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기자회견’ 조선일보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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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기자회견’ 조선일보만 없다
[미디어클리핑] 오락에 물든 교양 프로그램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07.20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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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7월 20일자 1면.
한겨레 7월 20일자 22면.
동아일보 7월 20일자 23면.
▲ 한겨레 7월 20일자 1면.
‘트위터 블랙리스트’ 발언으로 KBS로부터 고소당한 방송인 김미화씨가 19일 자신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문건을 공개하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KBS는 “얼토당토않은 일”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한겨레>는 KBS 블랙리스트 존재 유무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한층 깊어지는 모양새라고 보도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영등포경찰서 출두 직전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BS가 지난 4월5일 작성해 제작현장에 내려보낸 ‘임원회의 결정사항’을 제시했다.

이 문건은 “일부 프로그램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내레이터가 잇따라 출연해 게이트키핑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내레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프로그램의 경우는 내레이터 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적임자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쓰고 있다. 김씨는 임원회의 전날 방송된 ‘다큐 3일’에서 내레이터를 맡았다.

기사에 따르면 임원회의 직후 이 문건 등을 근거로 사내외에서 ‘블랙리스트 논란’이 불거지자, KBS 경영진은 김씨 내레이션의 ‘호흡과 발음의 작위성 및 띄워 읽기의 부정확성’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줄곧 해명했다.

KBS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낸 반박자료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내레이터’란 표현은 이념적·정치적 논란이 아닌 내레이터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을 말한 것으로, 이 문건이 특정인을 겨냥한 ‘블랙리스트’의 실체로 거론되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김미화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미디언을 슬프게 하는 사회가 서럽고 슬프다”고 했다. 그는 또 “만약 제가 그날 트위터에 올렸던 개인적인 푸념이 대한민국에서 죄가 된다면 기꺼이 수갑을 차겠다”고 덧붙였다.

20일 주요 일간지는 ‘KBS 블랙리스트 파문’을 촉발시킨 김미화씨의 기자회견을 대부분 사회면 기사로 다뤘으나, 유일하게 <조선일보>는 이 내용을 다루지 않았다. 한겨레는 1면과 4면에 관련 기사를 비중 있게 배치했다.

왕상한 “KBS 블랙리스트? 과연…”

KBS <심야토론>의 진행을 맡고 있는 왕상한 서강대 교수는 <중앙일보>에 기고한 시론을 통해 KBS 블랙리스트의 존재에 의문을 제기했다.

왕 교수는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한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은 지금도 변함없이 KBS 라디오 <경제포커스>를 진행하고 있다며 “KBS에 과연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면 가능한 일일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TV 책을 말하다>가 자신 때문에 없어졌다”는 문화평론가 진중권씨의 주장에 대해 “진행자도 아닌 출연자를 이유로 프로그램을 폐지했다는 주장은 나로서는 참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왕상한 교수는 또 “나도 한때는 ‘TV 책을 말하다’의 진행자였다. 2006년 1월부터 2년9개월간 진행했다. 내가 물러난 것도 당시 정관용·윤도현씨와 같은 때”였다며 “김대중 정부 시절 통상전문관, 노무현 정부 때 무역위원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지만 내가 그런 이유로 물러났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왕 교수는 “나는 운 좋게도(?) 지난 5월 봄개편과 함께 KBS의 대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생방송 심야토론’의 진행자로 발탁됐다. 방송경력 11년에 방송대상 진행자상을 수상한 경력이 작용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내가 2008년 당시 블랙리스트에 올라 물러났다면 가능한 일이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한겨레 “정운천 ‘PD수첩’ 소송, 농식품부 편법 지원”

한겨레는 20일치 사설을 통해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전 정책관이 MBC <PD수첩>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에 농식품부가 억대의 변호사 수임 예산을 책정한 것을 비판했다.

