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추진단계 논란 빚은 ‘이승만 다큐’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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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기획’으로 내년 8월 방송… 새노조 “뉴라이트 ‘국부론’ 대변 우려”

KBS가 기획 단계에서 논란을 빚었던 이승만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를 내년 8월 방송한다. 길환영 KBS 콘텐츠본부장은 24일 오후 TV 개편설명회에서 ‘2011년 10대 기획’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길 본부장은 “주요 인물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조명하는 기획을 준비 중”이라며 “<초대 대통령 이승만과 제1공화국(가제)>을 내년 8월 방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시작으로 인물 다큐멘터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길환영 본부장은 또 “어느 나라든 건국 중심인물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동안 정치적·이념적 이유로 (이 대통령을) 다루지 않았다”며 “건국 60여년이 지난 만큼 이제 정말 가감 없이 객관적으로 다룰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특보 9월 13일자 5면.

하지만 ‘이승만 특집’은 이미 기획 단계에서 한 차례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9월 이 기획이 김인규 사장의 말 한 마디에 추진된 점을 비판하며 “뉴라이트 진영이 내세우는 ‘이승만 국부론’을 대변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또 “이승만 등 인물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조망하려면 아이템 선정의 객관성과 제작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하지만 사장 말 한 마디에 프로그램 기획이 급조되고 엉뚱한 방향으로 왜곡된 과정을 볼 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단계부터 누더기가 된 이승만 특집계획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BS 다큐멘터리국 부장급 PD는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제작팀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영향을 끼친 10명을 방송문화연구소 조사를 통해 선정, KBS 대기획으로 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승만 한 사람만 방송하고 말 것이라는 것은 그동안의 진지한 논의 과정 중 일부만 확대 해석한 예단에 불과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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