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보고 ‘이게 말이 돼?’ 했던 사건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디오뉴스메이커] ‘부당거래’ 류승완 감독, CBS ‘변상욱의 뉴스쇼’

▲ 류승완 감독

‘스폰서 검사’ 사건을 다뤄 화제가 된 영화 <부당거래>의 류승완 감독은 “작년 초 대본을 처음 받고 ‘이게 말이 돼?’ 하면서 준비를 했는데, (스폰서 검사) 사건이 대본에 나와 있는 것과 유사하게 진행돼 굉장히 이상한 느낌을 받으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류승완 감독은 이 작품이 특정집단에 대한 고발영화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1일 CBS <변상욱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오히려 그런 시선이 부담스러웠다”며 “특정기관에 대한 공격보다 등장인물들의 삶의 모습이 저에게는 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사회고발 영화를 내놓을 때, 저 사람 좌파냐 진보냐 묻는 사람도 있지 않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요새 그런 말씀들 많이 하시죠, 그런데 저는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그냥 상식적인 선에서 살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 영화 <부당거래>

지난해 ‘영화인 시국선언’에도 동참했던 류승완 감독은 “타인의 취향이 좀 존중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할까,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 이런 게 좀 더 (정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당거래>는 개봉 첫 주 70만 관객을 불러 모아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류 감독은 인기 비결에 대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어떤 사건에 대한 기시감도 있지만,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공감한 것 같다”며 “먹고 살다보니 어쩔 수 없이 부당거래를 저지르고 살아야 되는 사람들의 얘기라는 것이, 직장생활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되는 자신의 모습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류승완 감독 인터뷰 전문
스폰서 검사를 소재로 해서 화제가 되고 있죠. 개봉하자마자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부당거래’의 류승완 감독을 만납니다.

◇ 변상욱> 바쁘시겠지만 기분 좋으시죠?

◆ 류승완> 지금 뭐 얼떨떨하네요. (웃음)

◇ 변상욱> 인기 비결은 뭐라고 보십니까?

◆ 류승완> 글쎄요, 저도 왜들 이렇게 좋아해 주시는지 좀 궁금한데, 일단 영화 보시면 알겠지만 이게 사실은 지금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어떤 사건에 대한 기시감도 있긴 하지만요,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얘기에 대해서 좀 공감을 하신 것 같습니다. 먹고 살다보니 어쩔 수 없이 부당거래를 저지르고 살아야 되는 사람들의 얘기라는 것이, 직장생활 하다보면 어쩔 수 없게 느끼게 되는 그런 자신의 모습하고 공감을 형성하시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 변상욱> 마음이 쏴 하네요, 진짜 (웃음) 그런데 스폰서 검사 사건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게 아닌가, 다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많던데요?

◆ 류승완> 저희가 이 대본을 받은 게 작년 초였거든요. 처음 받았던 것이. 그래서 제작진에서도 사실 “이게 말이 돼?” 이러면서 준비를 했었는데, 촬영 임박하고 그 사건이 터지고 촬영이 진행되면서 그 대본에 나와 있는 사건하고 유사하게 진행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굉장히 이상한 느낌을 받으면서 촬영을 했습니다.

◇ 변상욱> 혹시 그 사건 말고 다른 어떤 사건을 머릿속에 떠올리거나 연출하시면서 염두에 둔 것도 있습니까?

◆ 류승완> 일단 우선 이 각본이 올해 ‘악마를 보았다’라는 영화 각본을 썼던 박훈정 작가의 각본이었는데요. 이미 각본 안에 나와 있는 사건 정황이 매력적으로 다 설계가 돼있어서 특별히 무슨 다른 사건을 떠올리면서 연출하거나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 변상욱> 아무튼 영화홍보로는 스폰서 검사사건이 대박을 쳐 준 건 사실입니다만, ‘특정집단에 대해서 뭔가 의도적으로 고발을 해보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냐’, 이런 평도 있는데?

◆ 류승완> 특정집단에 대한 고발을 하려면 오히려 지금 현재 방송이나 언론에서 충분히 그 역할을 해 주고 계셔가지고 오히려 저는 그런 시선이 더 부담스럽긴 했었어요. 오히려 이런 것을 사법적인 소재로 만들어서 하려는 것처럼 보일까봐. 그러니까 사건이 너무 막 비슷하게 맞물려 들어서. 저는 사실은 제가 정작 하고 싶었던 얘기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특정기관이나 개인에 대한 공격보다는 등장인물들의, 어떤 개인들의 삶의 모습이 저한테는 더 중요했었습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혹시 검찰이나 경찰에서 조금 항의하거나 원망 섞인 말투로 전화를 했다거나 그런 것은 없습니까?

◆ 류승완> 전혀 그런 건 없었어요. 그리고 사실은 저희도 영화 만들면서 개봉할 때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예전같이 검열의 시대도 아니고, 그런 점에서는 문화적인 성숙도를 좀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어떻게 보면 사회고발적 성격의 영화들, 또는 어두운 곳을 비추는 영화들을 내놓을 때 “혹시 저 사람 좌파인가, 진보야?” 이렇게 묻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 류승완> (웃음) 네, 요새 그런 말씀들 많이 하시죠. 그런데 저는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고, 저는 그냥 상식적인 선에서 살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 변상욱> 지난해 에는 영화인 시국선언에도 동참을 하셨어요. 그때는 뭔가 제대로 소통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시국선언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하시죠?

◆ 류승완> 그렇죠. 우리나라는 표현의 자유와 자신의 의사를 밝힐 자유가 있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니까요. 한 국민으로서 이런 것이 좀 옳은 방향 아니냐 하는 것에 대한 발언에 동참을 한 거죠.

◇ 변상욱>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라고 하는 영화제목이 있어서 다들 인기어가 됐습니다만, 류 감독께서 세상의 중심에서 외치고 싶은 것은 사랑 빼고는 뭡니까?

◆ 류승완>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할까요,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 이런 게 좀 더... 타인의 취향이 좀 존중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변상욱> 동생 류승범 씨가 검사로 나왔습니다. 검사라기보다는 너무 가벼운 티가 나지 않냐, 청취자들께서 질문도 보내주시는데요?

◆ 류승완> 많은 분들께서 과연 어울릴까란 얘길 하시는데, 영화를 보시고 나서 영화에 대한 반응들을 살펴보면 ‘류승범이 아니고는 이 역할을 상상할 수 없다’ 이런 표현들을 많이 해 주세요.

◇ 변상욱> 적당히 망가지는 모습도 보여야 되니까.

◆ 류승완> 그렇죠. 영화를 보시면 아마 그 우려가 어떤지를 좀 보실 수 있을 겁니다.

◇ 변상욱> 네, 알겠습니다. 사람에 대한 예의 얘기를 하셨는데, 아무튼 사람 향기 물씬 나는 영화 좀 많이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