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공직자 검증기능 포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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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공직자 검증기능 포기했나
8·8 개각 둘러싼 보도행태 도마 … “출입기자단 폐해 ‘담합’ 불렀다”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08.1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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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8월 9일자 3면.
동아일보 8월 9일자 1면.
정부의 ‘8·8 개각’을 둘러싼 언론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엠바고(보도유예)를 수용하면서 흔한 하마평 보도조차 찾기 어려웠던 이번 개각은 발표 이후에도 검증 보다는 정부가 강조한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데 그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엠바고를 수용하면서 이런 사태는 예견됐다. 개각에 대한 엠바고는 유례없는 일이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를 출입했던 한 방송사 기자는 “이런 경우는 전에 없던 일”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 동아일보 8월 9일자 1면.
언론이 공직자 사전 검증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과거에는 언론이 유력 후보를 밝혀내 사전 여론검증이 가능했다”며 “기자들이 보도시기와 내용까지 ‘담합’한 것은 스스로 언론이길 포기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영호 대표는 “이번 조치는 청와대의 요청에 따라 기자단이 자율적 보도관제를 실시한 것”이라며 “청와대는 인선과정에서 예상되는 여러 인사파동을 피하고, 40대 총리라는 깜짝 효과를 기대해 기자단에 보도관제를 요청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정부의 통제에 협조했다는 점이다. 정부 부처 출입기자단의 ‘엠바고 논란’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얼마 전 리비아와의 외교마찰은 외교부 출입기자들이 엠바고를 수용하면서, 현지에서 대서특필된 소식이 국내에는 뒤늦게 알려졌다.

언론 관계자들은 이러한 보도행태의 원인을 출입기자단의 폐해에서 찾는다. 정연우 교수는 “주류 언론들이 장악한 독점적이고 폐쇄적인 기자단 구조가 엠바고의 남발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기자들이 취재경쟁을 하지 않고 부처에서 던져주는 내용만 편하게 보도하려는 관행이 담합(엠바고)을 낳고 있다”며 “취재원과 기자단이 너무 밀착돼 부처가 기자단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조선일보 8월 9일자 3면.
출입기자단의 폐해는 ‘받아쓰기 관행’으로 이어진다. 개각 이후 쏟아진 언론 보도는 40대인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를 총리로 내정한 파격적 인선을 주목했다. 언론은 청와대가 강조한대로 ‘젊은 총리’의 가능성만 부각했을 뿐, 그의 한계나 단점을 지적하는 데는 소홀했다.

정연우 교수는 “과거 정운찬 총리 지명 때도 정부가 인선 배경으로 설명한 중도개혁 성향만 부각됐지 그의 위장 전입이나 병역문제는 주목받지 못했다”며 “이번 김태호 총리 내정 보도도 기존 관행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자단 제도를 개방형으로 전면 개편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참여정부 때 인터넷 언론 등을 참여시키는 개방형 기자단과 브리핑 제도 활성화를 시도했지만 메이저 언론사 기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며 “기자단 개편으로 담합 관행을 없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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