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G20 좋죠, 근데 우리 얘기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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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FM 후원의 밤 강연… ‘공동체라디오’의 존재 이유

▲ 방송인 김제동씨가 18일 저녁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마포FM 후원의 밤' 행사에서 '작은 라디오, 큰 힘'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마포FM
“TV·라디오에선 G20 의전차량이 어떻고 하는 뉴스만 나옵니다. 물론 좋은 행사죠. 근데 우리의 삶은 어디 있죠? 정상들이 어떤 차 타는지 나오는 방송이 있으면, 우리가 어떻게 사는지 공유할 수 있는 방송도 있어야죠. 그게 우리가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 힘입니다.”

김제동씨가 말하는 공동체라디오의 존재이유는 간단했다.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방송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것. 18일 저녁 ‘마포FM 후원의 밤’ 행사에서 강사로 나선 그는 특유의 친근한 말투로 ‘공동체’라디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어쩌라고요. 옆집 사람 얼굴도 모르는데. 그게 우리의 삶과 무슨 밀접한 상관이 있습니까.” 그는 청와대, 국회의 얘기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역사’를 증언하는 수단으로서 공동체라디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애가 과자를 사면 사탕 하나씩을 꼭 쥐어주는 고마운 슈퍼 할배가 있는데, 홈플러스가 들어와서 저 집 망한단다. 우짜면 좋노.’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지역 뉴스입니다. 반도체까지 다 해먹으면서 골목에 들어와 피자까지 팝니다. 그걸 해결해줄 수 있는 게 지역 공동체입니다. 이웃들의 얘기를 담을 수 있는 방송이 그래서 필요한 거죠.”

‘뼈 있는’ 농담도 덧붙였다. “G20 정상들 보기 좋으라고 코엑스 주변 감을 철사로 묶어 놨답니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도 아니고요.(웃음) 행사가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그런 촌스러움을 지적할 수 있어야죠. 이런 것들 얘기할 수 있는 방송이 지역공동체입니다.”

김제동씨는 또 “나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때 느끼는 인간적인 치유가 있다”며 지역공동체가, 공동체라디오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뉘 집 소가 병에 걸렸는지, 농사는 잘 됐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마을 이장님이 유재석, 강호동보다 뛰어난 사회자”라는 말과 함께.

김씨는 이날 약 50분 진행된 강연에서 한 쪽 무릎을 굽히고 쪼그려 앉아 청중들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했다. 그는 “기획사에서 행사 취지를 모르고 강연료를 받은 것 같은데 돌려드리겠다”며 “훌륭한 지역공동체 라디오를 만들어 달라”고 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편 재정난을 겪고 있는 마포FM(100.7MHz)을 후원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도 ‘공동체가 답이다’라는 주제로 강연했고, ‘아서라 이그’ 등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행사장인 마포구청 대강당에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지역주민들이 자리를 가득 메워 ‘마포FM 살리기’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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