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PD 자존심 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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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대준 차기 KBS PD협회장 당선자

KBS 차기 PD협회장에 다큐멘터리국 황대준 PD가 당선됐다. 단독 출마한 황 PD는 지난달 24~27일 실시된 선거(투표율 74.37%)에서 98.67%의 찬성으로 제14대 KBS PD협회장에 선출됐다.

지난달 30일 여의도 KBS에서 만난 황대준 PD는 무엇보다 “KBS PD들의 잃어버린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친정부적’으로 변했다는 외부의 지탄과 제작 자율성 위축에 신음하는 KBS PD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겠다는 일성이다.

▲ 황대준 차기 KBS PD협회장 ⓒPD저널
황 PD는 “지금 회사는 기본적으로 PD들을 믿지 않는 것 같다”며 대표적인 예로 윗선의 지시로 만들어지는 ‘오더성’ 프로그램의 증가와 <추적60분>의 보도본부 이관 같은 인위적 조직개편을 지적했다.

그는 “PD 개개인을 믿고 자유로운 기획과 제작을 보장하면,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도 커지고 더 좋은 방송이 나올 것”이라며 “이는 결국 시청자를 위한 것이다. 협회는 물론이고 회사도 PD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KBS PD협회는 지난 2년여 동안 ‘싸움’에 앞장섰다. 정권의 KBS 장악에 맞섰고, 새로 입성한 경영진의 탄압에 부딪히기도 했다. PD협회장은 이제 ‘징계’도 각오해야 하는, 섣불리 나서기 어려운 자리가 됐다.

황대준 PD는 협회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선·후배들의 ‘강권’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KBS PD로 살아가는 방식을 고민한 결과”라고 답했다. “주어진 잔을 회피하는 것은 부끄럽고 비겁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황 PD는 “여전히 부담이 크지만, 선거기간 동안 마주친 동료들의 얼굴과 마음을 읽고 나니 한결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새노조 파업을 거치면서 그동안 참아왔던 자괴감과 열망 등이 분출됐어요. 더 이상 침울하게 혼자 고민하지 않게 된 거죠. 그 연장선에서 낭만적인 낙관을 합니다. PD들이 함께 연대해서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요. PD협회가 그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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