 소화하는 ‘아이돌’이지만, 나르샤는 매일 라디오 부스에 들어올 때마다 들뜬다. <볼륨을 높여요> DJ로 세 번째 달을 맞게 된 그녀는 “점점 제 목소리를 찾는 분들이 생긴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그 세대가 그렇듯 나르샤도 학창시절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를 들으며 자랐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프로그램의 DJ가 된 것은 “상상하지 못한 얼떨떨한 일”이었다. ‘볼륨’을 듣고 자란 소녀는 이제 DJ가 되어 예전 자기 나이 또래의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 <나르샤의 볼륨을 높여요> ⓒKBS
설렘이 컸던 만큼 나르샤는 첫 방송을 앞두고 ‘워밍업’을 많이 했다. PD와 작가를 만나 방송 며칠 전부터 녹음하면서 연습했다. “제 목소리가 없었으니까, 완벽한 톤을 찾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죠. 근데 막상 방송 들어가니 다 까먹더라고요.(웃음)”

첫 방송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던 건 그녀의 보이지 않는 노력 덕이었다. 그래도 그녀는 “아직 준비가 필요하다”며 “자기 목소리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주변에선 지금도 목소리가 들떠있다고 해요. 좀 더 편안하고 안정적인 목소리를 찾아야죠.”

저녁 8시에 방송되는 <볼륨을 높여요> 청취자는 10대 청소년이 많다. 하지만 나르샤가 진행을 맡은 뒤로는 청취층이 초등학생부터 주부까지 다양해졌다. 그녀는 그 이유를 “예능 프로에서의 털털한 이미지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얘기하면 들어줄 것 같은 편한 언니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가 DJ 하면서 주부님들도 사연을 많이 보내주시고, 초등학생 청취자도 많이 늘었어요. 특히 요즘 초등학생들이 연애 상담을 많이 해요.(웃음)”

▲ 나르샤 ⓒ내가 네트워크
<나르샤의 볼륨을 높여요>의 매력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녀는 “적당히 진지하고 적당히 재밌는 방송”이라고 했다. 또 “적당히 야한 개그도 있다”는 ‘성인돌’ 다운 답변도 빠뜨리지 않았다. 나르샤는 “야한 농담을 청취자들이 정말 야하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겠지만, 장난으로 받아들여주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솔직하고 거침없을 것 같은 그녀가 꿈꾸는 DJ의 모습은 의외로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DJ”다. 나르샤는 MBC <음악캠프>의 배철수를 롤모델로 꼽았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듣고 있으면 아무 생각이 안나요. 너무 편안하고 목소리도 좋잖아요. 조용조용 천천히 얘기하는데 지루하지 않는 건 그분만의 매력인 것 같아요.”

<나르샤의 볼륨을 높여요>의 클로징은 ‘예상외로’ 정공법을 택한다. “PD가 말투를 마음에 들어 했다”는 클로징 멘트는 아이돌 그룹의 인기에 편승해 스쳐가는 DJ가 아니라, 라디오에 대한 진지함이 묻어있는 것 같아 반갑다. “저는 내일 8시까지 먼저 와서 기다릴게요. 지금까지 나르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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