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은 조현오 막말 영상 방송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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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보다 먼저 입수 … “시사제작국장 ‘부적합’ 반대”

KBS <추적60분>이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부적절한 발언이 담긴 동영상을 최초 입수하고도 시사제작국장의 반대로 방송을 내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추적60분> 제작진은 16일 오후 성명을 발표해 “6월말 이미 조현오 내정자의 강연 동영상을 입수했고, 지난 8일 조 청장 내정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18일 방송을 목표로 본격 취재에 돌입했지만 이화섭 시사제작국장의 반대로 해당 아이템은 취소됐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지난 13일 조 내정자의 영상을 보고받은 이 국장은 “(발언 내용 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부분은 실제 존재 여부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면 방송하기 부적합하다”며 “만약 (조 내정자 발언을) 방송한다면 동영상을 9시 뉴스에 넘겨 내보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시사제작국장은 이날 제보 내용을 보도국 사회부에 검토 의뢰했고, 사회부는 조현오 내정자의 영상 파일을 입수해 13~14일 두 차례에 걸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천안함 유족과 관련된 조 내정자의 ‘막말 영상’을 단독 보도했다.

▲ 8월 13일 <뉴스9> ⓒKBS

제작진은 “결국 특종보도를 준비 중이던 <추적60분>은 소속 국장에 의해 아이템이 엎어지는 KBS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이화섭 시사제작국장이 제작진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으며, 편향된 논리로 일부 특정 정파에 유리한 데스킹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추적60분>이 조현오 동영상을 공개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논리는 탐사취재 프로그램에 대한 무지와 편향된 의식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사측이 일방 추진하고 있는 기자·PD협업과 <추적60분>의 보도본부 이관이 결국 통제강화를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준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시사제작국은 16일 저녁 홍보팀을 통해 보도자료를 내고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와 관련된 아이템은 통상적인 사전 협의를 거쳤을 뿐 제작진의 자율성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시사제작국은 “조 내정자 동영상 보고를 받고 국장과 부장, 해당 팀장, 취재담당자가 세 차례 걸쳐 협의했다”며 “그 결과 조현오 내정자의 ‘발언의 적절성’만으로 방송을 하는 것은 <추적60분>의 통상적 취재나 제작방식에 비춰 대단히 이례적이니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있었나 없었나’로 심층취재를 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한편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는 서울청장 시절 내부강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하기 전날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천안함 사건 유족들의 슬픔을 동물에 견줘 비하한 사실이 알려져 거센 사퇴압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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