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희룡 사무총장 인터뷰 전문 | | 홍지명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공천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한나라당 신임 사무총장에 중립 성향의 원희룡 의원이 결정됐습니다. 과감한 선택이라는 일부 평가 속에 변화에 대한 기대도 함께 나타나고 있습니다. 원희룡 새 사무총장 연결해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원희룡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원희룡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우선, 사무총장으로서의 소감 또 향후 포부에 대해서 좀 말씀해주시죠.
원희룡
한나라당 우리 집권 후반기를 맞으면서 참 어려운 시기거든요. 국민들이 국정에 대한 실망도 있고요, 당내에도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 6월2일 지방선거 때 참패를 했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오는 선거에서 과연 국민들의 지지를 어떻게 받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 참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로 심각한 고민들을 안고 있습니다. 이런 때에 당의 살림과 앞으로의 방향을 정비할 그런 책임을 맡았기 때문에 참 무거운 짐이구요. 어쨌든 간에 변화의 방향은 나와 있는 만큼, 앞으로 보다 서민적인 정당, 그리고 젊은 정당으로 변화를 해야 되겠습니다. 그 방법을 막연히 그런 변화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당내, 또 당 안팎에 국민과 정권과 두루두루 소통을 통해서 변화해나가는 데 모든 열정을 바치겠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재보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는데, 주말에 지원 유세를 좀 다녀보셨던가요.
원희룡
우리 당 대표님과 원내대표님, 그리고 다른 의원님들이 나가 계시고요. 저는 서울에서 상황실을 챙기고 있습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어떻습니까, 전체적인 판세, 어떻게 보십니까.
원희룡
기본적으로는 우리 정권 후반기를 맞으면서 정권 심판 분위기가 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에, 저희들은 국민들로부터 한 마디로 매를 맞는, 그런 심정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제 국민들도 아주 엄한 채찍을 한나라당에 주셨지 않습니까. 하지만 저희들이 호소하고 있는 것은 이번 8곳의 보궐선거는 무슨 전국적인 정치 쟁점을 가지고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가 아니라, 정권에 대한 채찍은 이미 충분히 맞았기 때문에,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일꾼을 뽑아 달라, 그리고 한나라당이 집권여당으로서 최소한의 일할 수 있는 그런 기력은 좀 주셔야 되는 것 아니냐, 그런 입장에서 선거를 뛰고 있습니다.
홍지명
네. 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데, 알다시피 강용석 의원의 발언 논란, 또 민간인 사찰 문제, 이런 것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것이 재보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 이런 평가도 있습니다. 이런 건 어떻게 보십니까.
원희룡
우선 먼저 두 사건 모두 뜻하지 않게 국민들에 충격을 주고, 또 사찰 의혹은 아직 진상은 나오지 않았지만, 많은 의혹과 걱정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집권여당으로서 너무나 죄송합니다. 거듭 죄송한 마음이구요. 이미 그런 악재로 인해서 국민들에게 혼이 날 내용이 있다면 저희들은 그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그것을 피하거나 회피하거나 꾸물거릴 생각은 전혀 없고요. 우리 강용석 의원 사건이나 우리 정치인 또는 민간인 사찰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서, 밝혀지는 진실만큼 책임질 것 책임지고 또 책임을 물을 것은 책임을 묻고 그렇게 해서 앞으로 재발 방지할 수 있는, 뒤늦었지만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그런 조치들을 취하겠습니다.
홍지명
네. 주말 동안 야권 후보 단일화가 진통 끝에 합의를 했습니다. 은평의 경우는 오늘 오후에 발표를 한다고 하고요, 충주의 경우는 이미 단일화가 됐고. 야권 단일화를 보는 생각은 어떻습니까.
