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흡착물=폭발재, 정해진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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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흡착물=폭발재, 정해진 결론?”
추적60분, 합조단 조사 왜곡·은폐 의혹 제기… '진통'끝에 예정대로 방송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11.1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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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방 위기에 놓였던 KBS <추적60분> ‘천안함 편’ 이 우여곡절 끝에 17일 예정대로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 민·군 합동조사단은 천안함 흡착물질이 폭발과 무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면서도 파장을 우려해 폭발재인 ‘알루미늄산화물’로 결론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추적60분> 이날 ‘의문의 천안함, 논란은 끝났나’ 방송에서 천안함과 어뢰에서 검출된 흡착물질을 정기영 안동대 교수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정 교수는 이 물질이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니라 ‘알루미늄황산염수화물’이라고 밝혔다.

정기영 교수는 또 이 물질이 상당 기간에 걸쳐 생성된 침전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합조단이 지난 9월 보고서를 통해 흡착물질은 폭발을 통해 형성되는 ‘비결정성 알루미늄산화물’이라는 발표와 배치되는 것이다.

▲ 17일 방송된 <추적60분> '의문의 천안함, 논란은 끝났나' ⓒKBS
<추적60분> 취재 결과 합조단도 이 물질이 ‘알루미늄황산염수화물’일 가능성을 알고 있었지만 알루미늄산화물로 결론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합조단의 한 관계자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합조단도 계속 고민했지만 괜히 황산염이라고 얘기했다가 힘든 결과를 초래할 수가 있어서 피했다”며 “결론이 그렇게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황산염이 확실한데 그 명칭에 주안점을 둔 게 아니라 폭발재로서 이야기를 한 것이다. 결론이 그렇게 밖에 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추적60분>은 사고 지점이 가장 잘 보이는 초소가 하나 더 존재하고, 이곳에서도 물기둥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국방부가 천안함에서 회수한 무기들을 모두 피폭 처리한 것도 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이를 모두 공개키로 약속했다.

이처럼 여러 증거에 대한 은폐·조작 의혹이 남아있지만, 국방부는 “재조사가 필요없다”는 입장을 <추적60분> 제작진에 재확인했다. 진행자 강희중 책임PD는 클로징 멘트에서 “(천안함과 관련)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의혹이 많다”며 “진실이 바로 국익이다. 그것이 바로 추적60분이 천안함 재조명한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방송은 시사제작국장이 일부 내용을 문제 삼아 한 때 ‘불방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이화섭 국장은 국방부가 천안함 어뢰추진체에 붙어있던 조개를 떼어낸 것에 대한 비판 등을 문제 삼았다. 제작진은 결국 조율 끝에 이 부분을 삭제하고, 일부 멘트를 수정해 방송을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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