사설은 “농식품부는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직원 2명을 위한 법률자문료라고 주장하지만 옹색한 변명”이라며 “정운천·민동석 두 사람의 개인 소송을 지원하기 위해 농식품부가 조직적으로 나섰다고 봐야한다. 이쯤 되면 정부가 국가예산으로 개인의 소송 비용을 편법 지원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또 “전직 장관이라는 이유로 부처 예산을 집행해 지원했다면 횡령의 혐의를 벗기 어렵다”며 “국가예산을 목적 범위를 벗어나 남용했다는 점에선 다른 법률적 책임도 추궁해야 마땅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정부 내부에서 문제되지 않고 넘어갔는지 의아하다”고 덧붙였다.

오락 물든 교양 프로그램

<동아일보>는 “사회 현안을 다루는 두 편의 TV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예능물에 익숙한 연예인들이 나서고 있으나 진행 자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락물에서 활동해온 이들이 사교육이나 여성, 인터넷 실명제 등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전문성 없이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 진행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MBC 파일럿 프로그램 <휴먼스토리 당신의 WHY>의 MC 박명수는 ‘교양’ 프로그램에서도 그동안 선보인 ‘호통’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방송에서 스타강사로 연봉 18억원을 벌다 무료 인터넷 강의를 하는 이범씨에게 “미친 것 아닙니까? 연봉 18억에 왜 관둔 거예요?”라고 물었다.

기사에 따르면 시청자 게시판에는 박명수의 진행에 대해 “속 시원하게 질문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비신사적인 어투가 어이없었다. 사교육 같은 중요한 주제를 다룰 땐 조금 더 진지해졌으면 좋겠다”는 지적이 올라왔다.

▲ 동아일보 7월 20일자 23면.
매주 금요일 방송되는 MBC <여자가 세상을 바꾼다-원더우먼>은 방송인 현영 유채영과 배우 홍지민 홍은희 이채영 등 여성 연예인 5명이 공동 MC를 맡고 있다.

동아는 “이 프로는 여성에 대한 각종 편견을 깨자는 취지로 ‘위기상황 대처하기’ ‘길치 극복하기’ 등 매회 한 가지 주제를 정해 도전하는 형식”이라며 “교양프로의 간판을 내걸었지만 MC들의 언행은 예능 프로그램과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9일 방송에서는 ‘여자들이여, 시사를 알자!’라는 주제로 여성 MC와 대학생들이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토론했다. 이채영이 토론 도중에 상대 토론자에게 “너무 어려워요”라며 몸을 흔들면서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방송되자 시청자 게시판에는 “여자가 토론으로 인정받기보다 미인계나 애교를 써야 한다는 것이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기사에 따르면 또 MC들이 ‘여성을 위한 정책 만들기’를 내걸고 동료 연예인들을 인터뷰한 내용은 “일처다부제를 하자” “남자들도 겨드랑이에 제모해라” “아기를 남자들이 낳게 하자” 등 말장난 일색이었다.

‘답답한 청춘’들을 춤추게 했다 … UV 신드롬

동아는 개그맨 유세윤과 가수 겸 DJ 뮤지로 구성된 ‘UV’가 9일 발표한 두 번째 미니앨범 ‘집행유애(Back to the Dance)’가 ‘소심남’과 ‘1990년대에 대한 향수’를 내세우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집행유애’ 가사는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소심해지는 남자들의 심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네가 키스 잘할 때는 불안해져 난, 나 만나기 전에 얼마나 많이 했는지, 네가 키스 못할 때도 불안해져 난, 연인이라 형식적인 키스하는지”와 같은 가사는 남자들이 감추고 싶어 하는 소심함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또 집행유애는 듀스, 솔리드, 룰라 등 1990년대 유행하던 댄스그룹의 노래와 비슷한 멜로디로 구성돼 있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화면 구성, 색감 등에서 1990년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 시대에 유행하던 뮤직비디오에서 한 번쯤 본 듯한 큰 춤동작과 손짓, 폐차장 등의 배경이 이어진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신은 유세윤에게 표절을 초월한 힘을 줌. 대박’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등록된 집행유애 뮤직비디오 조회 건수는 다 합쳐 10만 건을 넘었다.