원희룡
단일화라는 것은 한마디로 말하면 정치 연합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정책의 공통성을 가지고 두 정치 세력이 합쳐서 국민들에게 무엇을 하겠다 라든지 이런 내용의 정당성이 있어야 되는데요, 이번 단일화는 그런 서로의 정체성이나 정책을 서로 아주 비방하다가 막판에 패색이 짙어지니까 선거 패배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그런 술수라는 느낌이 강하고요. 또 하려면 진즉에 하든지 해야지, 지금 투표를 이틀 앞두고 지금 하고 있는데요, 이미 부재자 투표는 발송이 됐는데 그럼 부재자 투표를 한 부재자들의 투표권을 사표로 만드는, 그런 헌법에 위반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저희가 앞으로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하겠습니다만, 유권자들에 대한 자세가 아닐 뿐만 아니라 그런 점에 있어서 너무나 정당성이 없고, 시기적으로 늦었고, 국민들에게 야권의 정책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반정부 투표를 해달라고 해서 자신들의 단일한 후보를 내세워서, 지금 지역에 따라서 매우 고령의, 사실은 정책이나 인물도 불투명한 이런 후보로 만일 단일화가 된다고 한다면, 이는 국민들의 눈높이를 무시하는 결과다, 그런 면에서는 경우에 따라서 플러스 알파가 아니라 마이너스 알파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저희들은 국민들의 눈높이를 믿습니다.
홍지명
정책 연합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야권에서는 현 정권 심판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뭉치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원희룡
네. 아, 그런 면에서는,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고 한다면, 사실 처음부터 과연 어떠한 정책과 어떠한 인물을 기준으로 내세울 것인지에 대해서 충분히 시간이 있었지 않습니까. 막판까지 그냥 자기 당에 유리한 걸 끌고 가기 위해서 상대 당을 공격하고 비방하고 이러다가 막판에, 그것도 여론조사라는 걸 가지고 국민들이 무조건 그것을 받아들여라, 그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홍지명
네. 어떻습니까,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혹시 일부 반대급부를 준다든지 무슨 뒷거래가 있다고 보십니까.
원희룡
특히 저희는, 충주의 경우에는, 단일화의 대상이 정당 후보 간이 아니라 민주당과 한나라당 출신의 무소속입니다. 그리고 그 무소속 후보는 여론조사 상 아주 현저하게 하위권을 달리고 있었는데, 주요 정당과 아주 극소수의 지지자를 가지고 있는 하위권 무소속 후보 간에 어떠한 단일화의 정당성이 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 무소속 후보는 선거가 끝나고 나면 민주당에 입당하겠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반대급부가 있었거나 약속이 있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고요. 그런 점에 있어서 저희들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입니다. 민주당이 스스로 밝히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일각에서는 단일 후보를 결정하고 알리는데 시간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만, 단일화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고 계십니까.
원희룡
지금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예를 들어 처음부터 정권 심판, 그리고 정권 심판에 대해서 후보들이 어떤 일을 하겠다, 최상의 인물이 무엇이다 이렇게 해서 충분히 유권자들과 소통이 되고 교감을 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면, 저희들이 두려움에 떨어야 될 상황이죠. 하지만 아무런 내용적인 조율도 없고, 인물도 과연 최선의 인물이라고는 볼 수 없는, 왜냐하면 민주당은 애초에 공천부터 그 내부에 계파 갈등의 소산으로 아주 인물이나 아니면 여러 가지 정책이나 이런 면에서 사실 후보들을 너무 안이하게 냈다고 봅니다. 만약에 후보들을 젊고 참신하고 유권자들에게 호소력 있는 인물을 내세웠다면 한나라당이 지금보다 훨씬 고전했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막판에 그냥 단일 후보니까 지지해라, 그리고 반MB를 위해서 무조건 지지를 해라, 묻지 마 반정부 반MB 투표를 해라, 이런 점에 대해서는 과연 유권자들이 얼마나 동의를 할 지, 그런 점에서는 오히려 민주당의 오만한 자세에 대해서 마이너스 알파의 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홍지명
지금은 선거 여론조사를 발표할 수 없는 기간이긴 합니다만, 나름대로는 아마 각 당에서 여론조사를 계속하고 있을 거고요.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사실 사전 여론조사의 정확성이 상당히 흔들리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는 여론조사 결과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원희룡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틀리고 싶어서 틀렸겠습니까. 그게 아니고 최선을 다해서 조사하는데, 표본을 모집하는데 문제점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전화 여론조사로는 잡히지 않는, 직장인 또는 젊은 층 또는 응답을 거부하는 층의 민심이 충분히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은 이제 5%가 틀리다, 10%가 틀리다, 이런 게 아니라 극과 극으로 틀릴 수가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흐름이 이렇다는 참고용으로만 저희들이 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그렇다면 몇 군데 우세 지역으로 분류하는 것도 확실한 확신을 갖기는 좀 어렵다는 말씀이신가요.
