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두동강 낸 버블제트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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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3단체 검증위, 종합보고서 발표 … “흡착물질도 폭발과 무관”

한국PD연합회,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로 구성된 ‘언론 3단체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이하 천안함 검증위)’는 12일 종합보고서를 내고 “정부가 침몰원인으로 발표한 버블제트 어뢰공격은 없었다”고 결론 냈다.

지난 5개월여 동안 천안함 사건에 대한 검증활동을 벌여온 검증위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 발표의 오류를 지적하고,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점을 지적했다.

▲ 노종면 전국언론노조 민실위원장이 1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언론 3단체 천안함 검증위' 활동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PD저널
‘버블제트 어뢰 공격’은 합조단이 천안함 침몰 원인으로 지목한 핵심 내용이다. 검증위는 이를 반박하는 근거로 △진술서를 보면 초병이 본 것은 천안함 물기둥이 아니고 △전문가의 분석 결과 흡착물질은 폭발과 무관했으며 △시뮬레이션 결과 함미의 스크루 변형도 어뢰타격에 의한 관성력과 무관하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천안함 검증위는 자체 분석을 통해 합조단이 결정적 증거로 제시했던 흡착물질은 폭발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흡착물질로 판명된 ‘비결정질 바스알루미나이트’는 상온 또는 저온에서 생성되는 수산화물이므로 폭발 등 고온 환경에서 1차 산물이 될 수 없다”며 흡착물질이 어뢰폭발에 의해 생겼다는 합조단 발표를 반박했다.

검증위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실로부터 흡착물질을 넘겨받아, 양판석 박사(캐나다 매니토바대학 지질과학과 분석실장)에게 분석을 의뢰했다. 천안함 검증위에 따르면 양 박사는 9월 24일부터 지난 7일까지 흡착물질을 분석했고, 조만간 과학잡지 ‘네이처’ 지에 분석결과를 게재할 예정이다.

천안함 검증위는 또 “KNTDS(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 항적, TOD(열상감시장비) 동영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합조단이 지목한 침몰 시간 이후에도 천안함은 여전히 기동 중이었다”며 “천안함은 어뢰가 아닌 ‘약한 타격’을 최초로 입었고, 일정 시간 북서쪽으로 이동하다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 이날 기자회견에는 '천안함 검증위'에 참여한 언론 3단체장도 참석했다. 우장균 한국기자협회장, 이창섭 한국PD연합회장,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왼쪽부터) ⓒPD저널
이와 함께 검증위는 천안함 공격 주체로 북한을 지목한 것도 근거가 빈약하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정부보고서에 따르면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는 폭약성분은 HMX 비중이 압도적”이라며 “HMX는 미국에서 주로 제조하는 폭약이며, 아군 어뢰 등에 장착돼 있다는 사실을 비춰볼 때 천안함 사건 원인이 아군 내부에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검증 실무를 진행해온 노종면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장은 “정부가 발표한 폭약성분을 보면 HMX 비중은 RDX의 8배에 달하지만, 언론들은 구 소련제 무기에 탑재된 RDX만 부각시켜 북한 소행의 결정적 근거로 보도했다”고 말했다.

천안함 검증위는 “최종보고서는 합조단 핵심근거의 모순을 상당부분 밝혀냈다”며 천안함 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해 정부에 △국정조사를 포함한 전면 재조사 △부실조사 책임자 문책 △KNTDS 공개 등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창섭 한국PD연합회장과 우장균 한국기자협회장,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도 참석했다. 최상재 위원장은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무수히 많은 의혹이 있었지만 언론이 이를 제대로 규명하지 않아 극심한 혼란이 발생했다”며 “현업 언론인들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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