EBS, 학력 논란 이선민씨 출연 정지

EBS가 학력과 학위논란을 불러일으킨 <스타잉글리시> 진행자 이선민씨의 출연을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EBS는 “이씨에 대한 학력논란이 일면서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미국 현지 조회와 검증을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씨가 논란 과정에서 진행자로서의 권위를 잃었고 더 이상 시청자의 신뢰를 받지 못하게 됐다고 판단해 프로그램 진행을 중단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방송되었던 이씨의 프로그램 다시보기도 모두 삭제키로 했다.

가수 타블로의 친형이기도 한 이씨는 방송계에 진출하면서 미국 브라운대를 거쳐 컬럼비아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딴 것으로 알려졌으나 석사과정은 마치지 못한 사실이 알려져 최근 논란이 됐다. 논란이 일면서 이씨는 지난 9일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통해 “지금까지 일한 곳에서 단 한번도 석사학위를 취득했다고 어떤 형태로든 거짓말한 적이 없다. 브라운대 학사 출신으로 굳이 그런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EBS 관계자는 “이씨의 해명이 시청자의 의혹 제기에 겸허하게 응대했다기보다는 불성실하고 거친 자세로 일관해 오히려 시청자들의 불만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하면서 “EBS 강사를 비롯한 출연자들은 보다 엄정한 도덕적 자세와 교육자적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BS는 새 강사를 영입하는 대로 프로그램을 계속 방송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서 식지않는 ‘박용하 추모’

지난달 30일 자살로 세상을 떠난 배우 겸 가수 박용하는 어느덧 한국에선 서서히 잊혀져가고 있지만, 일본에선 그냥 떠나보낼 수 없는 팬들의 추모 열기가 식을줄 모른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 한겨레 7월 20일자 22면.
긴 장맛비가 그치고 땡볕이 내리쬔 18일 오후 일본 도쿄 유라쿠초 국제포럼. 박용하 헌화식에서는 일본 전역에서 몰려든 1만4500명의 일본 팬들이 그의 명복을 비는 카네이션 꽃을 바쳤다고 일본 뉴스 전문 인터넷 매체인 <제이피 뉴스>가 19일 전했다.

박용하는 2003년 일본에서 <겨울연가>로 인기를 얻은 이후 지금까지 9장의 싱글앨범, 8장의 정규앨범, 17장의 DVD 타이틀을 발매해 합계 100만장이 넘는 판매를 기록하는 등 일본에서 주로 가수로서 큰 인기를 얻었다.

지드래곤 소속사 YG, 공연법 위헌심판 신청

서울동부지법은 가수 ‘지드래곤’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YG)가 공연법의 연소자 관람금지 조항과 양벌규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고 19일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공연법의 연소자 관람금지 조항은 법적으로 만 18세 이하인 연소자들이 유해공연물 관람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공연과 달리 영화 관람은 12세 이상, 15세 이상 등 연령대별로 관람 등급을 세분화하고 있다. 양벌규정은 법인의 대표자나 종업원이 업무와 관련한 죄를 지었을 때 행위자 처벌과 별도로 법인에도 책임을 묻는 규정이다. 청소년보호법은 위헌 결정이 내려졌지만 공연법에는 양벌 규정이 지금도 적용되고 있다.

YG 측은 “영화 관람에는 세부적으로 나눠진 관람등급이 공연물에 대해서만 18세 이상으로 획일화된 것과 죄에 대한 책임을 이중으로 묻는 양벌규정 모두가 위헌”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지드래곤이 청소년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듯한 내용의 공연을 한 것과 관련해 이 공연의 연출 책임이 있는 YG와 공연팀장 정모씨는 유해 공연물을 공연하도록 한 혐의(공연법 위반)로 올해 3월 각각 벌금 300만 원에 약식기소됐다. 하지만 최근 YG 측이 정식 재판을 청구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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