원희룡
예. 저희들이 우세하다, 불리하다 이것은 여론조사 숫자도 참고는 하지만, 그 지역의 바닥에서 유권자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선거구도가 어떻게 되어 있느냐, 그런 점을 저희들이 일선에서 실증적으로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거죠.
홍지명
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회동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만날 수는 있지만, 주목할 만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겠느냐, 여기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 좀 많은데, 두 분이 만날 경우 그 의미를 어떻게 보십니까.
원희룡
두 분은 지난 몇 차례 만나고 나서 좀 후유증들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번에는 만나야 된다는 원칙에는 두 분 다 공감을 하고 계시고요, 대신에 만나서 좋은 결과가 나와야 된다는 것도 공감을 하고 계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사전에 준비와 조율이 충분히 된 상태에서 그런 시점에서 그런 방식으로 만남이 이뤄져야 되지 않겠나, 그런 공감이 있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홍지명
중립 성향인 원 의원께서 사무총장으로 발탁되신 만큼, 앞으로 개각이라든지 당직 개편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당내 친박계 인사들이 좀 중용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원희룡
저는 개각에 대해서는 잘 알 수가 없고요. 그것은 인사권자께서 하실 일입니다만, 아마 탕평, 화합, 이런 정신은 이어질 것이라고 저는 봅니다. 뿐만 아니라 당직 개편에 있어서는 예를 들어 계파가 특정 계파이기 때문에 소외를 시킨다, 이런 일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당무에서도 정말 가장 최선의 인물들이 돌아가면서 나서서 당을 위해 봉사를 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 당직 인선에 있어서는 폭넓은 탕평책이 펼쳐질 것으로, 그렇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홍지명
그리고 강용석 의원에 대한 제명 절차는 어떻게 됩니까.
원희룡
지금 당내에서는 재심 신청으로 일정한 절차가 길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미 사실 관계가 달라지거나 번복될 것이 없다고 한다면, 절차가 일부러 끌거나, 아주 뭐 먼 장래로 미뤄지거나 그러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뭐 당장 뭐 급하게 서두르지도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끌거나, 아니면 상황이 바뀌기를 기다리거나, 이런 식의 국민들이 볼 때에 꼼수는 일체 발붙일 수 없을 겁니다. 그것은 제가 약속드리겠습니다.
홍지명
예. 긴급 의총을 열 만큼 그렇게 시급한 사안은 아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원희룡
그런 게 아니라, 7-8월은 소속 의원들 자체가 밀려있는 외교활동을 하러 나가 있는 의원도 있고 지금 재보궐 선거를 치르느라고 지역구에 나가있는 의원들도 많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의총은 출석 과반수가 아니라 재적 2/3의 찬성으로 의결을 해야 됩니다. 그래서 재적이 확보될 수 있는지, 그러한 적절한 시점에서 우리 원내대표께서 판단을 하실 겁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사무총장을 맡으신 만큼, 아마 2012년 총선 공천권에 상당한 힘을 갖게 되실 텐데, 공천에 대해서는, 좀 성급합니다만, 어떤 기준을 좀 갖고 계십니까.
원희룡
공천, 지난번에는 특히 계파 문제를 가지고, 공정하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엄청난 후유증을 남기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는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서, 또 중립적인 인사들에 의해서 공천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되겠고요. 그런 점에서 지난 번 쇄신특위에서도 공천제도에 초점이 맞춰져서 개혁이 진행됐었고요. 이번에도 나경원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해서, 공천개혁특별위원회가 이번 주 중으로 구성이 될 겁니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이런 다의적인, 개인의 실세가 개인적인 영향력을 쓰는 파행이 있을 수 없도록, 객관적이고 중립적이고 정말 좋은 인재가 공천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제도를 마련하는 데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홍지명
오늘 질문드릴 게 많은데,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요. 앞으로도 가끔 인터뷰로 모시겠습니다.
원희룡
네, 알겠습니다.
홍지명
지금까지 한나라당 원희룡 신임 사무총장이었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