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회(이사장 손병두)의 수신료 인상 논의가 중대 기로에 섰다. 27일 정기이사회를 앞둔 여·야 추천 이사들의 합의처리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때문에 다수인 여당 이사들의 단독 처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당 쪽은 이사회를 3차례 연기하며 야당추천 이사들의 ‘합의’를 기다려왔다. 하지만 야당쪽 이사들은 ‘수신료 3500원-광고 현행유지’ 안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당 쪽도 마지막으로 제시한 수신료 4000원 인상안에서 더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합의 처리’를 강조해왔던 여당 추천 황근 이사는 “(수신료 인상 논의가) 난관에 봉착했다”며 “일단 합의처리가 원칙이지만, 마냥 (논의를) 끌고 갈 수는 없다. 27일 이사회에서는 심각하게 (이후 계획을)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시민사회단체도 이날 이사회의 ‘강행처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박영선 미디어행동 대외협력국장은 “국정감사도 끝났고, 11~12월에는 김인규 사장 취임 1년 평가와 KBS노조 선거 등이 있어 10월 중으로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행동과 ‘KBS 수신료인상저지 100일행동’은 27일 이사회에 앞서 오후 2시부터 KBS본관 앞에서 수신료 인상안 강행처리 규탄 집회를 연다. 두 단체는 지난주 “KBS이사회의 수신료 인상안 합의처리는 이미 물 건너갔다”며 “인상안을 폐기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